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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찬 물 마시고 응급실까지 간 사연

강남할아버지한의원 2007. 5. 31. 11:03
아래의 사례는 잘 못 알려진 상식이 얼마나 힘든일을 만드는지를 보여줍니다.

1. 인적사항 
   최   0     0, 남, 만 66세
   주소 : 서초구 서초동

2. 주소
   아침에 냉수를 마시고 난 후부터 배가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아프다.
   몸을 움직이지 못하고 말도 하지 못할 정도임.

3. 참고 사항
   위의 분은 정신적인 충격과 피로누적으로 인하여 얼굴에 밀가루를 뿌려 놓은 듯이
   얼굴 피부가 하얗게 일어나는 듯하고 푸석한 느낌을 주어 본 할아버지 한의원에서
   처방을 받아 복약 중이신 분입니다. 과거에 위절제 경력이 있고 이미 복약도 2 재
   째 드시고 있는데 아침에 갑자기 전화가 왔습니다.

   내용은 아침에 찬 물 마시 후부터 위와 같이 아프다는 것입니다.
   이런 일들은 가끔 일어나는 일이어서 크게 걱정을 하지 않고 되도록이면 빨리
   오시도록 하였습니다.

4. 변증
   상태를 보니 통증이 보통의 수준을 넘어 전혀 몸을 가누지를 못합니다. 너무 아파서
   식음 땀을 흘리시고 말도 제대로 알아듣지도 못하시고 하시지도 못하십니다.
   얼굴은 찡그린 상태였고 맥은 조금 긴장되어 있으나 크게 주의할 만한 면이 없고
   얼굴 색을 살피어 보아도 그 동안 복약 탓인지 매끈하여 일시적인 한냉에 의한
   복통으로 보고 이진탕을 드리고 잠시 쉬도록하였습니다.

   그러나 한 시간이 지나도 전혀 차도가 없으십니다. 아무리 보아도 큰 문제가 없는데
   통증이 가시지 않으니 환자는 점점 더 불안해 하십니다. 과거에 위 절제도 한 경력이
   있어서 그럼 그것이 잘 못될 수도 있다고는 생각했지만 그렇다면 맥상에 변화가
   있어야 하는데 맥상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이야기 하고 있었습니다.

5. 병리및 처방
   일단 이진탕을(보험약) 두 봉지를 한번에 드시도록 했음니다만 차도가 전혀 없이
   고통스러워 하니 일단 몸 상태를 설명드리고 큰 문제는 없고 다만 위장근육이 냉하여
   위축되면서 나타나는 퉁증일 뿐이라고 설명드리고 통증을 참을 수가 없으시면
   양방병원에 가셔서 진통제를 드시도록하였습니다.

6. 경과
   아드님이 오셔서 다신 인근 양방병원으로 모셔갔습니다.
   저녁 때 전화로 확인을 하니 양방병원에서는 바로 종합병원으로 가라고 하여
   다시 종합병원에서 가서 각종 영상촬영과 검사를 하였답니다.
   결과는 아무 이상이 없다 하여 진통제와 링거액을 맞고 계셨습니다.

   다음 날 아침에 다시 웃으시면서 래원하셨습니다.
   혀를 보니 링거액 주사 탓인지 이미 혀가 크게 부풀어 있었습니다.
   말씀은 양약을 사흘치 타왔는데 더 이상 안드시겠답니다
   다시 이진탕과 양약으로 인한 위장의 과민한 증상을 없애기 위해 반하사심탕(보험약)
   을 드렸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원장님 말대로 먹지 말라는 것은 안 먹겠다고 하십니다.
   이 말씀은 위장이 냉하여 처방을 하면서 생활섭생에 찬 기미의 과일이나 물을 마시지
   말도록 자세히 별도의 편지로 적어드렸는데 이것을 지키지 않은 것에 대한 답변입니다
.

7. 후기
   사람이 한번 머리에 입력된 지식은 참으로 바꾸기가 어렵습니다.
  
   우리의 지난 시대는 참으로 궁핍한 시대였습니다. 그러니 병은 많을 수 밖에 없었죠.
   문제는 의사나 약재도 없었지만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돈이 없었기 때문에 의료혜택을
   받을 수가 없다 보니 수 많은 민간요법이 입으로 입으로 퍼졌었습니다. 말을 좋게 붙여
   민간요법이지 실제로는 위험을 동반하는 것도 많았도 정신으로 극복하는 것들도
   많았습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위장병에는 매일 아침에 산에 가서 찬 물을 한잔 마시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가 널리 퍼져 있었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고 산에가게 되면 운동도
   되고 그 자체가 마음수련도 되니 일리는 있는 말입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한테 맞는
   말은 결코 아닙니다. 아직 젊거나 혹은 냉습을 이길 만한 체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야말로 정신력으로 이런 방법을 통하여 극복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노인들이나 이미
   병약해진 사람들한테는 큰일 날 입니다.


   이 분도 그렇게 주위를 드렸지만 나름대로의 정보를 통하여 그 동안 매일 아침마다
   찬 물을 마셨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좀 강한 어조로 제발 섭생의 주의사항을 지키시도록
   말씀을 드렸더니 수박같은 것도 조금 뿐이 안먹는데 이제는 아예 먹어야 하겠구먼
   하십니다.
  
   지나가는 사람이 알려준 건강법이 전문가의 도움말보다 이렇게 강한 이유는 이미
   감수성이 예민할 때 받아들인 단편적인 정보가 너무 깊게 새겨져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모든 분야에서 변화를 외치지만 변화가 안되는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