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감량이후 생리가 끊긴 것을 겨우 다시 돌리다.
평소에 자궁기관이 잘 발달된 여성은 비록 몸이 피곤해도 생리가 끊기는 경우는 없습니다. 그러나 약한 경우는 다릅니다. 즉 시험공부를 밤새고 해야한다거나 혹은 육체적인 훈련을 강하게 받아야 한다거나 혹은 일을
피로할 정도로 해야하는 경우에는 평소에는 불편이 없어도 일시적으로 한 두 달 혹은 세 달 정도는 건너뛰기도 합니다. 때로는 그 이상 건너 뛰기도 하고 몇 년씩 건너 뛰기도 합니다.
생리를 일년에 한 두번 한다고 해서 반드시 임신을 못하는 것도 아닙니다. 물론 정상적인 경우보다는 불임의 확률이 높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생리와 불임의 상관관계가 강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제가 수천명의 불임환자를 본 것이 아니므로 섣불리 일반화시킬 수는 없습니다. 이 글을 전문가가 읽으신다면 이에 대한 하교를 부탁드립니다. 다만 불임의 원인이 너무 다양하고 때로는 양방적으로는 아직도 밝혀지지 않는 부분이 많으므로 단순통계는 명확하지 않을 수가 있으나 그래도 의미는 있다고 봅니다.
아래의 생리불순 사례는 제가 가장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것입니다. 보통의 경우 생리불순은 쉽게 치료하였으므로 대수로이 여기지 않았는데 두 달 가까이 지나가도 소식이 없자 밤잠을 설칠 수 밖에 없었습니다.
1. 인적사항
이 0 0, 여, 만 28세
사무직
주소 : 강남구
2. 주소
2년전에 몸무게가 52킬로였는데 갑자기 몸무게가 40킬로로 되면서 생리가 끊어졌음. 인위적으로
감량한 것인지 아니면 저절로 그렇게 되었는지 알 수 없으나 아마도 전자인 것 같음.( 이 부분에 대한
정확한 언급은 회피). 이후 홀몬제와 한약을 복용하여 중간에 생리를 한적이 있다고 함. 현재의
체중은 45킬로임.( 무월경, 희발월경, 생리불순 등)
최근에는 1달 째 홀몬치료를 하고 있다가 차도가 없어서 하리비에 내원하였다고 함. 한편 모 피라미드
업체의 생리에 좋다는 건강식품을 2달 째 복용 중이었음. 이것은 바로 중지시켰음.
3. 부수증상및 기타 진단지표
손발이 차다
밥 보다는 군것질을 좋아한다.
평소에 몸에 멍이 잘 든다.
얼굴이 붓는다.
다크써클이 검푸르다.
피부는 매우 깨끗하다.
입술이 말라서 자주 피부가 벗겨진다.
전에 생리가 있을 때도 생리량이 적고 콜라색깔의 덩어리가 많았다.
그런데 생리통은 전혀 없다.
맥 : 부, 미실, 긴, 현(특별히 강함) 미삭, 세, 약
설 : 첨 홍윤 근 미후 전체적으로 자색에 박태
복 : 전중압통
신체적인 특징 : 엄지 검지가 크다.
4. 변증
간소 간허
심평
비소
폐미약
신대신허
5. 병리
생리불순의 원인에 대한 양방적인 관점에서는 호르몬의 생성관계로 설명 합니다. 지금 이 분이
치료하는 방법도 생리시의 호르몬 상태와 비슷하게 만들어 주면 그에 따라 생리가 나올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런 방법이 처음에는 성공률이 높으나 두번째로 갈수록 성공하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호르몬으로 설명하는 인체의 기전은 결과적인 것이지 원인을 고쳐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비록 처음에는 성공하더라도 두번째부터는 실패하기 쉬운 이유는 몸에서 이런
호르몬으로 속이는 것을 기억하기 때문입니다. 즉 생리를 안하는 다른 이유가 있는데 이것을
무시하고 위조된 호르몬으로 신호를 보내 생리를 나오게 하면 몸에서는 이제는 이런 호르몬에 의한
신호조차 믿지 않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렇게 호르몬 요법(대부분의 만성질환에서 양약을 오래
복용 하면 한약으로 치료해도 회복기간이 늦어지는 것과 마찬가지로)으로 인체에서 변화에 대한
의혹을 가지고 있으면 한방치료를 해도 조금 늦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제 한방이론으로 돌아가서
체중이 줄어들면서 생리가 끊어졌다는 것은 정분(精分)의 손실이 생기자 몸에서는 생식이라는
기전을 중단 시킨 것입니다. 내 몸이 죽겠는데 생명의 근본에너지인 혈을 밖으로 내보낼 수가
없습니다. 우선적으로 재활용할 것입니다. 이 때문에 생리가 끊어진 것이고 바로 이부분을
보충해주면 될 것입니다.
현재의 체중이 45킬로로 회복된 상태이니 보간하고 행혈만 해주면 될 것 같았습니다.
6. 치법
우선 양약홀몬제와 건강식품을 바로 중지시키고( 이것은 간독성물질이므로)
거어
거습
보간보혈
활혈파적을 기본으로 하였습니다.
7. 투약및 결과
1차 투약
활혈거어가 주이고 이수거습이 보조
이 때 맥을 보니 생리맥이어서 물어보니 냉이 많아졌다고 함.
