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민간요법(II) - 침

강남할아버지한의원 2009. 3. 30. 16:27

여기 자유게시판 다른 곳에 침에 대한 글이 있으니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이번에는 손바닥에 침을 놓는 민간요법에 대해서 이야기 합니다.

침의 이치에 대한 것은 아직도 모릅니다. 왜냐하면 경혈에 대한 이해가 아직도 구체화되어 있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분명히 있기는 한데 우리가 아직은 이해할 수 있는 의식수준이 못되는 것입니다. 예컨대 전기는 원래 있었지만 인간의 인지가 발달하기 전에는 전기가 있는지 모른 것과 같습니다. 다만 경험을 통하여 하늘에서 번쩍하고 벼락이 치거나 혹은 뭔가 알 수 없는 기운의 흐름은 있기는 하다라는 것이 전부였던 것과 같은 것으로 이해하시면 될 것입니다.

침이란 기본적으로 조기치신입니다. 기운을 조절하여 신(마음)을 다스린다는 것입니다. 기운을 조절하기 위해서는 우리 몸의 기운이 어떻게 흐르고 있는지 알아야 합니다. 또한 어디로 흐르는 지도 알아야 합니다. 그런데 기가 흐르는 것을 보통 사람은 눈으로 볼 수 없으니 경험에 의거하여 그려놓은 것이 경혈도 입니다. 따라서 경혈도는 하나의 확율이 높은 궤도에 불과합니다. 기의 운행은 사람마다 다르고 시간마다 다르고 또한 몸 상태에 따라 달라집니다.

자 이제 근본적인 이야기는 여기서 그치고 한의사가 아닌 사람들 사이에 떠돌아 다니는 침법에 대해서 이야기 합니다.

1. 인체의 한 부분에만 놓는 국부침법

침을 놓을 때 몸 전신의 기흐름을 고려하여 놓는 것이 아니라 몸의 어느 한 부위에 침을 집중하여 놓는 침법을 말합니다. 예컨대 수지침 족침(발) 비침(코) 이침(귀) 면침(얼굴) 두침(머리) 척추침 등등이 있습니다.

일반사람들 사이에 많이 유행하는 것으로는 수지침이 있습니다. 수지침이란 손바닥이나 손가락에 침을 놓는 것을 말합니다. 때로는 신기한 효과가 바로 나타나기도 해서 처음 그런 기적적인 광경을 처음 본 사람은 정말 빠져들만 합니다. 수지침만 그런 것이 아니라 다른 국부침들이 다 그런 경험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국부침으로서 자리매김을 한 것입니다.

국부침의 이론
국부침의 이론은 부분은 전체와 같다라는 인식론입니다. 저는 이 부분에서 절대적으로 동감합니다. 그리고 부분과 전체가 같다라는 말은 그대로 진리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분과 전체는 분명히 공간적으로 기능적으로 다른데 그러면 같은 것이 무엇이고 다른 것이 무엇인지를 구분하는 능력이 문제가 될 것입니다.

국부침의 이론에는 바로 다른 것과 같은 것이 무엇인지를 구분하는 논거가 없다는 것입니다. 저 역시 이에 대한 전반적인 논리는 없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국부침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지나치고 있는 논리가운데 무엇이 위험한 것인지는 짐작할 수 있습니다. 많은 국부침 가운데 실제로 일반인들이 사용하는 것은 수지침입니다. 다른 국부침들은 부작용이 심하여 따라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수지침에 대한 것만 이야기 합니다.

수지침의 기원
수지침은 이미 고대부터 있는 것입니다. 요즘처럼 자세한 침자리는 없었습니다만 모든 학문이 그렇듯이 처음부터 자세히 할 필요도 없고 또한 그렇게 자세한 그림이 필요 없기 때문입니다. 그럼 황제내경에서 말하는 손가락 혹은 손바닥에 침을 놓는 경우는 어떤 때인지 먼저 알아 보고 지금의 수지침이 그 당시의 의식수준을 넘어가는 수준인지 아니면 위험한 장난인지를 판단해봅시다.

수지침의 이치
손가락 끝의 정 중앙이나 손바닥에 침을 놓는 경우는 지극히 위험한 순간에만 놓도록 되어 있습니다. 즉 신기가 달아난 경우(정신이 나간 경우)나 거기에 준하는 경우입니다.  왜 그런 경우에만 손바닥에 침을 놓으라고 했는지는 설명이 없습니다. 이에 대해서 제 생각을 말해봅니다. 물론 제 생각이 반드시 바르다고는 확신하지는 못합니다. 그러나 논리적으로 하자는 없을 것입니다.

우선 양방적인 해석입니다. 손바닥은 뇌신경의 가장 넓은 곳을 지배합니다. 그 만큼 손바닥은 신경이 많이 몰려 있는 곳입니다. 동시에 손바닥의 자극은 다른 부위의 자극에 비하여 뇌신경을 가장 많이 자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손바닥을 자극하면 뇌로 하여금 깜짝 놀라게 하니 기절등의 위급시에 유효합니다. 문제는 모든 자극에는 적응라는 것이 있어서 반복되는 자극에 대하여 그것이 중요한 정보를 전달하는 기능이 아니라면 양치기 소년의 이야기 처럼 점점 역치가 높아져 반응이 무디어진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손바닥 자극을 자주 하면 정작 위급시에 손바닥에 침을 놓는 경우에 아무런 효과를 주지 못합니다. 실제로 수지침을 자주 맞는 사람은 맨 처음에는 그림같은 효과를 보지만 나중에는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것입니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시간이 생기면 바로 손가락 끝과 뇌와의 관계를 근거로 치매 예방에 대한 섭생법을 이야기 할 것입니다.)

