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질은 언제난 단순합니다.
세상에는 수 많은 병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의 원인을 찾아가면 수 많은 병들은 아주 단순해 집니다.
그 수많은 병들은 사람을 보지 않고 겉으로 나타난 증상만 보기 대문에 복잡해 보이는 것이지 그런 병증을 갖고 있는 사람을 기준으로 보면 단순해 진다는 것입니다.
예컨데 길가에 있는 나무를 보면 수 많은 나뭇잎들이 하늘거리는데 그 나뭇잎들은 서로 다른 이름을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결국은 한 나무 줄기에서 나온 것임을 조금만 관찰하면 누구든지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나뭇잎들은 서로 달라보여도 줄기를 찾아가면 실제로는 그 나뭇잎들은 같은 점이 너무도 많다는 것입니다.
감기에 대한 양방 한방의 명명법과 병리 그리고 치료이치
다시 흔한 병증인 감기의 예를 들어서 설명합니다. 밖에 나가서 찬바람을 쐬었더니 으실으실 춥고 콧물이 흐르고 기침이 나기 시작하는 증상이 생겼습니다. 그러면 우리들은 감기에 걸렸다고 합니다. 자 그런데 이것을 양방체제에 맞추어 병명을 만들어 보겠습니다. 바이러스에 의한 급성 인후염 혹은 상기도 감염 등 정확한지는 모르겠으나 근본적인 명명법은 병의 원인과 (양방에서의 원인으로 보는 외부적인 병원균인 바이러스) 병소와( 인후 혹은 상기도) 증상(염증) 으로 짜여집니다. 참으로 합리적으로 보이는 병명법이지만 그러나 시야를 넓혀 보면 이러한 명명법은 감기를 이해하는데 불충분합니다.
이것은 한방적인 시각으로 다시 해석해 봅니다.(한방에는 명명법이 발달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사람마다 병증이 같아도 병의 원인이나 치료법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다만 몇몇 병증은 병명이 있는데 위와 같은 감기 증상을 태양병이라고 명명하기도 하였습니다만 그렇다고해서 태양병이란 병명은 처방에 결정적인 역할을 결코 하지 않습니다.)
병의 원인은 찬바람으로 인한 찬기운이고
병소는 몸 표면과 폐계의 말지(코와 인후)이고
병증은 찬기운을 몰아내기 위한 열증 혹은 기의 발출인 것입니다.
이 차이에서 양방과 한방의 병에 대한 뚜렷한 시각차이를 구별할 수 있습니다.
즉 병증을 이해하는 판단의 기준은
양방은 병인자인 병원균인데 비하여 한방은 사람의 몸 전체입니다.
양방은 병소를 증상이 나타나는 부분으로 보는데 비하여 한방은 몸 전체와 오장의 기능을 근거해서 봅니다.
양방은 증상을 감염에 의한 염증으로 보는데(그래서 추위나 기침등을 다 설명하는데 한계가 있다) 한방은 그러한 염증반응 조차도 내 몸을 살리기 위한 자연반응으로 보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치료법은 양방은 소염제 항바이러스제(실제로 바이러스는 변형이 심하여 항바이러스제는 실효성이 없는데 지난 번에 유행한 타미플루 같은 것을 제도적으로 투여하는 것은 문제가 많다.) 그리고 기침을 완화시키기 위하여 기도확장제 여기에 열이 나니 해열제와 약이 소화하기 힘드니 소화제를 같이 투여하는 것이 일반적인 듯합니다. 얼핏 보면 양방이 과학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참으로 황당합니다. 병의 원인을 바이러스라고 했다면 당연히 병의 원인을 없애주는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하는 것이 맞습니다만 실제로는 바이러스를 없애는 약이 아니고 내 몸에서 회복하기 위한 나타나는 눈에 보이는 증상을 완화시켜주는 처방이 치료법이 되니 이것은 정말 황당한 것입니다. 혹자는 이렇게 변명할 것입니다. 일단 증상을 완화시켜주면 내 몸에서 자연회복될 것이라구요. 물론 이말도 맞는 말입니다. 그런데 자연회복이 될 것을 믿는다면 이는 한의학의 기본벅인 생리를 인정한 것이니 한방치료를 따라야 하는 것입니다.
한방치료는 우선 그 사람의 타고난 체질적인 특성을 살피고 그리고 살아오면서 익혀진 생리적인 특징 - 예컨대 운동을 많이 한 사람인지 아니면 실내에서만 앉아 있었던 사람인지 등) 그리고 증상의 깊이를 고려합니다. 이러한 고려는 병의 원인인 한기를 몰아내고 병소인 전신의 피부와 근육 그리고 폐를 보해주면 오장의 기능을 되살리기 위하여 나타나는 증상인 기침(기역)이나 열은 이미 원인이 없어졌으므로 저절로 없어지는 이치인 것입니다. 비록 화학적인 육각형그림이나 로마문자로 표시되지는 않았지만 한방의 병리및 치료이치는 앞과 뒤가 마치 맞습니다. 그 만큼 합리적인 것이죠.
