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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 손가락의 존재감
강남할아버지한의원
2020. 7. 23. 15:05
사람이 자연스럽게 서 있으면 손바닥이 몸을 향하게 됩니다. 이에 반하여 동물은 손등이 앞을 향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손의 움직임에 있다고 봅니다. 동물은 손을 위아래로 많이 움직이는 것이 비해서 사람은 좌우로 많이 움직입니다. 따라서 어려운 손동작이 가능합니다. 그러다 보니 손바닥 방향도 그렇게 되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또한 그에 맞게 가슴의 모양도 좌우로 퍼져있게 되었을 것입니다. 손의 정교한 움직임은 손가락이 가능하게 해줍니다. 상하좌우뿐만 아니라 비틀림까지도 가능합니다. 거기에 손가락이 다섯에 양손이니 서로의 협조로 인류의 문명을 이루게 된 기본적인 조건으로 생각됩니다. 그런데 손가락이 다섯이라고는 하지만 손가락의 굵기와 길이 그리고 방향이 조금씩 다릅니다. 물론 이로 인해 효율적인 조작이 가능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왜 손가락이 다섯이고 그리고 평등하지 않게 각각 모양과 기능이 다를까 하는 궁금증은 늘 갖게 되지요. 특히 호기심 많은 어린아이일수록 그렇습니다. 손가락이 다섯인 이유를 추론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억지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너무도 당연한 부분에 이유를 생각해보는 것도 생리를 이해하는 데에는 나쁘지는 않을 것입니다. 손가락이 정교한 동작을 위한 것이 존재의 이유라면 실제로 우리 몸에 가능한 정교한 동작이 어떤 것일까를 생각해 봅시다. 현실에서 겪는 것에서 추론하면, 보통 생활하는데 정교한 동작은 엄지손가락과 둘째 손가락 그리고 셋째 손가락이 대부분입니다. 종종 넷째 손가락과도 협업이 가능하지만 정교성은 떨어집니다. 이유는 엄지의 활동이 (해부학적인 이유도 있겠지만) 넷째 손가락과 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가고 다섯째 손가락과 협업하기에는 정교성이 많이 떨어집니다. 결과적으로 손의 대부분의 일은 엄지 검지 그리고 중지가 합니다. 그리고 넷째 손가락은 ( 흔히 약지라고 합니다만 할 일이 드물기에 상대적으로 깨끗할 수밖에 없고 그런 이유로 뜨거운 탕약을 손으로 젓거나 맛볼 때에 존재감이 있으니 약지라고 한 것 같습니다. 물론할 일이 없으니 무명지라고도 하고요) 정교한 동작과는 거의 무관하다고 생각됩니다. 새끼손가락도 그렇지만 새끼손가락은 작고 가늘어 자신의 일이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합니다만 약지는 검지보다도 조금 더 길지요. 그러니 마치 일안하고 밥만 축내는 것 같은 무시감이 들게 되는 것이죠. 늘 이렇게 생각해 왔는데 최근에 필자한테 새로운 존재감을 주었습니다. 필자가 어떤 일로 인하여 넷째 손가락 손톱이 들뜨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당연히 조심해서 손동작을 하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손톱이 확 뒤로 재껴지는 사고가 종종 발생합니다. 그렇게 되니 손톱 전체가 들뜨게 되었네요. 쉽게 말해서 우리가 인지하고 있지는 못해도 넷째 손가락이 적지 않은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몇 번을 그런 일을 당하자 절로 넷째 손가락이 어떤 일을 하는가에 대한 생각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그것은 세 손가락보다 넓은 면을 잡거나 동작을 마무리할 때 손톱이 그 물체의 면에 걸려서 뒤집어지는 것이었습니다. 두꺼운 고형물을 잡을 때도 그렇고 또한 얇은 천도 그러합니다. 쉽게 말해서 약지가 엄지 검지 중지를 보좌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그 세손가락을 보좌하기 위해서는 역시 길이와 굵기가 검지와 중지와 비슷해야만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축구할 때 맨 앞의 공격수만으로는 점수를 얻지 못하는 이유에 비유하면 바로 이해가 될 것입니다. 약지는 바로 공격수가 공을 넣을 수 있게 결정적으로 도움을 주는 바로 그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자연이 만들어낸 생명체에 대한 어떤 평가이든 그 안에는 경중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이 최근의 깨달음입니다. - 끝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