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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면 나뭇잎이 떨어지는 이유들

강남하라비한의원 2015. 12. 15. 16:41

요즘 겨울 문턱에 이미 들어섰으니 들에 나가면 나뭇잎들이 떨어진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붉거나 노랗게 때로는 검게 물든 나뭇잎을 보고 아름답다고 세상을 찬미합니다. 사실 색색이 경치를 보여주니 아름답게 보이지 않을 리 없습니다. 그래도 잠시만 생각해 봅시다. 왜 겨울이 되면 나뭇잎이 떨어지는지에 대한 것을 요.

선의학의 생리에서 보는 기의 흐름으로 생각해보려고 합니다.

1. 나무의 기분(氣分)에서 보는 관점

겨울이 되면 양기(여기서는 그냥 태양빛과 열로 보시면 됩니다.)가 줄어듭니다.
따라서 나무는 땅기운을 위로 올릴 수 있는 양기가 모자라게 됩니다.
결국 나무 가지 하나하나에 기운이 빠진다는 거죠. 그래서 무거운 옷을 벗어내듯이 잎을 떨어뜨립니다.

2. 수분(水分)에서 보는 관점

기온이 내려가고 햇볕이 줄면 양기는 줄어들고 그러면 기운이 모자라게 됩니다. 기운이 모자라면 가장 먼저 땅속의 물기를 높이 밀어올릴 힘이 없어집니다. 이는 마치 인체에서 신장의 물기운을 심장의 불기운으로 돌리는 이치와 같은 것이죠. 그래서 심장이 허해지면 물기운의 정체가 일어나 하복부에 적취가 생기는데 이 원인을 신장으로 잘 못 알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3. 혈분(血分)에서 보는 관점

풀 나무에 혈분을 구분하기가 사실상 어렵지만 기 흐름으로 보면 단순한 수(水)액대사가 아닌 수액(樹液) 대사가 동물의 혈분에 속할 것입니다. 이 수액(혈분)에는 영양물질과 노폐물도 함께 들어 있을 것입니다. 예컨대 소나무의 송진이나 민들레의 흰즙 같은 것이지요. 물론 사탕수수의 설탕도 그럴 것이구요. 그런데 양기의 부족으로 혈분이 잎까지 운송되기 어렵다면 잎은 성장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또한 성장하기 어려우면 노폐물로 인하여 죽게 될것이니 나무로서는 죽게될 부분으로 우선적으로 노폐물을 몰아줄 것입니다. 그 노폐물이란 결국 땅에서 온 이니 잎의 색깔도 결국은 땅색으로 변하게 될 것입니다. 풀나무의 개성에 따라 다양하긴 하지만 이를 우리는 단풍이라고 부릅니다. 화학분석으로는 무슨 무슨 성분이라고 말할 것이구요.

4. 정분(精分) 보는 관점

정분이란 세포나 조직 혹은 기관을 뜻합니다. 양기가 부족하여 천기와 지기를 몸 전체에 산포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 개체는 생명을 유지하기 위하여 최소한의 기를 소모하게하고 생명을 유지시킬 수 있는 부분은 보호하려 합니다. 예컨대 나무라면 정분의 보호를 위하여 나무 줄기나 뿌리 쪽에 정분을 저장하려고 할 것입니다. 즉 정분의 기를 보호하려면 잎이나 줄기 겉쪽보다는 줄기 안 쪽이나 뿌리 안쪽에 정분의 기를 발산시킬 수 있는 물질을 저장하게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잎이나 줄기 겉 껍질은 온도나 습도의 문제로 기의 소통이 안되면 죽게되기 때문이죠(세포의 변이로).

결국 잎이나 맨 겉 껍질은 죽게되는데, 죽게 되는 곳에 정분을 저장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냥 노폐물만 쌓이게 해 둘것입니다. 물론 이 노폐물은 또 다른 개체에 의해서 지기와 천기의 도움으로 또 다른 정분의 기본이 되기는 할 것입니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단풍든 잎이나 낙엽은 정분보다는 노폐물이 많아 사람들이 먹기는 적당하지 않습니다. 이런 사례는 동식물 전체에 통용됩니다. 즉 고기도 늙어 죽어가는 고기는 맛이 없고 찻잎을 딸 때도 어린 잎이 더 좋은 이유입니다.

