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27차 - 아기의 성장에는 영양의 양보다는 균형이 중요
베이비뉴스 27차 - 아기의 성장에는 영양의 양보다는 균형이 중요
최소량의 법칙에는 음식의 다양성 보다는 오장의 흡수 능력이 관건
아기를 보살피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기의 성장에 저절로 관심이 갑니다. 보통 눈에 먼저 들어오는 성장의 기준은 키, 살집, 피부, 운동성, 말하기 등이 될 것입니다. 그 가운데 요즘은 사회적인 풍조가 유난히 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분위기 속에서는 아기의 키가 제대로 크지 않으면 부모들은 은근히 마음이 무거워지는 것을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사람의 생리적인 특징은 거의가 유전성이 강합니다. 키 역시 유전적인 성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따라서 부모의 키에 관한 경험을 기준으로 보아 아기의 키가 제대로 크지 않았을 때 문제가 생깁니다. 보통 건강 정보에 비전문가인 보호자들은 이런 문제를 인식하더라도 아기가 먹는 영양이 부족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더 이상 깊게 생각해 보지 않고 막연히 시간이 흐르기를 기다려봅니다. 실제로 그렇게 기다리다 보면 어느 시기에 이르러 아기의 키가 확 자라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막연한 기대보다는 보다 확률이 높은 대응책을 구해보는 것이 합리적이고 또한 아기한테 최대한의 사랑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정상적인 성장의 때를 놓치면 나중에 자라도 그 부정적인 영향은 전혀 없다고 말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바로 오늘은 이 대응책에 관하여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중등학교 생물시간에 식물의 성장에 관하여 “최소량의 법칙(Liebig's law of the minimum)이라는 개념을 기억해 봅시다. 그 내용은 나무판재를 둥글게 붙여 만든 통 안에 물을 아무리 많이 부어도 물은 가장 작은 나무판재의 높이까지만 차고 나머지 물은 통 밖으로 흘러내리는 그림이 기억나실 것입니다. 즉 성장에는 여러 영양 성분이 조합되어야 하는데 그 성장의 한계는 가장 많은 량의 성분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가장 적은 량의 성분에 의해 결정된다는 뜻입니다. 구태여 학문적인 해설이 아니더라도 당연한 내용입니다. 예컨대 컴퓨터를 만들 때 아무리 여러 부속들이 많아도 필수적인 한 가지 부속이 적다면 완성된 컴퓨터는 그 적은 부속 수 이상으로는 만들 수가 없다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아이들의 성장도 이와 같습니다. 아이가 아무리 밥을 잘 먹어도 성장에 꼭 필요한 성분이 모자라면 아이 성장에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첫째, 성장에 꼭 필요한 성분가운데 주요한 것들은 알려져 있지만 그렇다고 소량의 모든 성분이 다 알려져 있는 것이 아니므로 아이가 먹는 음식에 그런 성분이 다 들어 있다고 확신할 수도 없고 둘째, 더 중요한 것은 아이가 먹는 음식 속에 성장에 필요한 모든 성분이 다 들어 있다고 하더라도 몸에서 모두 흡수 할 수 없다면 이 또한 최소의 법칙에 적용될 수밖에 없습니다. 바로 이 부분이 요즘의 키 걱정에 관한 대부분의 경우에 해당됩니다.
음식을 몸으로 흡수하는 장부는 간과 위장입니다. 그런데 위장에 문제가 있으면 바로 통증이나 소화기 증상으로 알 수가 있는데 간 기능에 문제가 있는 경우에는 외부적인 증상이나 양방검사로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필자의 경험으로 보면 아이가 특별한 사항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키가 자라지 않는 경우는 간 기능이 균형을 잃은 상태가 대부분입니다.
일반인들이 집에서 관찰하여 간 기능의 균형이 깨진 상태를 알 수 있는 방법을 열거합니다. 아이가 쉽게 짜증을 낸다거나, 금방 싫증을 낸다거나, 입이 짧아지면서 단 것만 찾는다거나, 밥은 잘 먹는데도 불구하고 피부가 건조하고 어두워지거나, 손톱 밑의 피부가 검어지거나 혹은 실밥같이 일어나 아프거나, 아토피나 버짐이 있거나, 대변에 초록색이 돌거나, 몸에서 비릿한 냄새가 나거나, 배가 탄력이 없이 단단할 경우 등이 간 증상들입니다. 만일 아이가 이와 같은 증상이 있다면 비록 키에 문제가 없더라도 그 자체로 반드시 없애주어야 할 내용이기도 한데 하물며 키까지 크지 않는다면 한시 바삐 간 기능을 정상화 시켜 주어야 할 것입니다.
필자의 경험으로는 위에 열거한 간병(肝病)으로 인하여 치료를 받았던 어린 아이들이 치료가 끝나갈 무렵에는 눈에 띄게 키가 커진 경우가 매우 많았습니다. 아주 극적인 사례로는 4살의 여아가 약 반년 동안 간병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키가 20 센티나 커진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 아이의 경우는 엄마의 키가 꽤 큰 편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아이가 키도 안 크고 밥은 먹는데 힘은 없고 아토피와 비염 숨참 빈맥 안면홍조 등이 있어 아이의 간과 심폐를 치료했었습니다. 그러자 간이 편해지면서 그 동안 흡수하지 못했던 영양을 흡수하게 되면서 본래의 자신의 생리를 회복하면서 그렇게 키가 커진 것입니다.
위의 사례들은 한약처방이 이미 유전적으로 정해진 키의 한계를 늘려 주었다는 개념이 아닙니다. 다만 몸에 맞지 않은 섭생이나 병증으로 인하여 자신의 정해진 한계만큼 키가 크지 못했던 것을 오장의 균형을 맞추어 줌으로서 물통의 짧아진 판재를 길게 펴주었다는 뜻입니다. 한방에서 소위 성장탕이란 것은 특정한 본초의 구성으로 정해진 것이 아닙니다. 위의 사례처럼 성장에 장애를 줄 수 있는 몸의 병증을 치료해주면 자신의 타고난 생리에 따라 자연스럽게 성장해 줄 수 있도록 오장을 치료해 주는 처방이면 모두가 성장탕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