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몸에서 나는 생선비린내 (생선냄새증후군) 하라비치료사례

강남할아버지한의원 2008. 2. 29. 17:21



60대 중반의 할머니 얘기 입니다.
팔목이 아파서 가끔 침맞으로 오시는 분이었는데 늘 온 몸이 붓고 관절이 안좋다고 호소하십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약을 드시고 싶다고 하십니다.

그러나 제가 심각하게 생각한 문제는 그 분에서 풍기는 극심한 생선비린내였습니다. 그래서 혹시 횟집에서 일하시나보다 하고 생각해보기도 했는데 말씀하시는 것으로 미루어 보아도 횟집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고 또한 냄새가 일반적인 생선 비린내와도 달랐습니다. 그 분이 한 번 다녀가면 침구실에 곧 바로 방향제를 늘 뿌려야 했고 그 분이 앉았던 대기실 의자는 그 다음 날까지 냄새가 배어있었습니다. 저로서는 다른 분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까 은근히 걱정되기도 하였습니다.  
정작 본인은 냄새에 대하여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마침 약을 드시겠다고 하니 절호의 치료기회를 잡은 것입니다.

일반적인 진단지표는 몸이 붓는 것 이외에는 평범하였습니다.
몸의 부기를 빼주고 피를 맑게 해주면 몸이 붓는 증상이나 관절증상에도 적합한 치료방향이기도 하기에 그 방향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냄새를 없애주기 위해서 순화을 높여주고 속열을 빼주는 처방을 구성하였습니다.

복약중에도 손목관절 때문에 간간히 들렀기에  자세히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한 일주일 지나자 냄새가 사라졌습니다.  이제부터는 매일 오셔도 다른 분들한테 신경쓰이지 않으니 좋으실 텐데 하고 속으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만 그 이후부터는 오지 않으셨습니다.
나중에 전화드려보니 손목도 이젠 괜찮고 부기도 많이 좋다고 하십니다.

한 2달이 지나서 다시 오셨습니다. 다시 오줌소태도 있고 몸도 무거워져서 약을 드시겠답니다. 봄에 비해서 여름이라 냄새가 더 심해야 하는데 하며 다른 진맥에 앞서 냄새부터 맡아보려고 했습니다만(냄새 맡는 것도 진맥의 중요한 요소임) 더 이상 냄새가 나지 않았습니다.

다시 한달이 지나 오셨을 때 확인해보니 오줌소태도 없어지고 몸도 가벼워지셨다고 합니다. 역시 냄새를 찾아보았지만 더 이상 냄새는 나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조심스럽게 냄새에 대해서 말씀드렸더니 이미

알고 계셨던 것 같습니다. 다만 제 3자처럼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하지는 않으셨던 것 같았습니다.

이제는 몸냄새가 안난다고 말씀드리니 그렇게 심했어요 하셨습니다.



몸에서 냄새가 난다는 것은 기의 출입이 원만하지 못할 때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너무도 많은 경우의 수가 있을 것입니다. 그 사람의 몸의 상태에 따라

땀으로 발산시켜 할 경우와
오줌과 똥으로 빼야될 경우와
아니면 냄새가 나는 원인을 없애주어야 할 경우와
기운을 세차게 돌리거나 피를 돌리는 경우 등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하여 치료방향을 잡아야 합니다.

옆에서 보면 한방은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 반면에 반세기를 넘도록 한의사일을 해도 자신에게는 좌절해버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사람의 몸에 있습니다.  

증상이 같으면 같은 처방을 써야하는데(양방은 대부분이 그렇습니다) 한방에서는 전혀 다른 처방을 쓰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마치 사람의 얼굴이 다르듯 사람마다 그 처방이 다른 것입니다.

그 반대로 증상이 전혀 달라도 똑 같은 처방을 써여할 때가 많습니다. 예컨대 흔하게 쓰는 곽향정기산이란 처방은 머리 아플 때도 쓰고 감기걸렸을 때도 쓰고 체했을 때도 쓰고 허리아플 대도 쓰고 아토피에도 쓰고 생리통에도 쓰고 비염에도 쓰고 만성결막염에도 쓰도 ... 쓸 데가 너무도 많습니다. 만병통치 처방같기도 합니다. 실제로 옛날에 이 처방 하나만 가지고 명의라고 소문난 사람도 있을 정도 입니다. 일단 소문이 나면 열명중에 한두명은 남고 그 한두명 가운데 또다시 열명을 모아 또 한두명은 남고 해서 세월이 가면 마치 명의로 남는 것 같지만 본인은 마음 속으로는 제자가 되겠다고 찾아오는 의자들이 두려운 것입니다.  왜냐하면 바로 위에서 말한 한 처방으로 만가지 병을 다스리고 한가지 병을 다스리는데 만가지 처방을 써야하는 이치를 깨닫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제자가 되겠다고 오는 사람은 그 이치를 배우겠다고 오는 것인데 정작 자신은 그 이치를 모르고 단순히 써보고 입으로만 소문을 내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근런 분들가운데 비인부전이라고 하여 찾아오는 제자들은 모두 돌려 보내곤 하였답니다.

 

참고로 비인부전이란 될 사람이 아니면 전하지 말라라는 뜻으로 쓰이는데 이것은 후대에 잘 못 해석한 것이고 원문의 문맥을 살펴보면 제대로 알지 못하는 자가 함부러 그 내용을 남한테 전하지 말라라는 뜻이었습니다. 즉 학생을 골르라는 뜻이 아니고 교수가 자질이 안되면 교수짓 하지 말라 라는 듯인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엉뚱하게 해석하여 제 멋대로 쓰이고 있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