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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오저 (입덧) 처방은 임산부의 몸 상태에 맞추어야 합니다.

강남할아버지한의원 2013. 10. 15. 12:15

입덧을 하는 이유중 하나는 임신을 유지하는데 너무 힘들다는 몸의 표현입니다. 따라서 왜 몸이 힘든지를 알아야 입덧을 없앨 수 있는 처방을 만들 수 있는 것입니다. 마침 오늘 입덧때문에 고생하신 분이 결과를 글로 남기신 건을 이유로 입덧에 관한 치료사례를 하나 더 붙여 봅니다.

보통 한의사들 마저도 입덧 혹은 어떤 증상하면 습관적으로 무슨 특정한 처방을 찾으려합니다. 물론 어떤 증상에는 사람마다 공통적인 부분이 있고 동시에 다른 부분이 있습니다. 임신생리는 단순하게 말하면 습과 열입니다. 습과 열은 공통인데 다만 사람에 따라 습은 있고 열은 없는 경우 혹은 습은 없고 열만 있는 경우 그리고 습도 열도 없는 경우 그 반대로 습과 열이 지나친 경우 등 다양합니다.(여기 자유게시판에서 "임산부가 꼭 알아야 하는 섭생법"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런데 옛 의서에는 임신생리에 관한 설명은 없고 그냥 임신오저(입덧)에는 이런 처방을 쓰면 좋다라는 말이 나옵니다. 수 많은 한의학도들이 고민하는 이유가 바로 이 부분 때문입니다. 왜 책대로 했는데 치료가 안되는지 스스로 검증할 수 있는 이유가 설명되는 부분입니다.

제가 보기에는 다음과 같은 이유입니다.

첫째, 임상에서 쓰기 좋게 편집된 옛 의서의 대부분은 훌륭한 의사를 만들려는 목적으로 쓰여진 것이 아닙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그런 의서들은 용의(庸醫, 의리를 깨닫지 못하고 증상에 처방을 쓸만한 의자)를 위하여 그런대로 출중한 의자가 대중들의 치료를 직접 담당하는 평범한 의자들을 교육시킬 여유가 없으므로 그냥 책에다 이런 증상이 있으면 대체로 이런 생리이니 이런 처방을 쓰라고 한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쓰고 있는 방약합편도 그런 의도에서 쓰여진 의서입니다. 저자 황도연이 서문에서 그 부분을 확실하게 밝혀 놓았습니다. 따라서 황도연의 시대나 그와 비슷한 춥고 배고픈 시절에는 그 처방들이 잘 맞아 들어갔을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지금은 그 당시의 사람들과 몸의 상태가 바뀌었습니다. 따라서 몸의 생리도 부분적으로 달라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책에 나온 처방들이 잘 맞지 않는 것은 너무도 당연합니다.

방약합편에는 오저에 보생탕이나 이진탕을 쓰라고 나와 있습니다. 이는 모두 습하고 냉한 사람한테 맞는 처방입니다. 요즘은 허냉한 사람들은 보기 드뭅니다. 책만보고 외워서 처방을 내리는 한의사한테 오저약을 복용한 임산부는 당연히 입덧이 치료되지 않으니 임신부들은 오저는 어쩔 수 없는 것인가 보다하고 치료를 포기합니다. 입덧 치료를 포기하면 태아의 영양상태가 당장 나빠지는 것은 빤한 이치입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둘째, 입덧이라는 공통병리가 있어도 사람의 티고난 체질이나 환경에 따라 그 원인이 다양합니다. 따라서 처방에는 반드시 그 임산부의 몸에 맞게 처방을 만들거나 만들수 있는 능력이 안되면 적어도 기존의 처방을 조절해 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조절은 임신생리와 체질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를 갖고 있어야 가능한데 바로 이 부분이 모자라기 때문에 입덧치료가 마치 어려운 것처럼 보이는 것입니다. 모두 우리 한의사의 탓입니다.

셋째, 우리나라 사람들(뿐만 아니라 세계사람들도 다 그렇지만)의 과학적인 사고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과학적인 사고는 서구인들에 의해서 강조된 부분인데 어쩐일인지 요즘에는 건강에 관한한 이 과학적인 사고가 없어진 것 같습니다. 무슨 말인가 하면 사람의 몸에 어떤 증상이 나타나면 그 사람의 몸 전체를 보지 않고 그 증상을 야기시키는 어떤 물질을 찾으려고 합니다. 그 물질이란 병균이 없다면 호르몬이나 기타의 분비물입니다. 이런한 물질을 찾아내는 것도 백번 양보해서 좋은데 문제는 그러면 그런 물질이 왜 나타났는지에 대한 원인규명은 없고 그냥 이거 먹으면 그 물질이 없어지니 낫는다라는 식의 말입니다. 이는 정말 미신과 다름없는 생각입니다. 다만 표현이 영어로 혹은 화학식의 이름으로 나타나니 마치 과학적인 결과물로 사람들이 혼돈할 뿐입니다. 과학적인 사고는 왜 그런가 를 한번 더 찾아보는 과정입니다.

