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후에는 반드시 수술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어혈과 습담을 처리해 주어야 후유증이 적다는 것은 이미 누누히 언급한바 있습니다. 지극히 일부지만 한의학을 알지 못하는 전문가들 가운데 한약을 먹지 말라는 언급은 참으로 어이없는 일입니다. 아주 쉽게 생각해서 상처가 나면 그 상흔이 남고 또한 혈관이나 신경 그리고 기타 조직인 절단된 상태에서 새로운 조직이 생겨나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 상처부위에 비생리적인 것들( 습담과 어혈)이 쌓이는 것은 확실한데 이것을 없애주지 않으면 수술 후유증은 피할 수 없는 것이므로 한약처방을 받지 말라는 말은 이것을 방치하자는 말과 같습니다. 특히 오장과 뇌 부위의 수술 후에는 말단의 근육 수술과 달리 후유증이 더 심하므로 수술 후의 한약처방은 필수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 내용은 이미 충분히 강조한 것이기에 상세한 병리는 생략하고 사례를 들어(8577) 이에 대해 간단히 보충설명을 합니다. 40대 부인이 뇌출혈로 수술을 하고 난 이후에 한 달이 지났는데 1) 한 쪽 눈이 안보이고(시야가 좁아져서) 2) 말을 못하고 3) 간단한 단어를 말하는데 사과를 보면 사과라고 생각은 하는데 말은 사과라고 하지 못하고 그냥 배 혹은 오렌지 등 다른 단어로 말하고 4) 글씨는 쓰는데 읽지는 못하고(자신이 하고픈 의사를 글로 표현은 가능한데 글씨를 인지가 안되어 읽지는 못함.) 5) 두통이 심하고 6) 그러나 팔 다리의 운동이나 감각은 이상이 없는 상태입니다. 이 병리는 바로 뇌 수술로 인한 후유증으로 뇌 속에 습담과 어혈이 관련되는 신경에 장애를 주었다는 뜻입니다. 병원에서 처방한 약을 복약했지만 한달이 지나도 아무런 진전이 없고 오히려 점점 더 심해집니다.(실제로 심해진 것인지 아니면 주위 사람들이 심리적으로 지쳐가는 것을 그렇게 표현 한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습니다.) 간단히 쓰기에 상세한 병리 설명은 길어지므로 (한편 그 병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내공이 필요하므로 어디까지 설명해야 일반적 수준의 의료인들이 이해가 될지 모르기도 하므로) 단순한 치법만 말합니다. 즉 뇌에 스며있는 습담과 어혈을 없애주면 회복 될 것입니다. 물론 당연한 이치입니다만 변증은 꼭 거쳐야 하는 치료과정입니다. 보름 후에는 1) 시야가 넓어져서 볼 수가 있고 그러나 거리감은 아직 부족하고 2) 인지가 가능하여 말을 할 수 있고 사물을 보고 정확하게 이름을 맞추고( 보호자의 말에 따르면 하루가 다르게 말하는 상태가 달라지고 있다고 함) 3) 두통도 없어졌다고 합니다. 물론 치료는 더 이어졌습니다만 이미 보름 간의 치료로 거의 모든 병증 상태를 원상으로 회복시켜 놓은 것입니다. (여기에는 젊다는 것, 즉 精氣가 튼실하다는 것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만...) 참고로 어혈과 습담은 그 범위가 매우 넓어서 마치 특정한 처방, 예컨대 어혈방이라든가 습담방 같은 것을 운용해서는 안됩니다. 반드시 변증하여 오장의 어느 부분이 어떻게 어혈과 습담을 촉진시키는지 혹은 없애주고 있는지를 충분히 이해 한 다음에 그 환자에 맞는 처방을 내려야 합니다. 췌사를 덧붙이면 한의학적인 표현은 이런 증상은 신지가 흐려졌다고 표현합니다. 神智란 정신상태를 뜻하는데 그 생리적인 기관은 뇌를 뜻합니다. 즉, 오장에서 오는 감성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뇌 자체에 문제가 생긴 것이란 뜻입니다. 어떤 문제라는 것은 변증이 필요한 것이고 그건 습담과 어혈이라는 결과적인 표현으로 충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