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여성들한테 흔하게 문의받는 내용 중에 생리가 끊어지거나 건너뛰거나 불순하게 되면 이것이 폐경이냐 혹은 일시적인 월경중단이냐에 대한 궁금증 입니다. 왜냐하면 일시적인 월경중단도 그 양상이 폐경에 이르게 되는 단계와 매우 비슷합니다. 그 이유는 기본적인 병리가 간의 허증으로 공통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만일 일시적인 생리중단을 폐경이라고 생각하게 되면 치료를 도외시할 수 밖에 없고 그 결과로 자궁의 불편한 증상은 당연하거니와 2차적인 병증인 하복부 어혈과 대장 항문 신장 등에 어혈과 습담으로 인한 증상이 생기고 나아가 간과 심장은 더욱 피로해 질 것입니다. 간과 심장의 피로는 하복부가 아닌 다른 부위에 - 예컨대 피부증상이나 종양류 혹은 협심증이나 관상동맥 협착증 등으로 나타날 것입니다.
마침 전에 이런 문제로 치료하시던 분이 오늘 내원하셔서 이 분의 사례를 중심으로 간허증으로 인한 일시적인 생리중단과 노쇠에 자연스런 과정으로서의 생리중단(신허)이 어떻게 다른 지에 대해 공부해 봅시다.
1. 인적사항
ㅂ 0 0, 여, 만 46세
직업 : 주방종업원
용모 : 조금 통통한 편에 보통 키
2. 주소
1) 요즘 생리가 나오지 않는다.
2) 요즘 이상하게 잘 때 정신없이 잔다.
3) 기억력이 현저히 떨어졌다.
3. 부수증상
1) 평소에 냉이 많은 편인데 요즘은 냉도 없어졌다.
2) 변비가 심하다.
3) 탈홍이 된다.
4) 양의사한테 진단받기를 자궁에 근종이 있다고 한다.
5) 얼굴이 붉다.
6) 어머니는 50대 중반에 폐경이 되었다.
맥 : 미침, 미대, 미실, 긴, 삽
설 : 질암윤심, 백미후
흉복 : 양복직근 경
양 CVA 타통
4. 변증
간울간허
심소
비평
폐약
신미허
5. 병리
40대 중반이기에 월경이 불순하고 때로는 과다출혈 때로는 건너뛰는 월경(격경이라고 함)에 관해서 본인은 폐경이 오는 줄 알고 있었음. 폐경이 되니 이젠 힘이 없어 밤 잠도 죽은 듯이 자고 기억력도 떨어질 것이라는 일련의 몸의 변화를 인과적으로 스스로 설명할 수 있었지만 그 부분에 들어 있는 논리의 비합리성이나 비약은 일반인이 알 수는 없었음. 다만 당장 매일 일해야 하는 입장에서 기력이 떨어지고 기억력이 없어 주방에서 자주 실수를 하는 바람에 문제가 커질 수 있을 것 같아 내원하게 된 것임.
그러나 진단을 해보니
1) 어머니의 폐경이 50대 중반이었다는 것과
2) 복직근의 경직
3) 신부전 내지는 신장결석(있을 것으로 진단됨)
등 으로 볼 때 생리중단은 자연스런 폐경이 아니라 하복부의 어혈과 기혈순환의 부전임이 확실해 보였음.
즉 기혈순환의 부전을 다시 한번 더 병인을 추론해 가면 거기에는 간과 심장 그리고 신장의 허증으로 연결이 되는데 그렇다면 이 부분을 보해주면 생리가 연속될 수 있다는 예측이 가능함.
6. 치법
행혈거담
소간청열
7. 투약및 결과
1차 투약
청열거담 위주
1차 결과
한재 복약 이후 바로 생리가 터졌음.
이는 그 동안 몸이 허해 생리를 축발시킬 기운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뜻임.
2차 투약
3개월 후에 다시 생리가 없지자 다시 내원했음.
이수거담이 주
2차 결과
자궁근종이 줄었다. (양의사 소견서를 보니 7개월 전에 37.7 x 23 mm 였었는데 지금은 32.5 x 22 mm라고 함)
자궁근종이 왜 한약복약 후에 줄어든 것인지 그 병리를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또 줄어든 이유가 한약복때문이라고 확실하게 말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도 스스로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후 생리라고 하기는 그렇고 분비물이라고 하기도 그런 상태의 출혈이 조금 있었다고 함.
그리고 한 달 후에는 정상 생리를 했음. ( 몸의 변화에 시간이 걸린 것임.)
3차 투약
다시 생리를 건너 뛰려는 분위기가 감지 되자 한 달 보름 후에 내원.
거담제 증가
3차 결과
복약 후 일주일 만에 생리
4차 투약
이후에도 주방일이 바빠서 몸을 쉬지 못했음.
그러자 다시 생리가 중단됨
반년 후에 다시 내원
이떄는 생리와 코피를 주소로 왔었음(그 만큼 피로했다는 뜻)
복약하면 바로 생리가 나오고 복약이 끊어지면 다시 생리가 중단되는 것으로 보아 폐경은 분명히 아니고 단순히 간의 허로에서 오는 생리중단임이 확실한 것임. 다만 경제적인 문제로 연속치료가 어려웠음.
5차 투약
반 년 후에 다시 래원했음.
그 동안 생리는 세번 나왔는데 안나왔다 래원할지 기다리면 나오고 또 안 나왔다 내원하려면 나와서 그럭 저럭 시간이 흘러갔다고 함. 그러나 요즘은 몸이 너무 힘들어서 할 수 없이 왔다고 함.
반년 만에 와서 전신을 진단해보니 간과 심장피로로 간증상 심장증상이 전신에 다시 나타나기 시작함.
이수거담과 보혈위주로 처방함.
6차 투약
다시 일년 후에 래원했음.
자신이 직접 요식업을 하기 위해 많은 고생을 했음.
증상은 전과 같이 전신 증상이 나오고 있었음.
생리는 작년에 복약 후에 좀 나오다가 5개월 전에 다시 끊어졌다고 함.
다시 이수거담과 보혈 위주로 처방해 줌.
후기
이 분의 치료과정을 보면 비록 3년에 걸쳐서 드문 드문 진행 한 것이지만 그러나 처음 생리가 불순해지고 중단된 것은 폐경에 이르는 과정이 아니라 단순히 간허증으로 인한 허혈상태를 보완하기 위해 몸에서 스스로 생리를 건너뛰게 만든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아마 이 분이 지속적인 복약을 하셨다면 아마도 어머니와 비슷한 경로로 50 대 중반에 생리가 끝났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다만 생활이 힘드니 몸의 피로를 제대로 풀지 못하니 허혈상태는 비속적으로 되었으므로 복약해서 몸이 좀 나으면 생리를 하고 약기운이 떨어지면 다시 생리가 멈추는 일이 반복된 것입니다. 아무리 씨앗이 좋아도 성장환경이 나쁘면 농작물의 성장은 한계가 있을 것입니다. 같은 이치로 이렇게 생리 불순이 반복되면 결국은 진짜 폐경도 빨라질 것은 당연할 것입니다.
그래데 반가운 소식은 이젠 스스로 식당을 개업해서 일하는 것이 힘든 줄모르고 희망에 차 있은 얼굴 모습은 보기에 참으로 좋았습니다. 어려운 가운데서도 중간 중간 자신의 몸을 생각해고 지나친 과욕에 삶 자체가 망가지지 않도록 하는 여유와 슬기로움이 참으로 존경할 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