감기 이야기가 나왔으니 사족을 붙이면 누군가 극지방에서는 바이러스가 없어서 감기에 안걸린다고 주장하면서 감기는 한기때문이 아니고 바이러스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이렇게 주장하는 사람은 참으로 생태가 무엇인지 병이 무엇인지 그리고 생물의 삶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입니다. 이렇게 주장하는 사람들이 제발 한의사나 양의사 혹은 간호사나 약사가 아니기를 바랍니다. 극지방에서 감기바이러스가 없다고 찬바람을 직접 쐬면 감기보다 더 급한 폐렴으로 바로 이행될 것입니다. 우리가 감기에 걸릴 수 있다는 것은 자연의 은총입니다.
증상은 나무 잎이고 병인은 줄기입니다.
현대의 의료체계는 양방 체계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위에서 설명한대로 양방은 겉으로 보이는 증상 그리고 그 증상을 일으키는 직접적인 원인을 중심으로 병과 증상을 분류합니다. 따라서 겉으로 보이는 증상이 조금이라도 다르면 양방은 병증에 관한 분류 또한 거기에 따라서 달라집니다. 그러므로 양방의 병증에 관한 이름은 지금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아마도 수십만이 되지 않는가 합니다.(누구 정확히 기억하시는 분 리플달아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자들 가운데 여러 종합병원이나 대학병원을 다녀왔지만 전문의들조차도 병명을 모르겠다고 말하시는 분들이 종종 눈에 띕니다. 그렇다면 양방의 이러한 병증분류는 다른 면에서 숙고해 볼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이에 대한 이야기는 매우 길어지니 일단 여기서는 희귀병에 관해서만 좁혀 이야기 합니다.
희귀병이라는 말자체는 단순히 발생빈도가 적다라는 뜻만 있는 것이 아니고 동시에 병의 원인이나 병리 그리고 치료방법을 알 수 없다라는 뜻이 같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서 비슷한 개념들을 간단히 정리해 봅니다.
희귀병은 우선 치료할 수 없는 병(비록 스테로이드 처방이나 기타의 양약처방은 있으나 이 처방들이 치료를 결코할 수 없다는 것이 양의학 교과서에 명시되어 있는 것)과 발생빈도가 드문 병의 교집합이니 먼저 치료할 수 없는 병들을 나열해 봅니다.(이래의 내용은 병증 명명법에 관한 일종의 암호입니다.)
병증의 이름 끝에 염으로 끝나는 것들가운데 만성적인 것
예컨대 장염, 위염, 역류성식도염, 여러 수식어 + 비염, 신장염, 간염, 구내염, 방광염, ...... 모든 염증가운데 외부손상이나 일시적인 염증을 제외한 모든 만성적인 염증이 이에 해당합니다. 그렇다면 위염에 소염제를 잘 치료되는데 하는 의문이 나올 것입니다. 한번은 그렇게 말씀하시는 만성위염 환자분에게 물어보았습니다. 20년 동안 양약으로 위염을 치료했는데 지금도 약을 드시면 결국 위염이 20년 동안 치료되지 않은 것 아니냐고 되물으니 이분이 갑자기 깜짝놀라 어허 정말 그런건가요 라고 당황해 합니다. 그래서 위염이 생기는 원인을 찾아 근본치료를 하지 않으면 위염은 조금 나아질 수 있지만 대신 위보다 더 중요한 장기인 심장에는 무리가 갈 것이라고 더 설명해드려야 했습니다.
병증에 이름 끝에 증자(영어로 syndrome)가 들어가는 모든 병증
병증 이름 끝에 증자가 들어가는 이유는 증상은 있는데 그 원인을 모른다는 말입니다. 따라서 원인을 모르니 치료법도 없다는 말입니다. 구태여 예를 들자면 요즘 흔한 자율신경실조증, 하지불안 증후군, 안면홍조증, 축농증, 황반변성증, 수족냉증, 그외 무수히 많은 증후군 등입니다.
병증이름 앞에 사람이름이 들어가는 모든 병증
파제트병, 버거씨병, 베체트병, 가와사키병, ...... 그외 일단 사람이름이 들어가는 거의 모든 병증 명명은 그 증상을 보고하고 연구한 사람의 이름을 따서 붙인 것입니다. 만일 그 연구자가 정확한게 원인을 알고 치료법도 찾아냈다면 그냥 병명을 붙입니다.
