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노증상과 갈라진 혀- 병리에 중요성에 대해
레이노증후군이란 간단히 말하면 손끝이 퍼레지고 차가워지는 증상을 말합니다.
쉽게 말하면 손끝에 혈액순환이 안되는 증상이라는 말입니다.
모든 증상들이 그렇듯이 원인은 오장의 불균형에서 오는 것이니 복합적입니다만 그 가운데 가장 가까운 원인을 말한다면 심장의 능력이 미치지 못하는 이유가 레이노 증후군의 원인입니다. 다만 심장의 능력이 미치지 못하는 원인이 무엇 때문인가? 하는 문제는 단순히 심장이 약해서라는 답은 분명히 맞는 말이기는 합니다만 그러나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으니 사실상 무의미한 답이 될 것입니다. 따라서 의미 있는 답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심장무기력의 원인을 찾아가는 병리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어떤 분들은 이러한 설명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자신과 당장 관계가 없다고 생각되면 아무리 설명하는 단어가 쉬워도 인식이 안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임상에서 흔하게 확인할 수 있는 사례를 하나 들어보면 너무도 많은 분들이 갑상선이 어디에 있는지 혹은 간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분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입니다. 아마도 중학교에 나오는 생물 교과서에 대체적인 장기에 대한 그림을 기억하고 있는 분들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말로 들릴 것입니다. 그러나 실제로 대화를 하다 보면 진실로 모르는 분들이 많습니다. 간이 어디에 있는지 물어보시는 분들도 생각보다 있고 갑상선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분들은 정말 많습니다. 이런 현실을 보고 그런 분들이 무지하다고 오해하시면 이조차 잘못된 인식입니다. 그런 분들 가운데 요즘 중학교 안 나온 분들도 없을뿐더러 종종 박사님들도 드물지 않기 때문입니다. 즉 이런 경향은 학벌과도 연관성이 없어 보인다는 것입니다. 다만 자신이 직접적으로 관련성이 없다 보니 관심 자체가 없게 되고 그렇게 시간이 지나다 보니 소시 때에 적어도 한 번은 보았을 만한 그림조차 인식의 범위에서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관심사에서 없어진 사항을 적어도 한 단계 더 거쳐야 하는 설명이라면 당연히 이해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심장이 약하다 하면 이해될 것 같은데 그런데 그 병리가 어떻고 하면 오히려 피곤해지는 경우인데 문제는 왜 그 병리를 이해해야 하는지가 머리에 들어와야 하는데 복잡하게 보인다고 그 병리에 대한 이해과정을 미리부터 피해버리니 치료나 예방이나 생활섭생을 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필자도 말은 이렇게 하지만 관심이 적게 가는 분야에서는 필자 역시 똑같을 것입니다. 예컨대 국내 정치 현실에 대한 무지도 그렇고 소위 BTS가 뭔지도 모른 상태로 지내다가 최근에 젊은 가수들이란 것도 머리에 안착시켰을 정도이니 어찌 보면 너무도 상식적인 것들이 관심 없는 사람들한테는 너무도 깜깜이가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오늘 말하고자 하는 레이노증후군은 사실상 의료인들조차도 잘 모르는 증상입니다.
물론 학교 때 시험 보느라 적어도 몇 번은 다 외웠을 것이지만 현실에서 레이노증상을 보았다고 해서 바로 레이노증후군이나 하고 인식할 수 있는 분들은 생각보다 많지 않을 겁니다. 모든 증상이 그렇듯이 사람마다 그 증상의 특징이 뚜렷하게 나타날 수도 있고 변형되어 나타날 수 있고 얕게 나타날 수 있고 또한 그 당시의 몸 상태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니까요. 일단 참고로 아래를 링크해둡니다.
( 아래에 링크된 글을 보면 사진으로 그냥 보여줍니다.
http://harabiclinic.com/list/view.php?id=kochihumrae&no=677 )
지금 글을 쓰는 목적은( 10428 ),
1. 레이노증후군의 직접적인 원인이 심장의 기운이 약한 것이니 왜 기운이 약한가?
