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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밥(귀지)가 생기는 이유

강남할아버지한의원 2009. 5. 11. 14:41

귀밥이 생기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우리는 때로는 아주 이해하기 어려운 개념인 활성산소가 어떻고 콜에스테르 수치가 어떻고 하는 물음에는 익숙합니다만 이렇게 아주 단순한 물음에는 대답하기 어려운 경우를 종종 겪습니다.  저는 사물을 이해하려고 할 때 무엇이든지 가장 쉬운 것부터 이해를 해나가는 것이 큰 흐름을 잃지 않는 중요한 요소라 생각합니다. 건강도 마찬가지 입니다. 우선 내 눈에 보이는 가장 평범한 것들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먼저 알아야 수 많은 정보의 바다에서 표류하지 않습니다.

사람마다 귀밥(귀지의 사투리인데 그냥 귀밥이라고 씁니다. 이유는 잠시 후에)의 형태도 다르고 양도 다릅니다. 어떤 사람은 건조한 가루처럼 나오고 어떤 사람은 딱정이로 어떤 사람은 고름처럼 흐르기도 합니다. 또 어던 사람은 매일 귀밥을 파내야 할 정도로 많이 생기는가 하면 그 반대로 몇달이 가도 파내지 않는 사람도 있습니다.

무릇 사람의 몸은 그물과 같아서 들어오는 기운이 있으면 반드시 나가는 곳이 있는데 이렇게 몸에서 그 진기를 빨아서 쓰고 밖으로 내보는 것을 우리는 똥이라고 부릅니다. 그러니까 실제로 귀밥은 귀똥이라고 불러야 일관성이 있는 말이 됩니다만 누군가 머리에 있는 것이니 똥대신 밥을 붙였던 것 같습니다.(그러나 이빨에 긴 찌꺼기는 잇똥이라고 합니다.) 표준어는 귀지인데 이는 어설픈 한자어 영향이 아닌가 추정합니다. 밥과 찌거기는 어울리지 않으니 귀에다 한자어 기름 지를 붙여서 만든 말 같습니다. 저는 그냥 귀밥으로 쓰고자 합니다.

어원에 관한 이야기는 좀 더 재미있게 할 수 있지만 여기서 그치구요. 우선 귀밥이 왜 생기는 지를 알아봅시다.

우리 몸에서 가장 에너지(생기)를 많이 소모하는 곳은 바로 뇌입니다. 에너지 소비가 많은 곳은 당연히 노폐물(탁기)도 많이 생깁니다.  당연히 뇌는 그 노폐물을 여러통로를 통해서 밖으로 뻬 보냅니다. 귀밥은 그 가운데 하나입니다.

뇌의 연수부분과 작은 골 옆부위에서 생기는 노폐물을 배출하는 방법은 척수를 통하여 대부분이 나가겠지만 일부는 그 근처의 피부를 통해서 나갈 수 밖에 없는데 바로 귓구멍이 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귀밥이 많은 사람은 그 부위에서 노폐물이 잘 생기거나 혹은 귓구멍을 통해서 잘 빠지는 구조일 것입니다. 귀밥이 적은 사람은 노폐물이 적게 생산되거나 혹은 귀구멍의 피부조직의 호흡기능이 약하든가 합니다. 노폐물의 생산 정도와 배출기능에 따라 다른 통로 예컨대 구강 비후강 눈 혹은 척수에 적절히 분배되어 나가든가 아니면 그 부위에 다른 병리적인 증상을 나타낼 것입니다.

따라서 귀밥의 양상변화에 따라 내 몸의 건강의 유지 상태 - 특히 뇌부위 건강유지상태를 알아볼 수도 있습니다. 이것을 입증하는 치료사례를 하나 올립니다. 귀밥이 너무도 많아 매일 아내가 귀밥을 파주어야 하는 중년 남자의 치료사례입니다.

1. 인적사항
ㅈ   0   0, 남,  만 47세
주소 : 광주광역시

2. 주소
몸냄새, 입냄새, 발냄새가 심하다.
귀밥이 너무 많아 매일 파주어야 한다.

3. 부수증상및 진단지표
잘 놀라는 편이다.
어렸을 때는 코피를 자주 흘렸다.
침을 삼키면 걸리는  듯하다.(매핵기)
개기름이 심하여 늘 안경이 흘러내린다.
구각미란이 자주 있고 입술 주위에 헤르페스가 잘 생긴다.
입술에 흰 가루가 잘 생긴다.
아토피가 있었고 지금도 흔적이 피부에 착색되어 남아 있다.

