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 위의 한의학"의 세계관(인식론)
밥상 위의 한의학이 쉬운 글로 쓰여 있지만 그래도 앞부분의 개념이 쉽게 들어오지 않는 분들이 많은 가 봅니다. 독자들의 표현대로 사람에 따라 가장 기본적인 개념이 같은 사회에 같은 계층에 있는 사람들 조차도 서로 이해할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독자들을 위하여 간단히 앞 부분의 - 실제로는 전체를 관통하고 있는 - 세계관에 대하여 아주 간단하게 설명드립니다.
1. 책 "밥상위의 한의학" 의 구성
1) 앞 부분은 존재론이자 인식론이자 세계관입니다. 표현이야 어떠하든 이 세상의 존재, 창조 그리고 근원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이 부분은 다시 아래에서 간략하게 설명합니다.
2) 그 근원이자 생명이 자신을 인식하기 위하여 "기" 라는 것을 만들어 내고 기는 다시 시공을 그리고 그리고 삼라만상을 만들어 냅니다. 따라서 삼라만상에는 근원(본질)의 마음이 들어 있습니다.
3) 그 근원에서 뻗어나온 마음은 삼라만상이 독특한 개성을 표현하기 위한 개별적인 것과 본질에서 나온 공통적인 것이 함께 존재합니다.
4) 그 마음을 우리는 기미( 좁게는 냄새와 맛, 넓게는 양과 음 )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그리고 기미란 기미를 판단하는 주체(여기서는 사람)에 따라 상대적인 개념입니다.
5) 사람이 살아가는 것은 이 기미가 끊임없이 환경에 대응하면서 흘러가는 과정입니다. 따라서 주위 환경에 따라 사람의 기미는 매 순간 달라지게 됩니다. 그 기미의 흐름이 대체로 일정한 형을 유지하고 있으면 생리라고 부르고 생리적인 형에서 벗어나되 그러나 여전히 생명을 유지시키고 있는 상태라면 병리라고 부릅니다. 그러나 병리 상태가 지속되면 점점 생명을 유지시키는 기미의 흐름에서 벗어나게 되어 결국은 삶은 끝나게 됩니다.
6) 그러나 사람의 마음 속에는 근원이라는 영원한 존재가 내재되어 있으므로 - 실제로 사람뿐만 아니라 삼라만상이 그렇하다 - 자신의 생명을 유지하고자 합니다. 따라서 사람이 병리 상태에 빠지게 되면 사람은 스스로 병리를 생리로 돌리려는 근원적인 마음이 작동합니다. 이 과정에서 근원적인 마음은 사람의 기미의 흐름을 올바르게 돌리기 위하여 자신이 표현한 삼라만상의 개성적인 기미를 이용하여 사람의 기미를 더하거나 덜하거나 혹은 방향을 바꾸게 합니다. 이것이 치료입니다.
즉, 이 책은 기미론이 단순히 경험을 근거로한 추론으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존재론에서 부터 연역적인 추론으로도 인식과 현실이 합치하고 있다는 것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7) 이어서 인체의 생리와 병리에 대한 기미론적인 해석이 이어지고 다음에는 본초의 기미론, 그 다음은 기미를 이용하여 예방이나 치료의 사례 그리고 마지막으로 기미론을 의학에서 세상으로 확대한 순서로 책이 이어집니다.
2. 본질과 사람의 기미 사이의 관계 요약
1) 이 세상의 가장 근원적인 것을 책 - 밥상 위의 한의학에서는 가치 중립적인 본질이라고 표현했습니다. 그러나 이 개념은 영원한 것이며 이 세상을 만들어낸 모든 것의 근원을 뜻하는 것이므로 독자들의 취향대로 말을 바꾸어 이해하셔도 좋습니다. 예컨대 불(佛), 공(空), 도(道), 불(火), 자연(自然), 하나님, 하느님, 하늘, 알라, 여호와, 존재, 하나의 마음, 큰 마음 등 어떤 표현도 좋습니다. 중요한 것은 삼라만상의 창조주가 되는 영원한 존재이자 생명이라는 것입니다.
2) 이 본질이 자신의 존재를 스스로 인식하기 위하여 어떤 변화를 만들어 내고자 합니다. 그 변화를 이루어 내는 가장 기본적인 재료가 되는 것을 기(氣)라고 합니다. 즉 본질이 기를 만들어 낸 것입니다.이 말을 쉽게 표현하면 우리는 본질을 머리나 오관으로 인식하지는 어렵지만 그러나 기는 물체나 공기 혹은 전기 혹은 중력 등의 에너지의 형태나 물체의 형태를 근거로 추정하면 인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3) 기는 변화하기 위해서는 형과 상이 있어야 하므로 따라서 시간과 공간이 필요합니다. 즉 본질은 기를 위하여 시간과 공간을 만들어 냅니다. 즉 시공의 본질은 기입니다. 이 과정을 널리 알려진 반야심경으로 표현하자면 공즉시색 색즉시공이 될 것입니다. 아마도 기독교의 삼위일체와도 뜻이 통할 것 같습니다. 성부는 본질이고 성자는 기요 성신은 시공인 것입니다.
4) 본질에서 시공을 만들어 내면서 시공에는 본질의 마음이 늘 같이 하게 됩니다. 즉 시공 속에는 본질이라는 큰 마음과 시공이 같이 존재하는 것이죠. 이제부터는 본질이 좀 더 다양한 자신을 모습을 창조하게 됩니다. 즉 삼라만상을 만들어 내는 것이죠. 기를 모으고 속도를 조절하고 기 흐름의 개성을 주고 형과 상을 만들어내니 이것이 삼라만상입니다.
따라서 삼라만상에도 역시 본질이라는 큰 마음과 동시에 삼라만상의 형상이 같이 존재하게 됩니다. 이 과정을 불교에서는 모든 것에 불성이 있다 혹은 자신과 대상은 둘이 아니다 라고 표현하는 것 같습니다.
5) 자 이과정을 사람에 국한시켜서 다시 정리하면
사람의 마음이나 육체에는 본질이 늘 함께하고 있고 동시에 사람의 개성을 나타내 주는 기흐름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좀 더 세분하면
사람의 마음은 본질, 이 보다 좀 더 구체적인 영, 그리고 개인의 특징을 나타내주는 혼 그리고 육체 속에 깃들여진 공통적인 본질의 마음인 백 으로 분류할 수 있고
사람의 몸은 기미의 흐름인 정 혈 수 기와 간심비폐신 오장(여기서 오장이라 함은 공간적인 구조물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기흐름의 특징으로 이해한 기능)과 신(뇌)로 해부할 수 있다.
마음의 부분인 본질, 영, 혼, 백은 이미 본질의 시원적인 의도대로 몸을 지배하고 육체(기흐름)의 부분인 정혈수기와 신은 이미 계획된대로 기흐름을 따라기지만 그러나 환경에서 오는 반응을 육체에서는 역으로 본질로 보내어 본질의 의도를 수정시킬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바로 이 과정에서 작용하는 기전이 기미론이라는 것입니다.
예컨대 사람의 몸은 시공과 지신의 활동에 따라 열이 날 때도 있고 차가와질 때도 있는데 만일 열을 내리고 싶다면 삼라만상 가운데 차가운 개성을 가진 것을 내 몸에 끌어들이면 그 개성은 이미 본질이라는 사람과도 통하는 공통적인 마음이 들어 있으므로 차가운 기운을 만들어내 내 몸을 정상적인 상태 즉 생리로 되돌아오게 할 수 있다는 것이 기미론인 것입니다. 동시에 이것이 한의학(선의학)의 가장 근본이 되는 이론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