2. 그리고 심장의 기운이 약한 것이 참이라면 약한 병리에 따라 동반되는 다른 증상들 가운데 어떤 증상이 표현될 것인가에 대한 병리설명입니다.
50에 이른 분이 약 30년 가까이 레이노 증상을 갖고 있었습니다.(20 근처에 진단을 받음)
당연한 추정이지만 이후에 치료를 위해 여러 의료기관을 돌아다녔습니다.( 병원 쇼핑이라고 부를 정도로요)
그러다 요즘은 너무 심해지는 것이 검어진 손가락이 되돌아오지 않고 시간이 점점 더 길어진다는 것입니다.
동시에 더 큰 문제는 조금만 피곤하면 눈이 떠지지 않으니 당장 현실 생활을 할 수 없게 된 것입니다. 눈을 뜰 수 없는 정도의 피로이니 다른 피로증상들은 구태여 나열할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전신이 다 병증이니까요.
이 글은 심장에 초점을 맞춘 것이니 심장과 관련된 부분만 정리하면
가슴과 배에 압통이 있고
피부에 어두운 자색의 실핏줄이 커져가고
혀가 강설무태에 갈라져 있는 상태입니다.
그리고 심하지는 않지만 두근거림과 부정맥이 있고요.
심장증상이 나타나는 원인은 물론 타고난 심장의 개성이 작고 약한 것입니다만 그렇다고 이것이 전부가 될 수는 없습니다. 여기에 다른 장, 즉 간기울체와 생활에서 온 오랜 기간의 정신적인 스트레스 등으로 심장의 피로도가 자꾸만 누적된것이 더욱 중요한 원인이 된 것입니다. 한번 그렇게 되면 내 몸에서는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서 심장은 더욱 항진되는데 항진되면 항진과정에서 피로는 더욱 쌓이게 되어 증상은 악순환이 됩니다. 그 결과로 심장에 허열이 쌓이면 혀의 백태가 사라지면서 새빨갛게 변하고 이것이 시간이 지나면 혀 바닥이 가뭄의 논바닥처럼 갈라지게 됩니다.
따라서 단순히 레이노 증상을 치료하는 데에는 레이노가 혈액순환이 안되어서 생기는 것이니 혈액순환만 시켜주면 되겠구나 하고 단순하게 접근하면 결코 치료될 수 없습니다. 아마 그런 식으로 치료를 수 십 년을 받아왔을 것입니다만 결과는 점점 더 심해지니 좌절감과 의료인들에 대한 분노만 남았을 것입니다. 그래서 한방처방에는 변증이라는 원인에 대한 치료가 선행되는 과정이 있는 것입니다.
치료는 심장의 열을 빼주는 것부터 시작하였고 그리고 4개월 후에는 손가락은 편해지고 이제는 피로해도 눈이 감기지 않게 되었습니다. 물론 혀도 변했습니다. 가장 변화된 것은 갈라진 흔적이 없어진 것입니다. 다만 아직도 백태가 나타나지는 않았습니다만 그러나 전처럼 어둡고 갈라지고 부어 있는 상태는 아닙니다.
아직도 남은 증상들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갈 길은 많이 남았습니다만( 수 십 년된 병증을 4개월로 완치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당해 환자는 지금도 아주 만족스러워합니다. 수 십 년의 치료과정에서 몇 가지의 풀뿌리 삶은 물로( = 탕약 ) 몸이 정상상태로 변해가고 있는 것을 처음으로 느꼈나 봅니다.
이 글에서 말하고자 하는 내용은 같은 증상이라고 하더라도 개인마다 다른 병리를 구해야 치료효과가 올바르게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참고로 이 부분을 총괄하는 단어는 변증시치라는 말입니다. 변증시치 역시 한의학 교과서에 나와있는 사자성어로 박제된 변증시치는 무의미합니다. 그런 용어로 구별짓지 않고 일상에서 쓰는 말로라도 개별적으로 하나하나 따져들어가야 합니다. 그리고 그 끝에 단순화된 병리에 이를 때에야 비로소 본초를 선택해야 합니다.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