혀가 붉은 사람은 토마토가 맞지 않습니다.
직업이 한의사인 탓으로 오시는 분들에게 음식섭생에 대해 도움말을 드릴 때 어떤 분들한테는 토마토를 되도록이면 피하시도록 합니다. 그러면 여지없이 반문을 받습니다.
"토마토가 좋은 건 다아는 사실인데 선생님은 왜 토마토를 먹지 말라 하십니까?"
그러면 그렇게 묻는 분들의 몸 상태를 다시 한번 설명하고 상초에 열이 많은데 토마토는 열한 음식이라서 열에 열을 더하니 몸에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해주곤 합니다. 어떤 분들은 바로 알아차리기도 하고 어떤 분들은 여전히 못미더워합니다. 가끔 엄마와 함께 오는 학생들 가운데는 제 대답이 반가운듯이 " 거봐, 토마토 싫다니까 자꾸 줘요" 하면서 엄마한테 즉석에서 불평을 하기도 합니다.
물을 많이 마시면 좋다는 것과 함께 잘못된 건강상식으로 몸을 망치는 대표적인 사례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미 대중매체를 통하여 토마토는 좋은 음식이라는 생각이 굳어진 것 같습니다.
문제는 아무리 좋은 식품이라고 하더라도 모든 사람한테 좋은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예컨대 대중매체에서 야채나 과일을 소개할 때는 거의 단골로 나오는 메뉴가 비타민씨가 많다는 말을 기억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비타민씨가 모자라면 이러이러한 병증이 생기기 쉬우니 평소에 비타민씨를 챙겨야 한다고 하고 마지막 결론은 그러니까 이런 야채나 과일을 먹어야 합니다 하고 끝을 냅니다.
이런 류의 소개는 부분적으로는 맞는 말이 되지만 전체적인 입장에서 보면 매우 무책임한 말이기도 합니다. 즉, 대중매체에서 나열한 병증은- 예컨대 감기- 꼭 비타민씨가 부족해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고 또한 비타민씨가 꼭 소개한 야채나 과일에만 있는 것도 아니고 또한 대부분의 경우 비타민씨를 별도로 섭취할 필요가 없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렇게 논리적으로 깊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드물고 대부분
그러니까 앞으론 토마토를 열심히 먹어야 되는구나 하고 머리 속에 입력합니다.
그리고 나아가 남들이 다 그렇게 생각하면 그것은 바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음식에는 기미가 있습니다 기미란 음식의 종합적인 기능입니다.
오래 전에 한국사람은 김치 간장 새우젓 된장 고추장을 먹기 때문에 다 죽는다고 말하고 다닌 사람을 기억하시는 분들이 있을 겁니다. 부분적으로 보면 틀린 말도 아닙니다. 예컨대 된장만 하더래도 아플라톡신이라는 발암제가 들어있으니까요.
그러나 최근의 연구에는 된장은 항암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렇게 학자들의 부분적인 발표는 지금도 이어지지만 보통 사람들은 된장을 맛있게 먹고 있습니다. 속이 편한 음식이니까요. 바로 보통 사람들이 몸으로 느끼는 것이 바로 기미입니다.
기미대로 하면 한국적인 음식들이 가장 좋은 웰빙식품이 됩니다.
기미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첫째는 대상을 보고 기운을 몸으로 느끼는 것입니다. 기수련을 많이 한 분들은 가능합니다만 기감이란 마음상태나 선입된 지식에 의해 너무도 주관적인 것이라 이 부분은 고려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개인적인 경험에 의하면 보이지 않는 기를 이용하여 잔재주를 포장하는 경우는 많이 보았습니다만 보이지 않는 기에 대하여 제대로 아는 사람은 아직까지 본 적이 없습니다.
둘째는 대상의 기(향내)와 미(맛)를 보고 이것이 우리 오장에 미치는 효과를 추정하는 것입니다. 이건 전문가 영역입니다.
셋째는 그 대상의 라이프 싸이클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예컨대 알로에라면 사막지대에 살고 더운데 살고 그러면서 줄기가 파라니 이건 기미가 냉할 수 밖에 없구나 하고 판단하는 것입니다.
넷째는 먹어보아 몸으로 나타나는 증상을 살피는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부분 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주의해야 할 것은 사람마다 몸의 상태가 다르니 내가 먹어보니 이렇더라 라는 식으로 쉽게 일반화시키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예컨대 사골 국을 먹으면 어떤 사람들은 설사를 하는데 그걸보고 사골국은 변비에 좋다라고 생각한다면 다들 웃으실 겁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각종 난치성질환 카페에 가보면 이런 류의 섭생가이드가 화학식이나 경험례로 치장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사례가 너무 많습니다.
여기에 최근의 과학적인 분석방법도 가미한다면 더욱 좋을 것입니다. 역시 부분적인 분석보다는 종합적인 기미를 판단할 수 있게 연구가 진행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기미의 판단이 이럴진대 돈벌이를 위한 선동적인 건강상식이나 건강식품에 자신이나 혹은 아이들의 섭생을 맡기지 않기를 바랍니다.
혓바닥이 유난히 붉으면 속열이 있다는 진단지표입니다. 이런 분들이 토마토를 상식하면 심하면 혓바늘이 바로 돋기도 하고 가슴이 뜨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여드름 더 심해지기도 합니다.
추신
몸의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수험생은 홍삼을 먹어야 한다 혹은 암에는 뭐가 좋고 혹은 안좋다 라고 말하는 전문가들에 대해 늘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