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모습이 멀쩡하고 잘 닦인 중형 세단을 보면 왠지 믿음이 갈 수밖에 없습니다. 적어도 최고급은 아니어도 다니는 데에는 불편하지 않을 거란 그런 믿음 말입니다. 그런데 타서 시동을 걸고 달리다 보면 왠지 소리도 불규칙하고 운전대 움직임도 조금 불안하고 매연도 좀 있을 것 같은 - 그러나 차가 어디 부서지거나 작동이 안 되지는 않고 다만 불편한 상태인 경우를 만난다면 사람들은 보통 어떤 느낌을 가질까요? 보통은 아마 정밀 검사를 해봐야 한다고 말은 하겠지만 그렇다고 결정적인 하자가 없으므로 불편함을 그냥 감수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사람의 건강 상태도 이와 비슷한 경우가 드물지만 간혹 있습니다. 예컨대 증상은 수 십 가지가 많은데 양방 검사에는 건강에 구조적인 문제도 없고 증상의 강도에도 결정적인 하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