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만들어 낼 미래사회
한의학을 업으로 하는 필자가 주제넘는 말을 하기가 거시기합니다만 적어도 하라비를 찾아와주는 분들에 대한 예의로 나름대로의 미래를 예측해 봅니다. 예측이지만 어쩌면 그렇게 되기를 기대하는 면도 섞여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 이런 생각도 있구나 하는 정도에서 참고만 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코로나에 대한 많은 이야기는 생략합니다. 중요한 것은 이로 인해 일상이 마비되었고 그리고 그 범위가 세계적이란 것입니다. 쉽게 말해서 사람들의 건강생활에 비유하면 모든 사람들이 아주 심하게 아프다는 말이 됩니다. 코로나 병증이 아니라 그로 인한 사회적인 통제로 인하여 사회 전체가 큰 아픔을 치르고 있다는 뜻입니다.
자, 여기서 우리가 생각해보아야 할 것은 과연 코로나를 극복하면 그동안 망가진 건강이 곧바로 회복될 것인가?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필자로서는 결코 아니다 입니다.
왜냐하면 개인이 크게 아프면 회복하는 데에 아주 긴 시간이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크게 아프다는 말은 이미 말초의 세포들조차도 아팠다는 뜻인데 비록 병증이 더 이상 악화되지 않고 회복 중에 있더라도 이미 쇠약해진 말초 세포들까지 정기를 회복하는 데에는 긴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사회도 역시 그럴 것입니다.
모든 생활이 정지된 상태가 일정 기간을 지나면 사회의 기반 시설이 무너지기도 하고( 물리적 시스템) 또한 그와 동시에 사람들의 관계도같이 무너지게 됩니다. 그런데 더 이상의 악화 요인이 없어졌다고 하더라도 기존의 시스템과 인간관계를 회복하는 데에는 역시 긴 시간이 걸릴 것은 자명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앓아가고 있는 과정에 그동안의 사회가 안고 있었던 모든 모순적인 문제가 그대로 노출되게 됩니다.
그러면 사람들은 깨닫기 시작하게 됩니다. 무엇이 문제였고 그리고 자신이 어디에 매몰되어 세상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무관심했던 것에 대한 반성이 뒤따르게 됩니다. 그러면 사람들은 사회를 회복시키는 과정에서 불필요했던 부분을 무시하고 바람직한 부분에 더욱 심력을 기울여 결과적으로 회복된 사회는 이미 변해진 사회로 만들게 됩니다.
자 그러면 그동안의 문제들은 무엇이었을까요?
첫째 이번에 마스크 소동에서 보듯이 첨단 기술이나 거대한 기술력보다도 위기 시에는 가장 본질적인 가치가 있는 생활필수품에 대한 안정적인 생산능력입니다. 노동집약적이란 이유로 해외로 내보내는 것은 피해야 할 것입니다.
둘째 코로나로 인해 많이 듣는 말 중에 면역력이 있습니다. 좁은 의미는 학문자들 사이에서 오가는 말이고 대중은 그냥 저항력 정도로 받아들입니다. 여기에 맞는 전통적인 용어로서는 정기(精氣)입니다. 이번 코로나로 사망자의 대부분이 노인이라는 데서 사람의 정기가 떨어지면 외부의 침입하는 병원균에 약하다는 것을 체험을 통해서 알게 된 것입니다. 따라서 사람들은 앞으로 불확실한 백신보다는 이 부분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정기란 그냥 자연적인 생활 섭생과 생약본초로 가능합니다.
셋째 이번에는 당장의 물자의 이동은 금지되지 않았으므로 문제가 바로 노출되지는 않았습니다만 그러나 돈의 유통과 사회적인 유통망의( 인간관계)의 쇠약으로 인하여 좀 시간이 지나면 물자의 생산과 이동도 제한을 받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물자 가운데 우리의 생명과 직접적인 관련되는 부문은 바로 식량입니다. 한국은 식량자급률이 20프로대라고 들었습니다. 구태여 경제학적인 전문용어를 쓰지 않더라도 만일 식량 수입이 10프로만 부족해진 상황이 오면 지금은 코로나 난리는 난리도 아닐 겁니다. 식량에 대한 우려는 필자가 오래전부터 누누이 강조해온 것입니다. 누구나 텃밭이나 길옆의 빈땅이라도 가꾸어 자급률을 높이자고요. 답답합니다만 하여간 식량의 안정은 무조건 정책의 최우선 순위가 되어야 합니다. 참고로 8년 전에 쓴 필자의 글을 링크합니다.