1차 결과
변화 없음.
2차 투약
파적어거제를 줄이고 보혈제 보음제를 가미
2차 결과
변화 없음.
3차 투약
거습제를 줄이고 보음 보혈제를 더욱 강화
3차 결과
변화 없음
4차 투약
예컨대 손발이 차거나 하는 다른 증상들은 좋아졌는데 주증이 생리는 여전히 변화가 없음. 어머니께서
혹여 시집가면 아이를 낳지 못할까 걱정스런 표정이 마치 바위같이 짓눌러 옴. 생리주기가 오는
듯하면 냉만 좀 심해졌다가 그냥 지나가는 것이 두번이었는데 이것은 분명히 피가 부족한 이유가
확실한데 보혈제를 투약해도 진전이 없으니 너무도 당혹스러웠음.
그래서 이 번에는 처음부터 다시 진단하기로 하였음. 그 결과 하루에 밥 한공기 과자 우유 과일
고구마로 끼니를 때운다고 함.
복진을 해보면 척추가 바로 잡히니 이것은 옛말로 배가죽이 등에 붙어있는 정도로 영양이 약한 것임.
아무리 보혈제를 주어도 밥을 안먹으면 아무 소용이 없으니 이제는 식단부터 다시 짜기로 하고
돼지껍질과 기타 고기를 먹도록 권유 하였음. 그리고 처방도 많이 방향을 바꾸어 소도위주로
하기로 하였음.
소간거습과 소도활장을 주로하였음.
4차 결과
몸 무게는 좀 늘었으나 여전히 생리는 나오지 않음.
그러나 입맛은 늘어나고 살이 오르자 옷이 팽팽해 불편하다고 함.
살이 쪄야 한다고 설득하는데 시간이 걸렸음.
비록 옷이 탱탱하다고 하더라도 남들이 보면 여전히 마른 몸매입니다.
5차 투약
4차와 같음
5차 결과
역시 아무런 신호가 없었음.
그런데 요즘들어 아침부터 머리가 아프다고 함.
전신을 다시 진단하니 더 이상 문제가 될 만한 점이 발견되지 않았음.
그런데 아침부터 머리가 아프다는 증상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잡았음.
무언가 이제는 나오고 싶은데 나오지 못하는 습담인데 그렇다면 지금은 생리 뿐이 없음.
6차 투약
이것이 저로서는 마지막 투약이라고 근심하시는 어머님께 말씀드리고 아마도 이번에는 나올 것이고
만일 안나온다면 이미 몸은 정상으로 만들어 놓았으니 양방 호르요법을 다시 하면 나올 것이라
하였음. 홀몬요법이 바람직 하지는 않지만 다만 자궁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이 필요하기
때문이었음.
요즘들어서 아침에 머리가 아프다는데에서 실마리를 잡고 활혈거어 파적 이수제로 처방을 구성하였음.
6차 결과
투약후 열흘 만에 전화가 왔음.
6차 복용후 일주일 만에 터졌는데 처음에는 량도 많도 검은 색깔 덩어리 피가 나오고 그 다음날
부터는 밝은 색깔의 피가 나온다고 함. 4일째인 전화일은 양이 적어졌다고 함..
오랜 긴장이 풀어진 후에 긴 숨을 쉰 날이었습니다.
8. 후기
제 생각으로는 추가 복약이 필요한데 이제 생리가 일단 터지니 본인이 복약하기를 귀찮아할 것임에
틀림없고 더구나 이미 살이 오른 것에 대한 거부감으로 차후에 어떤 결정을 내릴지 모르겠습니다.
즉 현재 상태를 유지하면 생리가 계속 나올 것인지 혹은 다시 안나오다가 어느 정도 혈이 보충이 되면
그 때 다시 나올지는 확인 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2년전 생리가 끊기기 전에도 생리가 늘 정상적이었던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만일 처방의 방향을 처음부터 체중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잡았다면 좀 더 빠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합니다. 그런데 만일 체중을 증가시켰는데 보혈 보음제를 써도 터지지 않았다면 본인이 더
당혹스러워했을 지도 모릅니다. 어떤 가정도 무의미합니다만 확실한 것은 과도한 비만조절로
생리가 끊긴 것에는 일단 살을 찌게 하는게 필수일 것입니다. 보혈제가 먼저인지 아니면 소도제가
먼저인지는 쉽게 확신할 수 없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몸은 말라도 생리를 잘 하는 여자분들도 있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이 분은 자궁도 튼튼하여
살이 말랐다고 자궁에 이상이 생기는 체질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생각은 한약투약 직전에 홀몬치료를 하지 않았다면 더 빨랐을 수도 있다는 생각도 해보지만
이것은 경험적인 추정일 뿐 입증하기는 어려운 부분입니다.
3달 동안 저를 끝까지 믿어주신 환자분의 어머님께 거듭 감사를 표합니다.
딸 때문에 이곳 저곳 양한방을 다 데리고 다니신 어머님께서 세 달이 지나도 효과를 보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저를 믿어주신 배경에는 따님의 생리에 대한 여러 치료법에 대한 어떤 느낌이 있을
것입니다. 바로 그 느낌이 따님의 생리가 끊긴 것에 대한 어쩌면 보다 정확한 해석의 실마리가
될 것 같다는 생각도 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