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잠을 깨서 기지개를 마음 껏 펴면 온 몸에 기운이 넘칩니다. 그런데 기지개를 펴지 못하는 날은 몸이 무겁습니다. 왜 그럴까요? 자 차분하게 이야기 해 봅시다.
1. 기지개란 단어의 뜻
기지개란 단어는 원래 한자가 없는 순수 우리말인지 아니면 원래 한자가 들어간 글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사전에는 한자가 없는 것으로 보아 순수한 우리 말 같지만 사전에 그렇다고 한자와 관련이 없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한자의 고어는 본래 이 나라 선조들이니 한자의 일부도 우리 순수한 말이고 삼한지역에 살던 선조들의 소위 순순 우리말도 역시 우리말이니까요.
저는 일부러 기지개에 한자를 붙였습니다. 한자를 붙일 때 氣肢開 혹은 氣之開 이렇게 두 가지로 붙였는데 어느 것이나 뜻이 통합니다만 전자가 더 좋을 것 같은데 다만 쓰는 문맥에 따라 선택해서 쓸 수 있다고 봅니다.
기지개(氣肢開) 라고 쓰면 기가 사지로 가서 기의 소통로가 열린다는 뜻이고
기지개(氣之開) 라고 쓰면 기가 가서 열린다 혹은 열리 때까지 간다는 뜻이니 어느 것을 써도 지금 말씀드리려는 뜻과는 통합니다. 다만 전자 보다는 후자가 기 흐름을 사지에 국한 시키지 않았으니 좀 더 범위가 넓으므로 말하는 사람의 의도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참고로 중국어나 영어에는 기지개에 해당하는 단어가 그냥 허리를 편다 혹은 스트레칭으로 나와 있지 이렇게 우리 말처럼 깊은 우주관이 드어가 있지 않습니다. 우리 말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고대의 기(氣) 사상은 북방민족 가운데 동이족인 우리 선조들한테만 있었던 것이 눈에 그냥 보입니다. 기에 관한 우리의 고귀한 사상이 한대(漢代)를 지나면서 마치 한족(漢族)의 것인양 인식되어 온 것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2. 기지개는 언제 펴나?
기지개를 위의 한자로 생각하니 보통 기지개를 편다는 말은 마치 역전앞과 같이 동의어 반복이 되겠네요. 개(開)라는 말이 열다 편다라는 말이니까요. 동의어 반복이라도 말은 쓰면 그런대로 통하니 그냥 넘어가구요.
기지개는 일반적으로 충분히 잠을 자고 난 다음이나 혹은 의자 같은데 앉아서 한참을 자신도 모르게 졸고 난 다음에 펴게 됩니다. 운동 중간에 혹은 잠이 충분하지 않았을 경우에는 기지개를 펴지 않습니다. 동물들도 기지개를 펼때는 한참 동안 잠을 자든가 아니면 누워서(엎드려서) 존 다음에 폅니다.
3. 기지개를 펴는 이유(생리)
잠을 자거나 자신도 모르게 한 동안 졸았다는 것은 내 몸의 긴장을 풀어서 내 몸의 기 운행이 안으로 들어가 오장이 쉬고 있었다는 뜻입니다. (한의학도를 위해서 좀 더 전문적인 말로 표현하면 밤이 되면 양경락은 안으로 들어간다는 말이 있는데 이 말을 이해못하는 한의학도라면 실없이 여러 중국책들을 뒤적일 필요없이 간단히 이 기지개의 생리만 생각해도 그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금방 머리에 들어 올 것입니다.)
모든 운동의 변화, 즉 생물이든 무생물이든 나름대로의 존재의 법칙이 있는데 그것이 변화이고 그 가운데 생물의 생존이치를 생리라고 합니다. 무생물인 경우에는 물리라고 하죠. 또 하나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의 흐름 가운데 생각의 이치를 문리(文理)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치는 눈에 보이든 보이지 않든 같은 우주 안에서의 이치이니 서로 갚은 관계가 있습니다. 이에 관한 글은 나중에 여유 있을 때 다시 이어갈 것입니다.