http://www.harabiclinic.com/list/view.php?id=freeboard&page=1&sn1=&divpage=1&sn=on&ss=on&sc=on&keyword=텃밭&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821
네째 이번 건이 아니더라도 이 사회의 가장 크게 느껴지는 부분은 부동산가격입니다. 부동산에 대한 전문적인 얘기는 할 필요 없을 것입니다. 얼마 전에 강남의 아파트가 평당 일억을 넘어간 걸로 들었습니다. 우리는 이런 수치에 마취되어 감각이 마비된 지 오래된 듯합니다. 왜냐하면 이 사회에 영향력 있다고 스스로 혹은 남들이 생각하는 어느 누구도 이 문제에 대하여 말하지 않거나 말하더라도 대충 넘어가는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합리적으로 생각해봅시다. 연봉 일억의 수입자가 일 년에 이천을 저금한다고 하더라도 (현실은 년 봉 일억 수입자는 이천을 저금하기가 불가능합니다. 만일 자기 수준에서 짜게 살게 되면 사회적 인간관계가 흐트러지면서 결과적으로 년 봉 일억 수준의 직장이나 사업장을 유지할 수가 없습니다.) 일억을 모으려면 5년이 걸립니다. 그 사람이 강남 아파트가 아닌 그냥 서울의 평균적인 아파트를 산다고 해도( 보통 10억?) 10억을 모으려면 대충 50년이 걸립니다. 자신의 평생을 일해서 서울의 평균적인 아파트 하나를 장만해야 하는데 과연 그 아파트가 그 만한 가치를 줄 것인가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이번 코로나 사건은 사람들한테 자신이 왜 살아야 하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을 강제로 하게 해주었습니다. 결국은 사람들은 더 이상 서울 아파트를 중하게 생각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부동산 가격도 지금 떨어지다가 코로나가 극복되면 다시 오를 것이란 전망은 정말로 허망합니다. 그대로 떨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사람들은 보다 사람다운 삶을 찾아가는 경향이 진해질 것입니다. 특히 젊은 사람들부터요. 왜냐하면 고층 아파트는 비상시에는 한순간에 집단 수용소와 같이 변해버리기 때문입니다.
다섯째는 주식 내지는 신자본주의의 안정성입니다. 주식은 어차피 돈이 있는 사람들의 모임입니다. 그러므로 얼마든지 인위적으로 시장을 만들 수 있습니다. 소위 부양책으로요. 그러니까 주식시장이 활황이라고 하더라도 다수의 사람들의 삶이 경제적으로 윤택해졌다고는 결코 말할 수 없습니다. 주식시장이 곧 경제라는 등식에서 깨어나시기 바랍니다. 아마도 그런 등식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여러번 경험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다수의 사람들이 돈을 쫓는 경향에서 자연스러운 삶을 쫓게 되면 주식시장뿐 아니라 신자본주의의 기반이 흔들리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금융시장 자체가 저절로 변하게 될 것입니다. 예컨대 일확천금의 기대나 혹은 남들이 일한 대가를 제도적인 허점을 이용하여 안전하게 내 것으로 만들려는( 예컨대 부동산 투기 같은 자본소득 ) 경향이 없어질 것입니다.
만일 돈을 너무 많이 찍어내서 돈 가치가 떨어지면 적어도 주식이나 상품의 가격은 떨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되면 오히려 부동산이나 유가증권의 가격보다는 생활필수품이 올라가 결국은 부동산이나 유가증권의 가격은 떨어진 것과 같게 됩니다.
여섯째 이러한 금융시장의 변화는 결과적으로 국제질서의 변화를 초래하게 됩니다. 이 부분은 어찌 될지는 가봐야 알겠네요.
이처럼 코로나로 인한 통제는 많은 부분에서 우리의 삶의 방식에 영향을 줄 것입니다.
그 영향은 우리 삶의 방식에 대한 반성이며 동시에 우리 삶에 과연 무엇이 중할까 하는 본질적인 문제를 생각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앞으로 무엇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만 그러나 적어도 사회는 맑아지는 방향으로 빠르게 변하게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한번 더 첨언하면 코로나가 끝나면 사회가 전처럼 흥청거리는 분위기로 갈 수는 없고 ( 결국 기존의 개념으로는 회복이 안된다는 말) 그러나 사회 자체가 맑아져 삶은 오히려 풍요로워질 것이란 것이죠. 물론 개인의 선택에 따라 새로운 흐름에 맡기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여전히 옛날에 매여 고통스럽다고 느끼며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을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이건 어디까지나 선의학의 생리를 바탕으로 추론한 필자의 생각일 뿐입니다.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