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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흉과 자침 그리고 한/양의사들의 무지

강남하라비한의원 2009. 4. 25. 15:35

오늘 아침 일찍이  양쪽 폐의 기흉으로 수 년 간에 걸쳐 7번이나 수술한 사람이 목과 어깨가 아프다고 침구치료를 목적으로 래원했습니다. 자침하면서 그 분과 나눈 대화내용을 이야기 합니다. 더불어 기흉에 대하여 양의사들의 무지내지는 혹여 고의적으로 환자에게 잘못된 정보를 주는 실태와 경험이 얕은 한의사들의 무지에 대하여 조금 비판적인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기흉이란 폐를 둘러싼 폐장막과 폐포등이 터져서 공기가 기관지로 나오지 않고 몸으로 빠져 나오는 것을 말합니다. 살아있는 생물체의 폐는 주위의 공기보다도 더 높은 압력을 유지합니다. 즉 적즉적인 생체의 대사가 없으면 폐의 공기는 저절로 빠져 간다는 말입니다. 쉽게 말해서 갈비뼈를 둘러싼 근육과 내장을 둘러싼 근육의 힘이 없으면 숨을 쉴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람이 죽게 되면 근육의 힘이 빠지니 저절로 숨이 멎게 됩니다.

약 10년 전에 기흉이 생겨서 수술했는데 6개월 동안 계속 재발하였답니다. 나중에는 병원에서 기흉이 재발이 잘 되는 부위를 아예 다 터뜨리는 큰 수술을 했다고 합니다. 즉 그 부위 폐포를 아예 다 죽여 없앤 것입니다. 그랬더니 이번에는 다른 족 폐에 기흉이 생겼다고 합니다. 그래서 다시 수술하여 결국은 지금까지 모두 7번의 수술을 했다고 합니다.

환자나 환자 주위에 있는 가족들이 답답한 사람이라고 생각되어 물어보았습니다. 그렇게 수술을 할 동안 병원에서 뭐라고 했고 본인은 그 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구요. 병원에서는 몸이 건강하면 기흉은 안생긴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그 말은 맞는 말인데 그러면 본인은 어떻게 건강을 챙겼냐고 하니 대답이 명확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본인이 한 것은 아무것도 없는 샘입니다. 병원에서는 응급시에 응급조치를 열심히 해 주었을 뿐이구요. 문제는 수술 횟수가 많아지면 그 만큼 몸 전체와 폐도 약해지고 나아가 폐는 지속적으로 약해지고 있는 것을 방치하는 것입니다.

양의사 말대로 몸이 약해지면 기흉이 생기는데 몸이 약해지면 기흉이 생기기 전에 반드시 어깨나 목 혹은 몸의 다른 부위가 몸이 약해졌다는 신호를 보내게 되어 있는데 그 신호를 무시한 것이 더 큰 잘 못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기흉이 진행 중이면 폐속의 공기가 조금 씩 빠져나오면서 목 혹은 어깨 근육이 아플 수 밖에 없는데 이 때문에 한의원에 침 맞으러 오면 경험이 없는 한의사는 단순한 근육통인줄 알고 어깨나 등 주위에 침을 놓는데 이미 기흉은 진행중이므로 침을 맞아도 나중에 숨이차고 급해서 양방병원에 가면 기흉이라고 진단을 내리게 되고 그리고 거의가 침 맞아서 기흉이 생겼다는 말을 듣습니다 라고 말해주었습니다. 그야말로 오비이락인 경우인 것입니다.

혹 있을 지 모르는 양의사들의 무지 내지는 고의적인 무고에 대하여 실없이 바가지를 쓸 필요가 없어서 내가 지금 자침하는 자리는 모두 폐와 관계가 없는 자리임을 본인한테 확인시켜주었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기흉에 대해서 본인도 알아야 할 사항이라서 그렇게 이야기 한 것입니다.  실제로 침으로 폐포를 관통하기도 어렵고(그렇게 깊이 침을 꽂아야 할 이유도 없고 또한 폐가 있는 부위에 혈자리는 있지만 그러나 이는 자침 혈자리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설사 호침으로 폐를 관통했다고 하더라도 보통 사람의 경우 기흉이 생기지 않습니다. 예컨대 호침보다 수백배 내지는 수천배나 큰 총알을 가슴에 맞고 폐속에 저장해 두는 뉴스를 들어본 경험이 있을 터인데 그런 분들이 기흉이 생기지 않는 이유를 생각해보면 쉽게 이 말이 이해가 되실 것입니다.

그러나 종종 침 맞고 기흉이 생겨서 병원에 가면 침때문이라는 말 때문에 경험없는 한의사들이 억울하게 누명을 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런 오해를 불식시키고 싶습니다. 누구나 실수는 있겠지만 그래도 한의사의 실수와 병리와는 구분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이는 수술을 많이 하는 양의사들한테도 똑같이 적용되는 말입니다.

기흉의 근본원인은 양의사 말대로 몸이 약해서 - 좀 더 세밀하게 말하면 폐가 약해서 스스로 생기는 것입니다. 그러면 답은 간단합니다 폐를 튼튼히 해주는 것입니다. 전문적인 용어로 말하면 폐음(肺陰)을 튼튼히 해주어야 하는데 이는 다른 오장의 성쇠를 살펴서 원인부터 잡아가야 합니다.

위의 예를 든 경우처럼 수술후에 재발하는 것은 그 원인을 잡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지극히 일부겠지만 경험많은 환자들 가운데 이런 사례를 악용하여 한의사들에게 정신적 경제적 피해를 주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런 경우는 양심있는 양의사의 소견이 필요합니다. 인간의 지식이나 지혜는 한계가 있지만 그러나 이미 다 알고 있는 사실에 대해서는 비록 밥그릇 싸움을 할 때는 하는 중이더라도 서로가 솔직해졌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