맥 : 미부 미대  미삭 약
설 : 태백가 매우 두껍다.  치흔. 설하정맥이 특히 크고 어둡다.
흉복 :  특이 사항 발견 못함.
        
4. 변증
간대간허간울
비대
심약
폐약
신미약

5. 병리
비록 간이 크지만 허하고 비위는 튼실하여 몸에 살집은 있는데 비하여 심폐신이 약해서 상초기화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여러가지 냄새가 나는 것임. 일단 습담이 내장보다는 피부근처에 쌓이는 생리적인 특징을 갖고 있음. 그런데 뇌에서 나오는 습담이 부분적으로는 얼굴의 개기름이나 구취 혹은 인후부로 나오는 것이 일반적인데 비하여 이분은 습담이 너무 많아서 그것이 귓 구멍을 통하여 많이 배출하는 것임.  몸냄새는 그것의 또 다른 형태로 기체가 되어 나오는 것임.

6. 치법
거습담
거습열

7. 투약및 결과

1차 투약
거습담제와 소간제가 주였음.

1차 결과
혀의 백태가 줄고 개기름이 줄었다.
냄새는 여전하다.
귀밑의 검은 기미(아토피 착색)가 옅어진 듯 하다.

2차 투약
습담제를 조금 줄이고 대신 이수제를 가미했음.

2차 결과
개기름이 많이 줄어서 안경이 흘러내리지 않는다.
아침 발기력(Morning Erection)이 강해졌다.
침 삼킬 때 걸리는 듯한 느낌(매핵기)는 없어졌다.
발냄새는 여전하다.(그러나 다른 증후로 볼 때 몸냄새는 줄은 것이 확실함)
귀밥이 줄어서 이제는 아내가 2일에 한번 귀를 파준다.
설하정맥이 밝아지고 크기도 줄어들었다.

3차 투약
행혈거어제 가미

3차 결과
복약으로 인해 체중이 5킬로(78킬로 -> 73킬로)나 줄어들었다.
발냄새가 조금은 준 것 같다.(다른 냄새는 많이 줄었다는 뜻임)
얼굴이 작아였다.
귀밥이 없어져 이제는 귀를 파지 않는다.

4차 투약
3차와 같음

현재 투약 중임.

8. 후기
원레 이분은 몸냄새를 치료하기 위해서 내원하신 분입니다. 실제로는 냄새보다도 몸은 더 중요한 신호를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것은 인식하지 못하고 다만 당장 눈에 보이는 냄새에만 관심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냄새도 하나의 신호임은 분명하고 냄새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관련 장부(간 심 폐)를 다 다스려야 하니 역시 다른 증상들도 없어지는 것입니다. 무릇 한의학이란 부분치료가 있을 수가 없습니다. 언제나 오장이 중심이 되니 결국은 온 몸을 치료하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한의사가 부분만 치료한다고 말하는 이가 있다면 그 사람은 아직 인체를 모르고 한의학을 모르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분은 체질적으로 습담이 잘 생기는 체질이어서 그 습담의 형태가 여러가지 증상으로 나타난 것입니다. 몸냄새 백태 체중 귀밥 얼굴이 큰 것 등등 많은데 습담을 없애주자 여러 증상도 같이 없어지는 것입니다.

3차 복용 후에 스스로 얼굴이 작아졌다고 말씀하신 것으로 보아 결국 얼굴에 습담이 가득차서 얼굴도 커진 것이고 그러니 귀밥도 많이 생겼던 것입니다.  
만일 이분이 이런 증상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두면부에 습담이 증가해서  간의 허열을 타고 결국은 뇌혈전이나 관상동맥이 막히는 병증이 생길 것입니다. 제 판단으로는 이미 관상동맥은 조금 막힌 듯 합니다.
그러나 복약으로 지금은 괜찮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백태가 쉽게 줄어든 것으로 보아 관상동맥이 막혀도 그렇게 딱딱하게 쌓인 것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본인은 의식하지 못했어도 이 분은 몸 냄새를 치료하다가 몸 냄새 뿐 아니라 더 중요한 심혈관 병증을 예방하게 된 것입니다. 이것도 행운입니다. 행운은 때로는 본인들이 모르는 경우도 많은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