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나무의 번성과 현대경제의 닮은 점
우리가 인지하고 있는 시간과 공간은 늘 변합니다. 그 변화의 구체적인 양상은 우리는 모른다고 보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무한한 변화의 일부분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변화의 구체적인 양상은 모른다고 할지라도 변화의 바탕은 단순할 것입니다.
예컨대 시공의 모든 변화를 마지막까지 단순화시키면 그 단순화된 변화의 모습은 둘로 인지됩니다.
그것을 음양이라고 부릅니다. 음은 변화가 작은 것이고 양은 변화가 큰 것을 뜻합니다.
시공이 그러하다면 시공 안에서 존재하는 모든 것 역시 음양의 이치에 적용이 될 것입니다. 하늘의 별들은 물론 지구의 자연과 사람도 역시 그러할 것입니다. 다만 사람은 우리가 사람이기에 사람의 근본적인 모습을 제대로 인식하는데 객관성을 잃기 쉬우므로 산야에 스스로 살아고 있는 풀나무를 보면 그 음양의 변화가 상대적으로 뚜렷한 것을 인식하기 쉬울 것입니다.
우리가 사는 지구는 봄 여름 가을 겨울 의 사계절이 있습니다. 계절은 지구의 어디에나 있고 비록 지구처럼 기울어지지 않고 항성을 돌고 있는 행성도 다만 순환주기만 다를 뿐 역시 계절의 변화는 없을 수가 없을 것입니다.
이 계절의 변화에 따라 풀나무들도 살아갈 준비를 하고 새 삶을 살고 그리고 열매를 맺고 또한 그렇게 하는 과정에서 양기를 다 써버린 것에 대해 보충하려는 시간을 갖기 위해 휴식을 하게 됩니다. 이 순환 과정에서 성장하고 번성하는 것은 양이라고 인식하고 양을 나타나기 위해 기운을 소모한 것은 채우기 위해 조용하게 지내는 과정을 음으로 인식합니다.
예컨대 봄에는 겨우내 움추렸던 상태에서 싹을 내고 가지를 낼 준비를 합니다. 그러다 여름이 되면 온 몸을 성장시키면서 동시에 활동성도 가장 성하게 됩니다. 그러다 가을이 되면 서서히 성장을 줄여가면서 기운이 부담되는 잎들을 떨어뜨려 최소한의 기운을 소모하면서 다시 겨울을 버티게 됩니다. 따라서 겨울은 말초의 활동성을 줄임으로서 휴식이 되는 시간입니다. 그러면서 다음 순환을 위한 준비도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과정은 현대 경제( 옛날도 마찬가지였지만 현대에서는 바로 눈에 보이니까) 의 순환에서도 역시 같습니다.
봄 : 기운을 조금 씩 모아 싹을 틔우는 것처럼 돈을 모아 이 돈이 어떤 큰 활동을 위한 바탕이 됩니다.( 물론 옛날에는 돈 대신에 권력으로 이것이 가능했으므로 지금의 큰 유적지 같은 것이 지어진 것임.)
여름 : 싹이 여기저기에서도 나고 자라고 잎이 무성하여 매우 화려한 모습을 보이듯이 현대 경제에서도 돈이 돌고 때로는 넘치고 해서 많은 물자나 인력이 이동하기도 하고 무언가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가을 : 그러나 아무리 돈이 돌아도 제한된 수요를 다 충족되거나 혹은 그 상품이 너무 흔해져 가치가 떨어지면 돈이 돌아가는 속도는 떨어지게 됩니다.
겨울 : 사람들은 이제는 새로운 호기심을 끌어낼 만한 것을 찾아내기 시작합니다. 다행이 그런 상품이 나오면 다시 순환은 일어날 것입니다. 물론 재순환이 일어나기 전인 이 때는 돈이 돌아다니는 속도는 가장 낮게 될 것입니다.
계절이 봄여름가을겨울이 돌아가듯이 돈도 이렇게 돌아가는 것이 자연입니다. 그리고 이런 순환은 작은 순환도 있고 큰 순환도 있는데 작은 순환들이 한꺼번에 몰리게 되면 큰 순환이 됩니다(이것을 공황 혹은 대공황이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만일 이런 순환을 인위적으로 연장하면 과연 어떻게 될까요?