그리고 병증명이 수식어가 붙어있고 긴 것들
지금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만 하여간 이름이 길거나 복잡하면 그것 역시 잘 모른다라는 말의 우회적인 표현입니다.
그외 정신신경과로 분류한 것들
위의 나열한 병증 가운데 발생빈도가 낮은 것을 희귀병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면 여기 치료사례에서 한번 올린 적이 있었고 마침 어제 래원한 환자가 같은 증상을 갖고 있었던 사례를 들어 봅니다. 그 분은 왼쪽 얼굴이 붉게 변하고(한자어로 발적이라고 합니다.) 살이 조금 올라온 듯 하고(발진) 그리고 그 범위가 넓고 조금 가렵고 (여기까지만 들어보면 이것은 일반적인 두드러기와 비슷합니다.) 그런데 그 발진된 살이 마치 소가죽 처럼 단단하게 되었다가 며칠 후에 증상이 사라지는 것입니다. 그리고 다시 나타나는데 점점 더 빈도가 높아지는 것입니다. 제가 알기로는 이런 증상에 아직 병명이 붙여져 있지 않을 것입니다. 따라서 희귀병입니다. 양방식으로 병증에 이름을 붙인다면 마른 소가죽처럼 단단한 전신형 두드러기증이라고 붙여보겠습니다. 유식하게 보이려면(?) 전신형 우피경 발진이란 말이 될까요?
한방에서의 분류
위에서 말한 전신형 우피경발진이란 증상을 한방으로 말하면 어찌 될까요? 한방에서는 이런 경우에 병증에 관한 이름을 붙이지 않습니다. 물론 이름을 붙이면 소통하기에 편할 것 같고 환자에게 설명하기에 편할 것 같지만(재미있는 이야기인데 많은 환자들은 비이성적입니다. 예컨대 어깨가 아파서 호소하면서 왜그러냐고 의사한테 물었을 때 성실한 의사는 왜 아픈지 자세하게 설명해 줍니다. 그러나 대다수 환자들은 그런 의사들을 신뢰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에 비해서 유능한 의사는 어깨가 왜 아프냐고 물음을 받았을 때 그냥 환자가 하는 말을 반복해 줍니다. 그냥 어깨가 아파서 그래요 혹은 어깨아픔증이 생겨서 그래요 라고 대답해 주는 것입니다. 참으로 황당한 상황이지만 현실이 그렇습니다. 글쌔요 대중이 무식한 탓인지 아니면 대중은 그냥 논리적인 설명보다는 같이 동정해주기를 바라는 것인지 아직 생각해 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름붙이는 것이 실제로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한방에서는 그렇게 된 원인을 대부분이 오장에서 찾아내기 때문입니다. 위와 같은 경우 대부분이 간열과 간울 그리고 신장과 폐기능이 약해서 오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병증에 이름을 붙이는 대신에 이와 같이 원인을 찾아서 변증 을 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것이 치료의 관건이 되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한방에서는 증상은 비록 달라도(즉 나뭇잎이 서로 다 다른 곳에 퍼져 있어도) 변증으로 가면 같은 변증이 나오는 경우가( 줄기는 같은 줄기) 많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치료의 정확성은 그 줄기를 어느 정도에서 나온 줄기인지를 가늠하여 그에 대한 치료법을 창구해 내는 것이 관건입니다.
희귀병에 관한 합리적인 치료
위에서 희귀병에 관하여 양한방의 관점과 치료법에 대하여 이야기 했습니다. 위에서는 희귀병치료에 관한 이야기의 주제를 강조하기 위하여 양방의 약점과 한방의 강점을 부각시켰습니다.
문제는 희귀병이라고 진단을 받은 사람들이 거의 대부분 양방 그것도 대학교수나 사회적인 권위가 있는 분들한테만 의존하려고 합니다. 그러다 보면 스테로이드 중독이 심하거나 그로 인하여 병증이 더 악회되는 경향이 있고 그러면 더욱 조바심내어 마치 목마르다고 바닷물을 계속 마셔대는 어리석음으로 치료를 더욱 어렵게 만드는 것입니다. 이런 분들에 제발 한방에 대한 정보 그리고 인체에 대한 정보를 여러 분야에서 받아들여 한방치료든 양방치료든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도록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갔으면 좋겠습니다. 저 역시 이런 글을 쓰는 목적은 병이 나면 우선 가까운 한의원에 가서 좀 더 거시적인 관점에서 병증을 해석한 내용을 들어 본 이후에 최적의 치료법을 의료소비자들이 선택하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출처] 강남할아버지한의원(www.harabiclini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