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생명이란 무엇일까요?
나무는 분명히 생명체입니다.
엄격하게 말하면 우주 전체가 생명이고 그래서 우주 속의 모든 존재물은 생명체입니다.
즉 무생물도 생명체인 것이죠. 그러나 여기서는 생존하기 위하여 기흐름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존재물을 생명체라고 좁은 범위로 생명의 개념을 정의한다고 해도 나무는 분명히 생명체입니다.
스스로 기 흐름을 조절할 수 있다는 뜻은 비록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라도 지적인 능력이 있다는 뜻입니다. 지적인 능력은 뇌라는 구조물을 통해서 보다 정교해지고 효율적으로 나타납니다.
그러나 식물에는 뇌라는 구조가 별도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지적인 능력(생각하는 능력)이 없다고 말 할 수는 없습니다.
2. 나무가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들
시간이 나신다면 지금이라도 밖에 나가서 오월 햇살을 듬뿍 받으려는 나무들에게 눈길을 보내 주어보시기 바랍니다. 얼핏보면 나뭇잎들이 무성하게 포개져 있어 보여도 좀 더 주위 깊게 보면 나뭇잎들은 햇빛을 마음 껏 받기 위해서 햇살이 비추이는 방향에서 보면 서로 서로 겹치지 않게 잘 배열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만일 나뭇잎이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면 결코 그렇게 배열될 수 없을 것입니다.
바위틈이나 비탈진 곳에서 살아가는 나무를 보면 나무가 이리 저리 구부러져 있습니다. 사람들은 그런 나무를 보면 기이하게 생겼기 때문에 풍광이 아름답다고 하지만 나무로 보면 기이하게 생긴 나무일 수록 삶에 대한 고뇌의 흔적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것입니다. 나무가 자라기 위해서는 땅에 뿌리를 박고 잎은 하늘을 향해야 하는데 바위나 비탈진 곳에서는 땅에 뿌리를 박거나 하늘에 잎을 내기가 수월하지 않습니다. 나무 자신의 지탱력 중력 바람 비 땅속의 영양(지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최선의 조합을 하기 위해서는 나무가 스스로 생각하고 자신의 성장을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나무는 움질일 수 있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일단 뿌리를 박아 내리거나 줄기를 뽑아 내면 다시 돌이킬 수 없습니다. 따라서 한 번 줄기를 내거나 뿌리를 박아 내리기 전에 앞으로 바람이 어느 방향에서 얼마나 세게 불어 올지 뿌리는 어느 방향으로 얼마나 깊이 내려야 할지를 정말로 정교하게 계산한 후에 자신의 성장방향을 결정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생기는 계산의 시행착오 내지는 한계와 환경의 변화로 말미암아 나무는 자라면서 기이한 형태로 자신의 삶을 이어가는 것입니다. 이런 계산은 아무리 좋은 컴퓨터를 이용하는 사람이라도 결코 따라갈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3. 나무의 뇌는 어디에 있을까요?
나무가 그렇게 생각하면서 자신의 삶을 이어간다면 인간의 뇌에 해당하는 뇌는 어디에 있을까요?
이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리들이 생물시간에 익힌 선입관념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습니다. 생물시간에 뇌는 생각을 담당하는 기관이라고 배워왔기 때문에 우리들은 은연 중에 뇌가 없으면 생각하지 못한다는 인식을 갖게 됩니다. 우리 몸에서 생각하는 것은 꼭 뇌만 생각하는 것이 아닙니다. 뇌는 물론 그 기능이 분화된 사람한테는 모든 것을 종합하고 조절하고 수준높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기관입니다. 그러나 모든 생각을 담당하지는 않습니다.
예컨대 연필을 깍다가 손을 살짝 베어 피가 난다면 우리들은 벤 곳에 약을 바르거나 꿰메기도 합니다. 그러면 치료가 되는데 이 과정에서 우리는 좀 더 주위 깊은 관찰이 필요합니다. 즉 세포가 찢어지고 혈관이 잘라졌는데 이것을 치료하는 과정에 새로운 세포는 새로운 자리에 생기고 혈관은 절단된 두 지역에 기혈이 잘 통하도록 가장 경제적인 위치에 만들어냅니다. 이 과정에서 베인 곳의 여러 세포는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그리고 그것을 뇌에 전달하여 뇌로 하여금 새로운 공사를 하기 위한 적절한 기혈을 공급하도록 합니다. 쉽게 말해서 우fl 몸에서 생각하는 것은 단순히 뇌뿐만이 아니라 작은 세포 조차도 늘 생각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나무의 세포들도 생각의 깊이는 사람과는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예컨대 나무줄기에서 잎을 낼 때 다른 잎에 의해서 햇살이 가려지지 않는 장소에 잎을 내게 하는 것입니다. 잎이 나오기 전에 이 판단은 아마도 해당 나무 줄기에서 하겠지만 해당 나무 줄기에서 잎을 하나 내면 나무 전체의 무게 중심이 바뀌게 되니 또 무게 중심을 균형을 이루기 위해서는 또 다른 많은 선택을 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나무잎 하나 내기 위해서는 나무 전체가 그 정보를 공유하고 생각해야 합니다. 동물의 경우 그런 종합적인 일을 하는 곳이 뇌라는 기관으로 상당히 특화되어 있지만 식물에서는 그렇지 못하니 식물 세포 전체에서 그런 정보를 처리해야 합니다.
말하자면 나무는 뇌가 식물 전체 세포 조금 씩 담겨져 있는 것입니다. 결국 나무의 뇌는 나무 전체가 되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이제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나요?
나무는 내가 생각하고 있듯이 지금 이 순간도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요. 그래서 만일 여러분이 나무에 위협적인 칼을 갖고 접근한다면 비록 나무는 눈이 없어도(뇌가 없어도 생각하는데 하물면 눈이 없다고 보지 못할 리는 없을 것입니다.) 곧 바로 위협을 느끼고 어떻게 살아 갈까를 고민할 것입니다. 만일 한쪽 줄기를 자른다면 나무는 무게의 균형을 잡기 위해서 그 방향에 다른 줄기를 내던가 아니면 열매를 좀 더 크게 한다든가 혹은 다른 방법으로 균형을 잡을 생각을 할 것입니다.
저의 이런 생각에서 가지 칠 수 있는 생각은 무한히 많아서 다 이야기 할 수는 없으니 오늘은 여기서 줄입니다.
[출처] 강남할아버지한의원(www.harabiclini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