물론 당장은 순환을 연장하면 겨울이 오지 않아 고통이 줄어드니 좋을 겁니다만 그러나 자연에서 겨울을 피할 수 없습니다. 결국은 옵니다. 그렇다면 사회의 경제순환 역시 겨울은 피할 수 없습니다. 만일 겨울에 쉬면서 새싹을 준비해야 하는 나무를 따뜻하게 하여 겨울을 미루게 되면 나무는 지속적으로 잎을 내고 뿌리를 뻗어야 하니 쉬지 못합니다. 그러다보면 정기가 떨어져서 그 나무의 잎은 점점 더 초라해질 것입니다. 또한 스스로 살아가기 때문에 씨앗도 부실해질 겁니다. 즉 진화가 더디게 될 것입니다. 사례가 적절한지 모르겠으나 최근의 바나나의 생태가 위험하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바나나를 상업적인 목적으로 생산하다보니 바나나한테 쉴 틈을 안주고 대량생산을 위한 조작이 시간이 흐르면서 바나나 나무가 점점 약해지게 만든 것입니다. 일부 전문가들의 말에 의하면 머지않은 장래에 바나나 나무가 없어질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면 후손들은 바나나를 먹지 못할 것입니다.
같은 이치로 사회의 경제순환도 그러합니다. 경제가 쇠퇴기를 겪어야 새로운 활력이 솟는데 이게 싫어서 돈을 마구 찍어내어 당장의 순환을 밀어부치다보니 새로운 일거리 창출은 없이 돈가치만 점점 더 떨어지게 됩니다. 결국은 위의 바나나 처럼 될거란 것이죠. 그런데 요즘의 순환은 작은 순환들이 겹쳐서 일어나는 대규모의 순환의 저점에서 더 이상 버틸 수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자본주의는 여전히 돈을 찍어내서 사람들한테 빚을 권하여 인위적인 수요를 만들어내어 돈이 돌도록합니다. 그런데 빚이란 것도 수입이 있어야 이자를 내는 것인데 새로운 일거리를 만들어내지 못한 채로 돈만으로 버티다보니 위의 바나나처럼 이젠 한계에 온 것입니다. 마치 쉬지 않고 일만 하다보니 탈진으로 쓰러지는 상태가 된 것처럼 세계경제도 그렇게 되어가나 봅니다.
바나나의 예견되는 멸종처럼 세계경제의 흐름도 답이 없는가 봅니다. 일단 급한 것은 막아야 하니 급하면 부채한도를 늘여 땜방을 하게되는 것이 요즘의 흐름같은데 이는 빚이라는 방법으로 후손들의 이익을 미리 취하는 것과 같습니다. 빚하면 누군가는 빌려주고 누군가는 빌려가는 것인데 요즘의 빚은 빌리는 사람은 지금 사람이고 빌려주는 사람은 후손이 된 것입니다. 그러니 후손들은 스스로 살아갈 정기가 선대한테 다 빨렸으므로 미래가 안보이는 것입니다.
경제전문가는 아니기에 생명현상의 이치로 요즘의 경제흐름을 담아보았는데, 대안은 없어보입니다. 피로로 탈진한 사람한테 어떤 처방이 중요할까요? 그건 우선은 쉬는 것이 듯이 미래를 위한 처방은 일단은 모두가 고통스럽더라도 겨울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다만 겨울의 형태는 사람에 따라 다르니 우리는 어떤 겨울을 갖는 것이 현명한 선택인지 궁금합니다. 이번 겨울은 유래없이 혹독하게 추웠고 또한 그 추위가 줄기차게 늘어졌으므로 이번 겨울에 필자의 형제를 포함하여 주위의 댓명의 노인들이 세상을 떠났고 또한 이웃의 5,60대의 두 명이 중풍으로 쓰러져 누워있는데, 이는 수 천 년 년부터 강조해온 급작스런 환경변화가 우리 삶에 물리적인( 생리적인) 영향을 주는 것을 바로 경험한 사례입니다. 언제 올지는 찝어 말할 수 없지만 결코 멀지않은 미래에 마주치게 될 사회적 겨울 역시 그러할 것임은 뻔합니다. 이런 환경에서는 가장 근본적인 선택이 필요한데 삶에서 가장 근본적인 것은 바로 생명력입니다. 즉 건강부터 철저히 챙기는 것이 겨우살이를 하는 데 가장 중요한 순위입니다.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