5. 음양의 순환의 관점에서 보면

대기의 양기가 줄면 땅위의 생명체는 그 활동성이 같이 줄어듭니다. 특히 동물보다는 능동적으로 바로 움직일 수 없는 식물은 더 할 것입니다. 그 덕분에 식물은 휴식시간을 갖게 됩니다. 어찌보면 긴 겨울잠을 자는 것과 같은 이치일 것입니다. 그 사이에도 식물은 가만있지는 않습니다. 우리가 잠을 자면서도 숨도 쉬고 혈액을 돌리듯이 식물들도 겨울이 되어도 기본적인 기의 순환은 하게 됩니다. 다만 그 정도가 적을 뿐이지요. 이런 부분은 직접 확인 할 수 있습니다. 겨울 나무에 다가가서 나무줄기에 귀를 바짝대고 나무의 소리를 들어보면 나무에서 끊임없이 소리가 들립니다. 즉 자면서도 기본적인 숨을 쉬는 소리인 것이죠.

이런 현상을 동아시아에서는 포괄적으로 표현하기를 음양의 순환이라고 합니다. (이를 흔히 오행이라고 하는데 오행은 순환의 주체에 대하여 고대부터 잘못이해 해온 것으로 판단합니다. 필자는 이를 사행이라고 합니다. 이에 대한 설명은 자게에서 "풍수와 혈"을 검색해서 읽어보시기를 바랍니다.)

즉, 양기가 올라올 때를 목기(봄), 한창일 때를 화기(여름), 그리고 양기가 겉으로만 화(華)하고 그 속은 텅 비어잇는 상태를 금기(가을), 음기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양기는 그저 음기를 보호하기 위한 정도로만 작용하는 것을 수기(겨울)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가을은 이미 음기만(여기서는 혈분과 정분) 갈무리되고 양기는 마치 연기가 날아가듯이 그렇게 없어지는 계절인 것입니다. 따라서 적은 양기로 잎이라는 음기까지 지탱해줄 수는 없습니다. 그냥 버려야 하지요. 결국 잎은 땅위에 떨어뜨려 또 다른 순환을 하게 하는 것입니다.

6. 대기의 순환으로 보면

생명체 가운데 식물은 대기의 순환에 직접적인 영향을 줍니다. 즉 천기의 도움을 받아 생명활동을 하면서 땅 속에 들어있는 지기를 땅 밖으로 끌어내어 지기를 순환시킵니다. 그 뿐만이 아닙니다. 천기 중에 있는 성분을 (요즘 화학식으로 표현하면 산소 질소 탄소 물 외 기타 공해등 여러 혼화합물) 잎에 일정기간 저장했다가 다시 땅속으로 보내는 일을 해줍니다. 쉽게 말해서 지기는 천기로 천기는 지기로 순환시키는 일을 하기 위해서는 잎은 떨어져야 하는 것이죠.

7. 우주 전체로 보면

잎이 떨어지는 것은 잎으로서는 죽음이지만 위에 말한 바대로 나무로서는 삶을 유지시키는 방법이 됩니다. 같은 이치로 나무도 결국은 죽게 되지만 숲으로 보면 나무의 죽음은 숲을 유지시키는 방법이 될 것이구요. 동물과 사람도 똑 같은 이치를 받습니다.

결국 작은 개체의 삶과 죽음은 보다 큰 개체의 생명을 유지시키는 방법이 되듯이 그렇게 지구 상의 모든 생명체는 지구 나아가 우주라는 생명체를 유지시키는 방법입니다.

이 이치를 따라가다 보면 많은 사회현상도 이해가 가능합니다만, 여기서는 논리를 비약하여 사람이 곧 하나님이란 명제를 말하고자 합니다. 예컨데 나뭇잎이 나무전체를, 나무가 숲을, 숲이 천지를, 천지가 지구를, 지구가 우주를... 그렇게 의식의 범위가 커지고 깊어지면 인내천이란 개념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단풍을 보고 이쁘다고 사진 찍고 그리고 낙옆을 밟으면서 영화에 나오는 그럴 듯한 낭만을 느끼는 것도 좋지만 그러나 한번 정도는 그 단풍에 하나님이,  밟히는 마른 잎에도 하나님이 있다는 것을 느껴도 보면 좋을 겁니다.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