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선무당이 사람잡는다
축구 중계를 보다 보면 선수가 다치면 바로 얼음을 그 부위에 갖다 댑니다. 이런 시청각효과인지는 몰라도 발목을 조금만 접질러도 집에서 냉장고의 얼음을 수건에 싸서 접지른 부위를 찜질하는 경우를 간혹 봅니다. 이런 흉내를 "선무당이 사람잡는다" 라는 속담으로 표현하죠.
수년전에 한 고등학생이 발 목을 접질러서 침치료를 받게 되었습니다. 특별히 붓거나 멍든 흔적도 없었고 통증도 심하지 않았는데 이상하게 치료가 길어지게 되었습니다. 일주일이 지나도 차도가 없고 발을 만져보면 특별히 아픈 곳도 없는데 걸으면 어딘가 불편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자세히 발목 주위를 손으로 만져가는데 이상하게 발등 부위의 힘줄이 전에 비해서 더 단단한게 느껴졌습니다. 참으로 이상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어찌 치료를 받는데 이것이 오히려 더 단단해지는지 모르겠구나. 혹 집에서 이곳을 무리하게 움직이거나 운동하니?" 하고 물으니 안그렇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렇다면 혹 잘 때 발목을 내놓고 자니?" 하고 물으니 역시 아니라고 답했습니다.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가 일단 좀 더 지켜보기로 하고 잠잘 때 꼭 발을 이불 밖으로 내밀지 말고 뜨거운 돌맹이로 따듯하게 찜질하도록 말해 주었는데 그제서야 그 학생이 뭔가 깨달았는지 미안한 표정을 지으면서 "매일 밤 집에서 얼음 찜질해요" 라고 말합니다. "아니 내가 전에 분명히 얼음 찜질은 하지 말라고 해잖았니?" 하고 힐난하자 친구들이 그러라고 해서 했답니다. 그 나이에는 전문가인 제 말보다는 비전문가인 학교 친구들의 말이 더 신뢰를 줄지 모릅니다.
그 학생은 그 이후에 집에서 얼음 찜질을 그만두고 대신 따뜻한 찜질을 하고 두 번정도 더 침구 치료를하고 정상으로 되돌아갔습니다. 처음부터 제 말을 따랐다면 2,3일이면 치료가 끝났을 것입니다.
두어 달전에도 이와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한 젊은 아주머니가 수영장에서 발목을 삐어서 수영장에 상주하는 체육전문가(정확한 명칭은 모르겠습니다)가 얼음 찜질을 계속 해주고 있는데 나아지지 않아서 래원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발목을 보니 특별히 붓지도 않았고 멍든 자국도 없었습니다. 물론 3,4일은 지났다고 했는데 그 동안 나아지지 않았다고 해서 처음에는 상태가 어떠했냐고 물어보았는데 처음과 똑 같다고 합니다. 처음부터 붓지도 않고 멍든 자국도 없었고 통증도 심한 편은 아니었는데 계속 불편하다고 합니다. 좋은 수영장을 다니는 공주스타일의 젊음 아줌마라 엄살이 좀 심하다는 느낌은 받았습니다. 그래도 침을 놓아주고 핫팩을 해주고 더 이상 얼음찜질을 하지 못하도록 주위를 주었습니다.
그런데 그 분의 행동은 일반 사람들의 상식과 너무도 어긋나게 연속되었습니다.주제와는 다소 거리가 있어서 그 내용은 생략합니다만 그 분은 정상적인 사고를 가진 분이 아닌게 확실합니다.
며칠이 지나서 직원과 통화한 내용에 의하면 여기서 침 맞고 안나아서 다시 수영장에 갔는데 수영장 코치(직원은 코치라고 말햇습니다)는 얼음 찜질을 계속하라고 해서 얼음찜질을 했더니 좀 나아졌는데 그러나 다시 아파서 지금은 걸어다닐 수가 없다고 했답니다. 참으로 황당한 일이었습니다. 여기서 침치료는 단 1회였었고 수영장과 집에서의 얼음찜질은 몇날인지는 몰라도 말하는 기간을 통해서 볼 때는 적어도 2 주이상은 되는 것 같았습니다. 그 분의 논리대로라면 직원과의 통화시에는 얼음찜질로 다 나아서 걸어다녔어야 합니다. 그런데 처음 발목 삔 다음에도 걸어다녔고 수영장도 잘 다녔는데 지금은 지금은 점점 더 악화되어 걸어다닐 수 없다면 더 악화된 것인데 얼음 찜질로 나았다고 하니 논리가 맞지 않습니다.
앞에서 언급한대로 이분의 말에는 논리가 없으므로 말의 진실을 규명은 필요가 없고 쉽게 말해서 발목을 삐었는데(실제로 삐었는지 그냥 피로로 인한 불편함인지는 본인도 사고경위에 대해 역시 뚜렷하게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한의사보다 더 실력있는 수영장코치 말에 따라 얼음찜질을 계속 했으므로 나아질 것이 틀림없는데 아직 나아지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황당의 연속입니다.
나아질 수가 없습니다. 아마도 아프다고 얼음 찜질을 계속하게 되면 이분은 나중에 발 목을 쓰지 못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약간의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제 말에 동의하실 것입니다. 위의 두 사례에서 보듯이 어설픈 단편정보에 의한 이러한 무지는 널리 퍼져있는 것 같습니다.
2. 냉 찜질과 온 찜질은 언제 해야 하는가?
운동을 하다가 다쳐서 상처부위에 열이 나면 그 때는 얼음 찜질을 해주어야 합니다. 축구선수들이 뛰다가 부딪히거나 인대나 근육에 손상을 입게 되면 그 주의 피부가 붉어지고 열이나면 염증이 빨리 진행될 수 있으므로 그것을 피하기 위해서는 그 부분의 대사가 항진되는 것을 막아야 하는데 얼음을 갖다 대면 혈관이 위축되고 체액이 저류되고 열이 내리면서 염증이 진행되는 것을 막아줍니다. 상처부위에 고름이 생겨서 열이 계속나지 않는 한 얼음 찜질은 하루 정도 혹은 길어야 이틀 정도로 그쳐야 합니다. 만일 열이 나지 않는데 얼음찜질을 해주게 되면 대사기능이 떨어져 그 상처부위에 노폐물이 빠져 나가지 못해서 2차적인 병리가 진행됩니다. 냉기에 대항하기 위하여 주요 조직의 보호를 위한 습담이 증가하게 되어 근육등이 굳어지게 됩니다.
반복되면 관절손상을 입게 되구요.
쉽게 말해서 다쳤을 때 얼음 찜질은 손으로 만져보아 열이 팍팍나면 해주고 그렇지 않다면 해서는 안됩니다. 비록 열이 나더라도 이미 상처가 오래되어 고름이 생겼을 때는 얼음찜질을 전문가의 판단에 따라야 합니다. 이에 대한 병리는 길므로 생략합니다.
이 외에는 온 찜질이 좋습니다. 온 찜질 가운데 가장 좋은 방법은 오이지 담글 때 눌러주는 둥근 돌을 가스 불에 한 3분 정도 가열한 후에 수건으로 둘러 싸서 상처부위에 은근히 열을 가해주는 것이 최고입니다. 그런 상황이 안되면 핫팩도 차선이구요. 열을 은근히 가열한다는 것은 그 부위의 대사기능을 올려서 상처로 인한 2차적인 부산물을 빨리 제거하고 신선한 정기를(영양) 보충시켜주기 때문입니다.
이글을 읽으시는 분들이 이런 기준을 주위 사람들에게 바로 알려주기를 희망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