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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진이나 설사가 말해주는 생리와 병리

강남하라비한의원 2018. 7. 11. 14:06

세상의 모든 기흐름( = 움직임) 은 그 흐름을 보는 시각에 따라 좋고 나쁨이 있습니다. 물론 주관적인 관점입니다. 하물며 우리가 먹는 음식의 소화에도 어찌 예외가 생길 수가 있겠습니까? 다만 음식은 우리가 늘 먹기 때문에 이미 우리 몸에서 적응이 되어 낯선 음식이 아니라면 그 호악이 나타나는 것이 인지되지 않을 뿐입니다.

약도 역시 그러합니다.
그래서 양약에는 바로 이런 면을 되도록이면 상세히 적어 놓았습니다. 왜냐하면 양약은 생물체에서 한 부분을 추출하여 만들었기 때문에 그 원하는 작용과 원하지 않는 작용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추출하게 되면 하나의 물질이 생명체 작용하는 데에 필요한 각종 길항작용이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양약의 안내서를 보면 부작용이란 말이 반드시 들어 있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 부작용은 반드시 부정적인 작용이란 말은 아닙니다. 원래는 동반되는 작용이라는 뜻입니다. 영어로는 side effect 라 해서 같이 따라오는 작용이라는 것인데 이것을 한자로 번역하게 되면 부작용( 副 )이 되는데 이는 발음이 부정을 뜻하는 不 자와 같으니 사람들은 보통 부정적인 작용으로 알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한편으로는 실제로 부수되는 작용에는 사람들이 원하지 않는 부정적인 작용이 대부분이므로 그렇게 이해하는 것도 무리는 없습니다.

문제는 이런 부작용을 마치 의자가 약처방을 잘못하는 것으로 오해하는 것입니다. 물론 이런 부작용이 심하면 의자는 다른 처방을 고려하기는 합니다. 그렇다고 처음의 처방이 잘못된 것은 아니고 환자가 불편해 하니 환자와의 관계를 생각해서 일종의 타협점을 찾아가는 과정이 바로 처방을 바꾸어주는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 즉 더 나은 효과를 보기 위해 처방을 바꾸어 주는 것은 아니란 것이죠.

대표적인 사례를 하나 들면 아래의 사진에서 보듯이 항암제를 투여받은 환자의 몸에서 나타나는 발진입니다. 이런 부작용은 그 항암제가 오장에 무리를 주니까 내 몸에서는 이를 빨리 배출하기 위해 피부를 통해서 배출하는 과정인 것입니다. 만일 이런 과정이 없다면 그 항암제는 오장에 무리를 주고 나아가 암보다는 더 큰 문제를 일으킬 것입니다. 따라서 내 몸에서는 이런 환경에서 발진으로 해소시키는 것이 최선을 다한 선택이 되는 것입니다.

또 하나의 사례를 들면 아토피 환자들은 외식하다보면 조미료를 많이 먹게 되는데 그러면 거의 아토피 증상이 더 심해지는 것을 경험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아토피 환자들의 공통병리가 간이 허해서 생기는 것인데 인공화합물인 조미료는 간에서 소화시키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역시 같은 이치로 피부로 배출하게 되는데 이미 아토피로 피부가 염증이 있는 상태이니 그 부분이 더 악화되는 것입니다.

한약에서도 예외는 없습니다.
한약에서는 주로 노폐물을 배출하는 기전으로는 설사와 발진입니다.
주로 간이 허하거나 폐가 약한 체질의 경우에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예컨대 소화관에 염증이 가득하면( 실제로 배룰 눌러보면 배의 어디를 눌러보아도 자지러지게 아프다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위장관의 전체적인 염증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식을 들거나 소화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기도 합니다.) 이 염증이 소멸되는 과정에서 염증부산물이 위장관( = 대장 )으로 나와야 하므로 갈색설사를 많이 하게 됩니다.( 여기서 주위할 것은 병아리 노란 설사가 아니고 갈색이고 냄새나고 그리고 설사후에 몸이 가볍게 느껴지는 그런 설사입니다.) 그렇다고 시도 때도 없이 나오는 것은 아니고 충분히 변의를 느낄 수 있는데 변이 묽고 횟수가 좀 많아질 뿐입니다.

이와 같은 병리를 이해하지 못하시는 분들은 설사가 나니 큰일 나는 줄 알고 복약을 기피하게 되고 당장 편한 소염제로 다스리게 되면 염증은 점점 더 퍼지게 되고 시간이 더 흐르면 장관( 이것은 腑라 )에서 오장으로 옮겨가게 됩니다. 즉 그 만큼 위험해진다는 뜻입니다. 동시에 치료가 난치가 된다는 뜻입니다. 가끔 나이든 분들가운데 소화력이 너무 좋아 늘 건강한데 가슴이 아프다거나 ( = 심장 ) 우상복부가 ( = 간 ) 이유없이 답답하다는 분들이 그런 경향이 있습니다.

