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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감성은 어디에서 나오는가?

강남할아버지한의원 2012. 10. 11. 11:34

우리 몸은 육체와 함께 정신을 갖고 있지요.
깊이 깊이 들어가면 육체는 나중에 흩어져 없어지지만 정신은 영원함을 알게 됩니다.
비유를 하자면 컴퓨터 하드웨어(육체)는 낡아 없어지지만 소프트웨어(정신)는 영원한 것과 같습니다.

그러면 우리의 정신은 무엇으로 구성되어 있을까요?
육체로부터 들어오는 감각
그 감각에서 생기는 감성
그리고 생각, 생각은 또 감성적인 부분과 이성적인 부분이 있지만 이 경계는 애매합니다.
더 나아가면 이 감성과 생각은 그 깊이에 따라 작용하는 범위나 기간등이 달라집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양방 해부학의 영향탓인지 사람의 정신은 모두 뇌에서 하는 줄 알고 있습니다.
물론 뇌는 정신활동의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한의학에서 뇌에는 신이 있다고 말하는 이유는 육체적인 감각이나 외부환경에서 오는 모든 정보를 종합하여 어느 부분은 통제하고 어느 부분은 증폭시켜 최종적으로 하나의 인격체가 지향하는 행동을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최종적인 지향은 선의학에서는 혼의 영역으로 판단합니다.( 영혼백의 개념은 밥상위의 한의학을 참조).

자, 지금 말하고자 하는 것은 최종적인 지향에 영향을 주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것입니다.
위에서 우리의 정신은 기본적으로 육체적인 감각에서 오는 수 많은 정보가 쌓여서 마지막으로 뇌에서 조절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정신활동의 바탕은 육체의 생리에 의해서 일차적으로 제한되는 것입니다. 이 부분에서는 거의 모두가 동의하실 것입니다. 물론 이 한계를 넘어가는 사람들이 분명히 있습니다. 일시적인 경험이라면 그냥 신비체험으로 치부해 버리고 영구적인 것이면 깨달은 사람이라고 부릅니다.

그러면 육체의 생리 가운데 가장 중요한 생리가 무엇입니까?
바로 오장이지요.
따라서 오장은 스스로 우리 정신활동에 영향을 줍니다.
황제내경 영란비전에는 사람의 정신활동을 오장에 배속시킨 내용이 나옵니다만 실제로 이것을 궁구하는 한의학도는 거의 없습니다. 왜냐하면 쉽게 실체가 잡히지 않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임상에서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오장에 병이 들거나 혹은 큰 수술을 한 사람들한테서 분명히 이것이 드러납니다.

예컨대 뇌수술이야 당연할 것이구요(왜냐하면 뇌 손상은 조절기능이 없어지므로), 간병이 들거나 간수술 혹은 간의 피로로 인해 생기는 쓸개절제나 대장절제를 경험한 사람의 경우 종종 그 전의 품성과는 달리 화를 참아내지 못하거나 혹은 절제력이 없는 저돌적인 행동을 하는 경우가 눈에 나타납니다. 중요한 것은 이런 경향이 나타날 때 자신은 그 변화를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냐하면 간이 힘들어서 그것을 뇌에 호소하여 최종적으로 뇌에서 그렇게 조절하기 때문에 마치 자신의 그런 행동은 매우 합리적이고 정당한 것 처럼 느끼기 때문입니다.

최근에 대장암으로 대장을 절제한 지인 가운데 한 분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평소에 얼굴색이 때가 낀듯하고 어두운 것이 간병이 있다고 판단했었지만 보이는 대로 말할 수는 없었기에 그러려니 했었는데 어느 날 대장암으로(대장암은 간암의 전초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대장절제 수술을 하였답니다.
건강회복을 위해 열심히 하시는 것 같았는데 그렇게 3,4년 흘렀는가? 하여간 최근의 소식은 정신질환은 아니지만 도저히 전에 그 답지 않은 행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예는 종종 봅니다. 또 다른 지인은 간암으로 간절제 수술을 받았는데 화를 참지 못하는 증상이 악화되어 스스로도 그것을 인식할 정도에 이르렀습니다. 대체로 간병이 잇는 환자들은 병증이 악화되면 거의가 화를 잘내거나 화를 참지 못합니다. 병든 간에서 그렇게 만드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래야 간이 살기 때문입니다. 간만 그런 것이 아니고 다른 오장 역시 그러합니다. 다만 구체적인 분류는 사례가 많이 구하는데 어려움이 있어 그냥 황제내경 논리에 그치고 여기서는 생략합니다.

흔히 속말로 안하던 짓하면 곧 죽는다 는 말이 있는데 그 말 안에는 분명히 이런 생리가 있는 것입니다. 즉 속병이 악화되고 있다는 말입니다.


아주 쉽게 논리를 정리하면 오장의 균형이 깨지면 감성이 변하고 감성이 변하면 인품이 변하고 인품이 변하면 팔자(소위 운명)도 변한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