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먹고 감기에 걸린다고 말하면 누구나 웃을 것입니다. 특히 양방적인 시선으로 인체를
보는 것에 익숙해진 사람이라면 더욱 더 그러할 것입니다. 수박은 비타민 씨가 많은
과일이고 감기의 원인은 바이러스인데 수박이 감기의 원인이 된다니 이런 말 하는 놈은
미친 놈이 분명하다 라고 비난도 서슴치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인체를 좀 더 관찰해보면 수박과 감기는 분명히 관계가 있습니다.
다음의 치험례는 수박을 먹고 감기로 고생한 아이에 관한 것입니다.
1. 인적사항
이 0 0, 남, 만 56세
주소 : 서초구 서초동
2. 주소
감기로 인한 기침, 구토, 오한, 눈물, 콧물, 발열, 짜증
3. 참고사항
작년 가을에 아이가 감기에 걸려 2달이 지나도록 낫지 않아서 더 이상 양약을 먹일
수가 없어 래원한 적이 있는 아이 입니다. 감기가 2 달이 지나도록 낫지 않는 이유는
이 아이의 정기가 이미 떨어져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감기가 안낫는다고 양약을
계속 먹이면 양약은 몸을 더욱 냉하게 만들어 아이의 정기를 손상시킵니다. 그래서
감기 증상은 조금 낫는 듯 하다가 기침이나 소화기 증상은 더욱 악화되는 것입니다.
아이의 체질이 소화기가 약하고 간열이 있는 편이라서 증상은 늘 열이 났다가 곧
추워지는 것을 반복하면서 식은 땀과 자주 토하고 배가 아픈 것이 었습니다.
그래서 간열을 없애주고 습은 없애는 처방으로 치료한 적이 있는 아이였습니다.
지금은 5월 중순이어서 날씨가 따뜻한데도 불구하고 감기로 인하여 기침, 오한, 눈물,
콧물, 발열, 짜증등이 심하다고 할머니께서 손자를 데리고 왔습니다.
아이를 진단해보니 몸이 냉하고 습이 많았습니다. 평소에 간열이 있는 아이가 냉습한
이유는 음식섭생이 잘 못된 경우가 대부분일 것입니다. 만일 다른 이유라면 분명히
무엇때문에 감기증상이 왔다고 할머니께서 말해주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음식섭생은
일반 사람들이 모르는 까닭에 "아무 이유없이 갑자기..." 이렇게 말하곤 합니다.
"아이가 찬것을 먹은 것이 쌓여 몸이 좀 냉해졌는데 아마도 요즘 날이 더우니 찬것을
더 많이 먹다보니 감기가 온 것 같습니다. 열이 39도 이상 올라가지 않으면 해열제를
먹이지 마시고 그대로 땀을 내게 해주시고 큰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러자 할머니께서는 무엇인가 알아치린 듯이
" 아 요즘 수박을 찾고 그저께 저녁에도 수박을 많이 먹었어요. 그러더니
어제부터 감기가 왔어요" 라고 말하셨습니다. 할머니께서는 경험으로 수박이 찬 기미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계신 것입니다.
4. 변증
간열
비습냉
표(말초 근육이나 피부 혹은 두면부의 피부가까운 쪽)에 열이 울체
5. 병리
간열이 높은 아이가 열을 식히기 위해 찬 기미의 음식을 과도하게 섭취하자 비위가
허냉해지면서 기를 피부밖으로 발산시키는 힘이 떨어져 열이 피부근처에 울체되어
감기증상과 소화기증상이 나타남.
6. 치법
거습지제와 소간지제(보험약)
7. 결과
다음날 왔을 때는 아이가 명랑해지고 증상도 많이 없어졌음. 하루 더 투약하자
괜찮다고(전화) 그 다음날은 오지 않았음.
그런데 하루 건너 뛰고 난 다음날 다시 아이를 데리고 왔음. 아이를 살펴보니
아이의 상태가 더 나빠져있었음. 짜증은 내지는 않았지만 힘이 하나도 없이
콧물과 눈물자국만 얼굴에 초췌하게 나타나있었음.
어쩐 일인가 할머니께 물어보니 아이의 엄마가 어제 저녁에 또 수박을 사다가
아이와 함께 같이 먹었다고 말합니다.
참 어이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수박을 먹이지 말라고 했지만 젊은 엄마의 생각은
수박은 비타민 씨가 많아 감기에 좋다는 텔레비젼말을 믿었던 모양입니다.
할머니께서도 말리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텔레비전의 위력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이럴 때는 한 분야의 전문가로서 무력감이 느껴지는 순간입니다.
아이가 너무 냉하여 이번에는 속을 따뜻하게하고 습담을 없애는 보험약을
주었습니다. 그 다음날은 다시 아이가 생생해서 왔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증상이 남아 있어서 다시 소간지제와 거습지제를 주었고 그 다음날 역시
그렇게 했습니다.
결국 2일 만에 치료가 끝날 것을 5일씩이나 지체되었고 그 사이에 아이의 몸은
더욱 약해졌을 것입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전통적인 보건교육이 사라지면서
엄마들이 아이를 마치 기계조정하듯이 키우는 세태가 아쉽습니다.
수박뿐 아니라 찬 기미를 가진 음식들은 소화기 혹는 페가 약한 아이들이 비록 간열이 높아
이불을 차내고 자더라도 많이 먹게되거나 연일 먹게되면 몸의 기운이 울체되어 감기나
몸살이 쉽게 옵니다. 즉 우리가 몸에 좋다는 과일도 내 몸 상태에 맞지 않으면 독약이
되는 것입니다.
8. 수박에 대한 기미
졸저 " 생활의 기미"에서 수박에 관한 부분을 인용합니다.
수박
아주 차고 스스로 수기가 많아 수기를 정체시킵니다. 따라서 속이 냉하거나 몸에 습이 낳은 사람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한편 그 반대로 속에 열이 많은 사람 가운데 얼음물을 즐겨 찾는 사람들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왜냐하면 찬 것은 결국 더운 것을 부르는데 속에 열이 있다고 찬 것을 많이 먹게 되면 몸에서는 찬 것에 대항하기 위해서 다시 열을 내게 되니 속열은 더욱 오르고 동시에 습은 여전히 조장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