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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세 소년의 야뇨와 코골이

강남하라비한의원 2009. 4. 4. 13:14

평범한 치료사례입니다만 이 아이의 특징이 감기를 아주 잘 걸리는 아이이기 때문에 기록을 남깁니다. 감기 잘 걸리는 아이 흔히 보지만 초여름에도 감기에 잘 걸리는데 그 때 재미있는 일화가 있어서 그런 것입니다.

한번은 유월의 더운 날씨에 감기로 간단한 처방을 받고는 다음날 다 나았다고 할머니 한테 인사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틀이 지난 후에 다시 감기에 걸렸다고 할머니와 함께 왔습니다. 언제부터 그러냐고 하니 오늘 아침부터 그렇다고 합니다. 여러 사정을 들어 보아도 감기에 다시 걸릴 일이 전혀 없어 보였습니다. 그러다 더운 날씨라는 생각이 미치자 얼핏 스치는 생각이 있어서 물어 보았습니다.

"얘 어제 수박 먹었었지요?"
"예, 수박을 참 좋아해요. 과일은 감기에 좋다는데...?"
"예, 바로 그것 때문입니다."
"과일은 감기에 좋다는데...?"
"수박이 감기에 왜 좋은지 모르겠으나 하여간 이 아이는 수박을 먹으면 감기 걸릴 것입니다."
"호오 그러고 보니 요 전 날에도 수박먹었는데 그래서 그래서 감기걸렸나? 애들 엄마가 수박을 좋아해서... 정말 그렇네요. 왜 그런대요?"
"아이가 간열이 많아 평소에 시원하고 단것을 좋아하는데 그렇다고 수박을 많이 먹게 되면 수박의 성질이 차서 약한 이 애기한테는 바로 감기도 걸리게 하고 기침도 나오게 합니다."

이후로 감기로 자주 래원하곤 했습니다.

그 사이 다시 1년이 지나자 나이가 4살이 되었는데 아이가 오줌을 못가리고 여전히 마른 기침이 그치지 않고 밥도 잘 안먹고 하여 약 처방을 하기로 했습니다. 아직까지 늘 기저귀를 차고 있다는 말은 방광근육이 제대로 발달하지 않은 것입니다.  일단 이것을 주로 해서 처방을 다음과 내렸습니다.

야뇨치료

1. 인적사항
ㅅ   0   0, 남,  만 4 세
주소 : 서초구

2. 주소
야뇨

3. 부수증상및 진단지표

맥 : 세 긴 삽 삭
설 : 태백후 혀가 길게 늘어짐. 윤
흉복 :  우측갈비뼈 아래
        
4. 변증
간허
비대
심소
폐약

5. 병리
비록 소화기관은 튼튼 한데 간이 허한 것이 그것을 상쇄시킬 정도가 되어 아이가 늘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하고 몸이 마른 상태입니다. 여기에 폐기운도 약해 평소에
호흡기 질환을 늘 끼고 있음. 심장이 약하니 몸에 습담이 많아 기침이 많고 방광쪽의
근육이 늘어져 낮이나 밤에도 기저귀를 차고 있어야 할 상태가 된 것임.

6. 치법
이수거습
보간행혈

7. 투약
일단 이수거습을 주로 했음.  이것이 되어야 행혈도 가능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8. 결과
그리고 소식이 한동안 없다가 약 5개월이 지나서 다시 감기로 래원했음. 그 때 약먹고
밤에 오줌누는 일은 없어져서 그 이후부터는 기저귀를 차고 있지 않는다고 합니다.

5개월 후의 코골이 치료

그런데 요즘 문제는 애기가 잘 때 코를 심하게 곤다고 해서 2차 투약을 원하였습니다.
코골이의 이치는 여기서는 생략하겠습니다.(궁금하신 분들은 여기서 코골이 검색해서 읽어 보세요.)

이 번에는 거습발표에 촛점을 두고 처방하였습니다. 그리고 코골이는 없어졌다고 합니다. 그리고 다시 4개월이 지난 오늘 다시 래원했습니다. 코골이 약 먹고 밥도 잘 먹어서 잘 뛰어 논다고 하는데 그러고 보니 이제는 제법 아이가 의젓해 보입니다.  물론 이번에는 감기증상은 없는데 이상하게 기침이 끊어지지 않는다고 한 것입니다. 장기투약을 했으면 확 좋겠는데 이번에도  사정상 간단하게 처방해 주었습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물었습니다.

"애야 너 지금도 수박 좋아하니?"
"아니...안녕히 계세요 선생님" 해맑게 웃으면서 인사합니다.
이 아이는 수박뿐 아니라 참외 멜론 아이스크림 오이 키위 딸기등 찬 기미가 있는 음식을 먹으면 바로 감기에 걸리든가 혹은 목이 부어 아침에 가래가 끓거나 기침이 심하게 나오게 됩니다. 비슷한 아이들이 주위에도 많이 있을 것인데 혀에 백태가 하얗고 입안에 침이 많은 아이들을 보면 이런 음식을 피하도록 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