발진은 아토피기가 있는 분들인데 (간허 + 심폐허 ) 피부로 나타나지 않는 분들이 복약 후에 ( 때로는 며칠 후에 때로는 두세달 이후에), 오장이 편해지고 에너지가 좀 생기면 피하에 정체되어 있던 노폐물이 피부 밖으로 몰아내려는 기전이 활성화됩니다. 그러다 보면 이상하게 피부는 촉촉해지는데 비하여 여드름같은 발진이 생기는 것입니다.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한번 내지는 때로는 두세번 나타났다가 없어지는데 반복될 수록 빈도나 강도는 약해지고 그리고 색깔이 핑크색으로 밝아집니다.

종종 여자분들은 이런 발진 때문에 복약을 기피하기도 하는데 이런 경우가 나타나면 충분한 시간을 복약해서 그 뿌리를 뽑아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그 때 연고제 혹은 화장품으로 가라앉히게 되면 나중에 반드시 더 크게 나오거나 혹은 그 부위의 피부가 검게 얼룩지게 됩니다. (실제로 그렇게 발진이 나오는 부위의 피부는 이미 어두워진 부위에서 나오게 됩니다.).

한편 한약이 독해서 그 독으로 인해 발진이 나올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 경우와는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요?

그런 경우에는 피부가 매끈해지지 않거나 혀가 작아지지 않거나 백태가 줄어들지 않거나 혹은 그외의 다른 증상들이 호전되지 않습니다. 다른 증상이나 몸의 변화를 보면 호전인지 악화인지 금방 구분이 됩니다. 그냥 눈으로도 구분할 수 있는데 독성으로 인한 발진은 그 색깔이 점점 어두워지고 반대로 독성이 피부로 빠져나가는 발진은 시간이 지날 수록 그 색깔이 분홍색으로 밝아집니다.

즉 설사나 발진은 악화된 증상이 (그러나 인지가 쉽지 않았던 ) 호전되어가는 병리과정인 것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설사나 발진이 하나의 병증이라고 인지되어 있기 때문에 기피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마치 감기들면 열이 나는 것은 내 몸에서 감기를 치료하기 위한 기전인데 대부분의 일반인들은 (심지어 일부 의료인들 조차도 ) 열이 나면 큰일 나는 줄 알고 일찌기 해열제를 투여하면 당장 열이 내리니 낫는 것으로 착각하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실제는 해열제로 열을 일찍 내리게 하면 내 몸의 효소활동이 증가될 수가 없어서 치료가 늦어지고 해열제 기운이 떨어지면 열이 다시 더 세차게 오를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몸의 증상을 치료한다는 것은 몸의 상태를 변화시킨다는 것입니다.
몸의 상태를 변화시키는 과정에서 병리가 호전되는 것과 감각으로 느끼는 증상의 변화는 항상 일치하는 것은 아닙니다. 단적인 예를 들면 공부성적을 오르게 하기 위해서는 노는 시간을 줄이거나 잠시간을 줄이거나 오락시간을 줄이거나 혹은 각종 교제 시간을 줄여야 합니다. 즉 눈으로 즐기는 어딘가는 줄여가는 만큼의 에너지를 공부에 투입해야 성적이 오르는 것처럼 병이 진행되는 과정에도 일정한 병리가 있고 그 역으로 호전되는 과정에도 일정한 병리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은 위에서는 단순하고 대표적인 사례를 들었지만 실제로는 개개인마다 다양합니다. 그러므로 이런 경우에 호전되는 병리과정인지를 확인하는 방법을 다시 한번 확인해드립니다. 그것은 증상의 변화가 아니라 몸 상태의 변화인 것입니다. 일반인들이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몸의 변화는

첫째 혀가 작아지고 있는지
둘째 설태에 변화가 있는지 ( 참고로 흑태 -> 갈색태 -> 황태 -> 백태 -> 백태가 얇아짐 의 수순)
셋째 가슴 배 를 눌라보아 통증이 줄거나 혹은 단단한 것이 풀어지는지 를 확인해 보는 것입니다.
이런 변화가 있다면 몸의 상태는 변화되고 있는 것이니 설사나 발진 혹은 기타의 증상의 변화는 개의치 마시고 열심히 복약하시기를 권합니다.



항암제로 인한 약진의 한 사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