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복약 후 "목이 가늘어 졌어요."
부인과 질환으로 치료 중인 환자분께서 하신 말입니다.
세달 째 복약 중인데 몸의 변화를 스스로 진단할 정도로 눈이 높아지자 깜작 놀랄만한 말씀을 한 것입니다.
"이상한게... 아무리 생각해도 제 목이 가늘어진 것 같아요." 하며 손으로 목을 다시 만져봅니다.
"예, 그 역시 한약복약 덕입니다."
"무슨일인가요?"
"목이 가늘어 진것이 아니라 전에 목이 부어 있었던 것이죠."
"..."
그래서 처음에 진단했던 기록을 보여 주면서 갑상선 부위가 크다고 그림으로 그려 놓은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아하, 그래서 그런거군요."
간단히 공부하자면
부인과질환은 심폐가 약해서 여러 습담이 하복부에 정체되어 나타난 증상들이고
심폐가 약하면 인후부나 그 주위 점막에(이를 통칭하여 폐계라고 합니다.) 부종이나 혹들이 잘 생깁니다.
이 분도 갑상선에 물혹이 있고 또한 비강과 인후부가 부어 있는 상태였던 것입니다.(비염수술과 매핵기등)
그러니 목이 겉보기에도 크게 보인 것이어서 하라비가 진단기록을 한 것입니다.
물론 습담을 없애주는 처방을 하였으므로 습담이 줄어들자 본인이 느끼기에도 목이 가늘어진 것입니다. 물론 복약 후에 부인과 증상이 거의 사라지고 있습니다만 스스로 목이 가늘어졌을 정도로 느꼈다면 갑상선 물혹은 이미 없어졌거나 무의미할 정도로 작아졌을 것입니다.
한편 목이 가늘어진 것이 이상하다고 느꼈다면 목이 부어있었던 시간이 매우 오래되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평소에도 자신의 목이 두껍게 느꼈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이 이 환자의 특징을 보여주는 면이 있다. 보통 사람들은 자신의 몸이 서서히 변하면 늘 그러려니 하고 관심을 갖지 않는데 이 분은 자신의 목이 두껍다는 것을 평소에 인식하고 있었다는 뜻이고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조금은 이상하다고 느꼈을 것이다.) 실제로 호소한 병증을 보면 일 이 년에 생성된 증상이 아니고 수년에 걸쳐서 악화된 증상들입니다.
이 환자분의 특징이 공부를 좋아하시는 분이라서 그런지 진료 후에는 스스로 진단해보고 왜 그럴까에 대한 눈을 갖추어 가는 과정이 참으로 보기에 좋기에 여기에 올립니다. 시간 여유가 있으면 보다 상세히 공부해보도록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