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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 기형에 대하여

강남할아버지한의원 2016. 6. 8. 14:07

사람들은 흔하게 생각하기를 자신의 몸이 생물 책이나 혹은 해부학 책에 나와 있는 모델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사람의 외형이 다르듯 사람마다 그 내부적인 형태가 제각각입니다. 여느 부문이나 그렇듯이 책에 나와있는 모습이나 기능은 평균치를 뜻하는 것이지 모든 사람이 그와 같을 수는 없습니다. 해부를 해보면 사람마다 근육의 형태도 다르고 모양도 다르고 갯수도 다르고 뼈의 모양이나 갯수 조차도 다릅니다. 이런 것은 해부해 보지 않더라도 다리모양을 보면 금방 알 수 있습니다.

뼈와 근육만이 그런 것이 아닙니다. 생각을 조금만 확장하면 오장의 모양이나 위치 그리고 기능까지도 사람마다 조금씩은 다르다는 것도 쉽게 유추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전제를 이해하시고 오늘은 심장기형에 관해 간단히 씁니다.

한의대에도 양의학 교육과 똑같이 지긋지긋한 해부학 시간이 있습니다.
당시 필자가 다닌 학교는 해부용 시신이 넘칠 정도로 충분히 확보되어 있어 어느 학생도 예외없이 칼을 잡아야 했습니다.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당시의 해부학 교수님이 너무도 해부 경험이 많다 보니 단순히 해부와 구조만 가르친 것이 아니라 생리와 연결하여 신체의 구조를 늘 설명해 주셨고 종종 책에는 없지만 자신의 경험에 의거한 생리나 병리적인 정보를 주기도 했다는 것을 말하고 싶어서 입니다.  또한 한의대에 있다보니 때로는 한약재와 병리를 해부학적인 관점에서 연계를 지어 주시기도 했습니다. 다 아시겠지만 몸은 하나의 이력서이기 때문에 비록 죽은 몸이라고 하더라도 해부를 하다보면 그 사람의 생전의 병력이나 생활환경 혹은 섭생적인 특징을 상세하게 유추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교수님의 그러한 정보는 결코 가볍게 지나가서는 안될 중요한 정보였습니다.

한 번은 각자의 해부에 집중하고 있던 여러 학생들은 한 테이블로 전부 모이게 하더니 그 테이블의 카데바(해부용시신) 목부분의 한 근육을 들어보이시면서 이런 근육은 해부학 책에는 없는 거지만 사람에 따라 특이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하시면서 그 외에 책에서 볼 수 없는 여러 예를 들어 설명해주셨습니다. 그 가운데 심장기형에 관한 짧은 상식을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1. 기형에 관한 개념

먼저 정상적인 학생의 개념이 무엇일까 생각해 봅시다.
건강하고 말잘듣고 일등하면 정상적인 학생일까요? 문제아로 지목된 학생은 정상이 아닐까요? 정상과 비정상을 가르는 기준은 참으로 애매하고 또한 이런 구분이 가치있는 것인지도 확실하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심장이 해부학 책에 나와있는 그림처럼 똑 같이 생긴 사람도 드물것입니다. 아마도 그래프를 그린다면 대체로 그런 표준적 모델에서 정상분포를 보일 것입니다. 그런데 정상분포도에서 가운데 최대치에서 멀어져 있는 상태라도 비정상은 아니죠?(수학 개념이 흐릿합니다만, 그건 정상분포도 내에 있으니 아마도 결코 비정상은 아닐 것입니다. 다만 분포의 최대치에서 멀어져 있을 뿐일 겁니다.)

따라서 심장의 모양도 말은 기형이라고 했지만(abnormal) - 요즘도 이런 표현을 쓰는지는 모르겠습니다. - 실제로는 개성적인 모습으로 이해하여야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런 식으로 정상과 비정상을 구분하면 지능이 평균에서 멀어지면 다 비정상으로 분류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제부터는 기형이라는 말대신에 그냥 개성적인 구조라고 표현했으면 합니다.  