이제 다시 기지개의 생리로 돌아갑니다. 기의 흐름이 양에서 음으로 변하는 것은 우주의 기를 모아서 자신의 개성에 맞게 기를 저축하기 위한 것입니다. 마치 밥을 먹을 때 운동하지 않는 이유는 기를 저장하기 위해서 소화를 해야 하는데 운동을 하게 되면 소화기능을 중지시키고 기를 발산하게 되니 기의 음양이 비효율적으로 운행하게 되는 것입니다. 즉 잠을 잔다는 것은 기를 저장하기 위한 과정 입니다. 그래서 내 몸에 충분한 기가 저장되면 그 다음에는 기를 발산하기 위하여 잠을 깨고 활동하려는 것입니다. 인생은 이 과정의 연속일 뿐입니다.
잠을 깨고 나면 온 몸에 기혈 순환을 시켜 주어야 합니다. 그런데 쉬고 있던 몸을 갑자기 움직이면 근육이나 오장에 무리가 갑니다. 따라서 몸에서는 이를 피하기 위하여 일단 온 몸의 활동에 앞서서 먼저 기를 보내야 하니 양경락과 위기(衛氣, 피부나 근육 표면을 운행하면서 센서역할을 하는 기 흐름의 한 종류)를 먼저 작동시킵니다. 이것이 바로 기지개입니다.
기지개를 펼 때 그 과정을 보면 뭔가 오장(체간)에서 기운차게 흘러나와 척추와 양허벅지 그리고 다리 발끝으로 나가고 위로는 목척추와 양 팔로 뻗어나갑니다. 충분히 뻗어나가면 뭔가 다했다는 느낌이 늘면서 다시 근육이 풀어지고 나면 그 때부터는 몸이 가벼워지면서 움직이는데 아무런 장애감을 느끼지 못합니다. 쉽게 말해서 몸에 활기가 확 도는 것이죠.
4. 기지개를 펴지 못하는 사람들은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요?
잠을 충분히 자고도 기지개를 펴지 못하는 사람들은 잠자는 동안에 어떤 이유로 아직 음이 다 채워지지 않은 상태에서 잠을 깬 것입니다. 당연히 몸이 개운하지 않습니다. 개운이란 開運으로 기의 운행이 열린다는 뜻인데 개운하지 않다는 말은 아직 기의 운행이 열리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아침에 일을 하기 위해서 활동을 하게 되면 기(氣)가 동(動)을 끌고가는 것이 아니라 동(動)이 기(氣)를 억지로 끌어가니 기 운행이 부자연스럽습니다.
이 부자연이 쌓이면 기의 흐름이 균형을 잃고 그래서 오장은 서서히 무너지게 됩니다. 즉 만성질환이 생기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타고난 체질에 따라 그 동안 살아온 섭생에 따라 그리고 환경에 따라 만성질환의 방향은 다를 것입니다.
5. 기를 펴고 살자
기를 펴야 내가 활동하는데 부드럽고 그리고 기가 균형있게 돌아야 내 몸이 건강합니다. 운(運)이란 기가 일정한 궤도를 따라 도는 것을 말하는데 그러면 내 자신이 원하는 대로 일이 이루어진다고 해서 운(Forune)이란 개념이 파생된 것입니다. 행운이란 좋다라는 행(幸)과 궤도운동이라는 운(運)이 합해진 말인데 궤도란 항상 좋은 곳만 지나는 것이 아니므로 행자를 붙여서 fortune의 개념으로 쓰는 것입니다.
따라서 불운이란 행운의 반대되는 개념으로 쓰이고 있습니다만 정확하게 말하면 운이 아니란 말이니 정상적인 기 흐름의 궤도에서 이탈되었다는 뜻으로 여기에는 이미 기 흐름이 잘 못되었다는 것이 아니라 바로 그 사람이 기흐름에 거스르는 어떤 인위적인 일(탐욕등)이 개입이 되었다는 것을 뜻합니다. 쉽게 말해서 불행이란 정해진 것보다는 자연의 이치를 거스려 스스로 벌어드린 것이란 교훈을 담고 있는 말입니다.
자, 여러분들 가운데 누구도 불행을 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기지개를 마음 껏 펴고 개운해지기를 바랍니다. 이 나라 사람 모두가 개운하면 이 나라 국운도 개운할 것입니다. 개운하려면 우선 불행을 스스로 불러일으키는 생각은 버리고 우선 내 몸 즉 오장의 기운부터 균형을 잡아 주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