건강과 관련하여 이렇게 이 약 먹으면 바로 낫는다라는 마법사의 약같은 사고 방식에 젖어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내 몸에 대해서 생각하는 습관은 없어지고 대신 뭐 먹으면 낫는다라는 단순한 믿음만 생기게 된 것입니다. 여기에 일부 양심없는 양의사 한의사 약사 건강식품업자들이 가세하여 더욱 분위기를 잡아주는 것이 현실입니다. 사람으로 하여금 생각하여 깨닫게 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화시켜서 생각을 못하게 하여 돈을 손쉽게 벌려는 풍토가 아쉽다는 말입니다.

말이 길어졌습니다만 하여간 임신오저의 치료에는 정해진 처방이나 특별한 약이나 음식등은 없습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그 분의 몸 상태에 맞추어야 합니다. 아래 치료사례는 습이 지나치게 많고 심장에 열이 많은 분의 입덧 치료사례입니다.

1. 인적사항
ㅇ 0 0, 여, 만 32세
직업 : 관리직
주소 : 강남구

2. 주소
2째 아이인데 5주째부터 입덧이 심해졌다. 첫째도 6주에서 18주까지 심했다. 실제로 임신은 3번째 인데 바로 몇 달전에 자연유산을 한 적이 있다. 입덧이 심하여 래원이 불가능하다고 하였고 임신중절도 생각하였으나 주위 사람들의 도움으로 래원하였음.

3. 부수증상 및 진단지표
피부소양증이 있다.
후비루와 가래등이 많다
다크써클이 심하다.
수년 전에 전에 결핵약을 6개월 정도 복용한 적이 있다.
가끔 소변이 뿌옇다.

맥 : 미부 미실 미현 미삭 미삽
(임신맥으로서는 맥이 약하여 지난 번의 자연유산이 반복될 수 있는 상태)
설 : 박백 암홍윤, 가운데 큰 고랑.
흉복 : 명치통
좌측 등허리 타통

4. 변증
간허
비대
심소
폐약
신미약

5. 병리
소화기관이 튼실하나 심장과 신장 그리고 폐가 약하여 삼초기화가 안되어 몸에 습담이 증가한 결과로 위장관의 기능이 떨이진 것임. 한편 지나친 습담은 자궁으로 가는 기혈순환을 방해하므로 음식이 들어오는 것을 스스로 막으려는 과정에서 오저 증상을 일으키는 것임. 참고로 보생탕이나 이진탕은 비위가 약하여 생기는 습담처방인데 여기서 습담 =비위, 오저 = 보생탕 혹은 이진탕이라는 공식이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을 이해하시기 바랍니다.

나아가 흔히 대학교에서 양방에서 하듯이 이진탕을 갖고 임신오저에 특효가 있는지 없는지를 검증하는 것이 한의학에 있어서 얼마나 잘 못된 접근방법인지를 같이 깨달아 주시기 바랍니다.

6. 치법
보간청열
이수거습

이 분은 습이 많고 열이 있으니 습을 없애고 열을 내려주는 것이 입덧을 없애는 처방이 됩니다. 만일 이 분에게 보허탕이나 이진탕을 썼다면 오히려 힘들었을 것입니다. 당연히 기존의 처방을 쓴 것이 아니라 만든 것입니다.

7. 투약 및 결과

1차 투약
이수거습이 주이고 청열과 보간은 보조

1차 결과
복약 후 4일 이 지나자 조금 괜찮아짐.
혀가 작아져서 혀 가운데 고랑이 없어졌음.

2차 투약
1차와 같으나 소도제를 조금 가미.

2차 결과
그냥 그 분의 글가운데 자신의 입덧과 관련된 부분을 그대로 옮겨 봅니다.

안녕하세요. 7월, 8월에 입덧한약 처방받았던 산모입니다. 덕분에 입덧이 빨리 끝나서 지금은 이제 살만하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다름아니라 천마에 대해서 여쭤보려고 합니다. .. 이하 생략합니다.

8. 후기
튼실하고 건강한 아이를 낳고 싶어하시는 산모들은 제발 임신준비기간부터 수유까지 한약으로 몸을 다스리시기 바랍니다. 물론 처방은 반드시 받으셔야 합니다. 아이들이 태어나서 아토피나 다른 자가면역질환이 생기는 이유는 태아의 환경 즉 산모의 임신상태가 어떠냐에 따라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다시 반년이 지나서 래원하셨습니다. 처음 맥상이 약하여 유산이 염려스러웠었는데 입덧이 치료되면서 태아도 건강하게 잘 자랐나 봅니다. 건강한 아이를 자연분만하였다고 산후보약을 지으러 오셨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