일반적인 심장의 개성적인 구조에 관한 내용은 이미 해부학 책에도 잘 나와 있습니다.(책에 나와있다는 말은 그 만큼 흔하다는 말입니다.) 글이 길어질 듯하여 그 내용은 생략하오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검색해보시기 바랍니다. 또한 책에 나와있지 않은 개성적인 구조도 많이 있을 것입니다.

2. 심장의 해부학적인 표준에서 벗어난 경우의 비율은?

약 30%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세 사람 중의 하나는 해부학 책과는 조금 다른 심장의 모양이나 기능을 갖고 있다는 뜻입니다. 구조가 달라지면 당연히 그에 따라 기능도 달라집니다. 대체로 표준구조에 벗어나면 기능은 떨어지는 것이 확실합니다.

중요한 것은 그렇다고 그 사람이 병리적인 문제가 반드시 있다는 것은 결코 아니란 것입니다.

3. 왜 그럴까요?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경우는 유전적인 특징입니다. 당연할 것입니다.
유전적인 특징이라고 하면 대대로 내려오는 것도 있지만 그러나 현대유전학에서 말하듯이 후천적으로도 유전인자가 어떤 이유로- 예컨대 방사선 등- 변이 되면서(modification) 생길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이런 구분은 당사자한테는 무의미할 수도 있습니다.

그 다음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경우는 태아의 발달부진입니다. 이에 대한 이유는 물론 너무 다양하여 언급하기는 그렇습니다.


4. 이런 경우의 대처는 어떻게?

요즘은 양의학의 발달로 심장의 비효율적인 구조는 수술로 해결해 줍니다.
그런데 수술로 할 수 있는 부분이 있고 수술할 수 없는 부분도 있을 것입니다.
에컨대 심장벽에 구멍이 난 것가운데 크기가 큰 것등은 수술로 가능합니다만 그러나 심장의 위치나 모양 자체가 표준에서 애매하게 벗어난 것은 수술로 해결할 수가 없는 경우가 많을 것입니다.(이에 1차적인 판단은 심장의사가 할 것입니다.)

물론 이 부분에서도 한약처방은 유효합니다.
왜냐하면 생명성을 돋우면 내 몸에 내재되어 있는 생명성(이건 자체가 우주이고 신입니다.)이 스스로 가장 합리적인 구조로 변해가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성장중인 아이의 심장에 구멍이났을 경우 정기를 돋우어주면 그 구멍은 보다 빨리 메워질 수 잇을 것이고 판막이 완전하게 운동을 못해서 혈류가 새도 판막의 어혈을 풀고 습담을 없애주어 판만운동을 정상으로 해줄 수가 있는 것입니다. 한편 수술을 한 경우라도 수술 후에 살이 최대한 경제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어혈과 습담을 뺴주어야 하는데 역시 한약처방은 필요합니다.

사례를 하나 더 들면 심장의 위치나 모양이 표준에서 벗어나 가슴뼈가 동그랗게 튀어오른 아이의 경우 한약을 복약시킨 이후의 결과를 보면 그 솓아오름이 눈에 띄게 가라앉아 있게 되엇는데 이는 바로 한약의 효과입니다.

5. 표준에서 벗어난 경우는 심장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뼈나 근육에도 여러 형태의 표준으로부터의 벗어남이 있듯이 심장도 그렇다는 것인 지금 이야기 했습니다. 그렇다면 당연한 추론으로 다른 장부도 그럴 것입니다. 사실 모든 부분이 그러합니다. 그래서 해부학 책에 나오는 전형적인 모델에 가까운 사람은 오히려 찾아보기 어려울 것입니다. 예컨대 신장도 그렇고 (때로는 신장이 하나 뿐인 경우도 있다.) 그외 다른 장과 부가 다 그럴 것입니다. 그렇다고 표준형에 맞추기위해 수술로 인위적인 모양을 만들어 내는 것은 오히려 몸을 더 힘들게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바로 이것입니다.

누구나 얼굴이 다르고 체형이 다르듯이 오장도 다른 것은 당연하다. 그러므로 이형 혹은 기형이라는 단어에 위축되지 말고 주어진 조건에서 어떻게 하는 것이 자신의 생명성을 최대화시키는 것인지를 생각해 보자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