이번에는 한방적인 해석입니다. 손은 음경락이 나가고 양경락이 시작하는 부위입니다. 음경락이 나간다는 말은 오장의 기운이 밖으로 나간다는 말인데 이는 간략하게 말해서 노폐물은 밖으로 내 보낸다는 것으로 좁게 해석하면 이해가 쉬울 것입니다. 양경락이 시작한다는 것은 대기의 기운이 육부로 들어가는 것의 시작인데 이는 피부호흡을 통하여 노폐물을 보내버린 기혈이 다시 대기의 기(천기)를 얻어 종기로 변화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 힘으로 육부로 되돌아 오는 것입니다. 손의 음경은 폐와 심장 심포(여기서는 논리의 전개를 위해 심장과 심포를 하나의 장으로 생각하고 넘어갑니다)의 기운이 뻗어나가는 것이고 양경은 대장과 소장그리고 삼초의 기운이 천기를 받아 대장 소장 삼초로 들어와 각기 다시 위 방광 담으로 연결되어 전신을 순환합니다.

위의 두 가지 측면을 종합하면 수지침은 양방적인 해석으로는 뇌 신경에 가장 자극적이라는 것이므로 뇌로 하여금 곧 바로 비상체계를 만들어 주니 반응이 빨라 치료효과가 좋은 것이고 결정적인 단점은 양치기효과로 정작 위험한 시기에는 그 기능을 다 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한방적인 해석으로는 음경락을 자극하여 심장과 폐의 기운을 심하게 빼내어 쓰니 치료효과가 좋기는 하지만  그러나 양경락에 대한 조절이 없으니 그 다음의 순환이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따라서 오장을 주관하는 신이 거하는 뇌에서는 오장을 보호하기 위하여  그 다음부터는 경락을 통하여 신호가 들어와도 점차로 무시하게 됩니다.

손 경락의 조절을 이용하는 고대 현자들의 지혜
수지침을 보고 조금이라도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당장 의문이 생길 것입니다. 현대인들은 아직도 경락의 실체를 인식하지 못하는 수준인데 이미 고대의 현자들은 경락도까지 만들기도 하였다면 이미 그들은 현대인보다도 어떤 면에서는 지적인 수준이 매우 높았다는 것인데 어찌 이렇게 효과가 좋은 수지침을 만들지 못했을까 하는 의문입니다. 왜 그랬을까 하는 의문이 들어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바로 이런 의문의 답은 제가 위에서 언급한 이유입니다. 그렇다면 고대인들은 손끝이나 발끝 경혈의 효과를 무시했을까요? 그럴리는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만든 것이 오수혈자리입니다. 오수혈은 손바닥이나 손등의 정면에 있지 않습니다. 앞면과 뒷면 사이에 그리고 끝에서 조금은 후미진 곳에 있습니다. 즉 뇌에 직접적인 비상신호를 전달하지 않고 신호를 일단 오장이나 육부로 보내어 오장육부의 기조절을 먼저 시키는 것입니다. ( 한의학도들은 바로 이부분을 좀 더 생각해보면 오수혈 가운데 정혈의 위치가 양경과 음경이 조금 다른 이유를 추론해 볼 수 있으리라고 생각됩니다.)

2. 장침 혹은 대침(大針)을 이용한 침법

침을 놓을 대 때로는 이렇게 큰 침을 사용할 필요는 분명히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큰 침을 왜 써야 되는지 모르고 사람들을 기만하기 위한 침법입니다.

침이란 경락을 조절하는 치료기술입니다. 그런데 경락이란 몸 속을 돌아다니다가 피부 근처를 지나가거나 혹은 피부 밖으로 나오는 곳이 있는데 그곳을 혈자리라고 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침을 놓을 때 바로 이 혈자리를 이용합니다. 만일 이 혈자리를 이용하지 않고 단순히 경락만을 이용한다면 침을 오장이나 육부에 직접 꽂아도 효과가 있다는 말이 됩니다. 물론 효과가 있을 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 효과보다는 생명에 위험을 주는 반효과가 더 클 것은 확실합니다.

래원하는 사람들한테 듣기로는 중국에서 배운 특별한 침법이라고 해서 매우 큰침으로 관절을 관통시키거나 위를 관통시키거나 아니면 큰 근육을 관통시키는 침법이 있다고 합니다. 참으로 황당한 침법입니다. 우선 이를 시술하는 사람은 침이 무엇인지를 모르는 사람입니다. 침이란 그냥 자극을 주는 기술로만 이해한 사람입니다.  긴말을 할 필요도 없이 근육이나 근건 혹은 혈관이 파열되니 안에서 곪을 우려가 있고 또한 파괴된 세포를 치료하기 위하여 내 몸의 정기를 그곳으로 과도하게 보내면 국부적으로는 당장의 통증은 없어질지는 몰라도 오장은 더욱 쇠하여 집니다. 이는 마치 급한 돈을 구기 위하여 사채를 끌어다 쓰는 것과 마찬가지 입니다. 사채의 끝은 어떠한지는 다 알 것입니다. 무엇인가 별난 것을 광고하는 사람들은 일단은 먼저 피하시기 바랍니다.

오늘은 여기서 그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