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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더기는 물론 물조차 삼킬 수 없는 연하곤란증 치료사례

강남하라비한의원 2019. 6. 20. 14:49

70대 후반의 노인이 겪은 기이한(?) 증상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애초에는 어지럼증으로 래원하셨는데 들어보니 그보다도 중한 증상을 갖고 계셨습니다.

필자가 보기에는 가장 중요한 것은 음식이나 물을 삼킬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죽을 수밖에 없기에 상세히 물어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증상을 전문용어로 연하곤란증이라고 합니다.
이에 대한 사례입니다.

1. 인적사항 ( 048092)
김 0 0, 남, 70대 후반
주소 : 대도시
용모 : 많이 왜소함

2. 주소
1) 2개월 전부터 어지럼증이 심하다. 대형종합병원에서는 원인을 모른다고 한다.
2) 심한 저혈압이다.
3) 이로 인해 낙상으로 한 달반 정도를 입원했는데 각종 검사 및 치료에도 어지럼증의 원인과 치료결과가 없다.
4) 말을 할 수가 없어 이비인후과 검사에서는 후두암을 의심한 상태였는데 필자가 보기에는 매핵기로 판단하였다.
5) 이리저리 상담을 하다 보니 음식은 물론 물도 못 드신 지가 꽤 된다고 한다.
그래서 가장 큰 병원에 가서 검사하니 소뇌에 문제가 있어 식도의 운동이 안된다고 한다.(연하곤란증)
6) 음식이 들어가면 소화는 잘 되는 것 같은데 먹을 수가 없으니 심각한 상태다. (사실 소화가 잘 된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음식을 삼킬 수가 없어 배고픈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는 것으로 판단됨. )

3. 부수증상
1) 소변빈삭과 실금
2) 노인변비
3) 식은땀이 겨드랑과 손에서 난다
4) 원래 술 담배 안 하시고 소식하는 편인데 요즘은 물을 삼킬 수가 없으니 일체의 양약도 못드심.
5) 안면홍조( 이마부위)

맥 : 실, 미대, 현, 긴, 미탁, 부정맥
설 : 부은 상태로 황태가 두껍고 지도설이 넓음.
흉복 : 새가슴, 명치통
동계( 복부대동맥항진증 )
양등허리 타통

4. 변증
간소허
심소약
비약
폐약
신평

5. 병리
1) 어지럼증은 혈압이 너무 낮아 뇌에 피의 순환이 어려워서 생기는 것이고 순환이 어려우면 뇌에서는 충분한 천기와 지기를 받지 못하니 기운이 빠져 눕고 싶은 상태가 되는 것은 당연한 것임. 중요한 것은 왜 심한 저혈압이 되는가에 대한 이치인데 이런 증상에 대해 양의학적인 접근은 생화학적인 반응으로 이해하려 하니 대게 하나의 이유( 사실은 과정이지만)를 찾게 되는 것이므로 그 하나의 과정으로 설명할 수 없는 증상에 대해서는 결과적으로 원인을 모르겠다는 것임. 인체의 대사는 너무도 많은 순환고리를 갖고 있는데 이에 대한 단순한 접근은 오히려 이해를 안 하느니만 못한 것임. 이런 경우에는 한의학적인 접근방법이 훨씬 유효함.

혈압이 낮다는 것은 혈관탄력성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것인데 그 이유는 근육의 탄력성이 떨어지는 것과 같음. 즉

오장의 기능이 떨어지면서 기의 생산 자체가 부족한 것임.

그러므로 약방의 각종 검사에는 아무 이상이 없음에도 본인은 어지럽고 눕고 싶고 아무것도 먹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게 된 것임. 더구나 양방의 대증적인 치료가 불가능했던 이유는 물조차 삼킬 수 없는 상태라 이조차도 안된 것임.( 그러나 필자가 보기에는 오히려 이것이 다행이라고 보임. 이유는 독자분들이 스스로 추정해보시기 바랍니다.)

2) 연하곤란증도 소뇌나 혹은 인근부위의 속뇌의 문제가 아니라 기운이 부족해서인 것으로 판단됨.( 그 근거는 이미 나타난 매핵기 병리와 혈관탄력성에 대한 이해를 참조하면 저절로 답이 나올 것임.)

3) 심장이 힘들기는 하지만 그러나 맥상을 보면 아직은 버틸만한 수준임.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해 비유하면 경차가 열심히 돌아다니는 형국임. 경차는 수용능력은 작지만 그렇다고 고장은 아직 나지 않은 상태로 다만 과로할 뿐임.

6. 치법
거습담
거어
소간

7. 투약 및 결과

1차 투약
거습담위주

1차 결과
1) 대형병원에서는 검사 결과는 후두암이나 식도암은 아니라고 판정이 나옴.
2) 그러나 기타 검사용 약을 넘길 수가 없으므로 그냥 귀가하였음.
3) 한의학적인 변화는 지도설이 많이 줄어든 것임.
4) 변비가 없어지고 변이 물러짐. ( 이 의미는 스스로 생각해보기 바랍니다.)
5) 맥상이 부드러워 짐
6) 등허리 타통이 없어짐.
7) 혈압이 올라 수축기가 100까지 됨. ( 참고로 복약전에는 수축기 최대 혈압이 60, 이완기 40이었음. 즉 극저혈압입니다.) => 이 부분만 보면 누구든 포기하고픈 상태일 것입니다.
8) 얼굴색이 밝아짐.

2차 투약
보혈제 증가

2차 결과
1) 물을 넘길 수 없으나 건더기는 넘길 수 있음. 늘 그런것은 아니고 보통은 건더기도 넘기기는 함.
2) 외견상 (망진) 병색에서 벗어난 느낌임. 본인 스스로도 괜찮다고 함.


이후에 일 년 후에 다시 래원하였음.

이 번에 중요한 증상은
- 허벅지가 아픈데 아픈 곳이 돌아다닌다.
- 아직도 어지럽다.
- 노인변비
- 가래
이번 증상은 늘 그렇지만 전과 비슷합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연하곤란은 없다는 것입니다.

현재 복약 중인데 맥으로 보아 아직은 건강을 심하게 잃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8. 이 사례에서 공부해야 할 것들

교과서에 연하곤란증은 소뇌 혹은 연수부위의 이상으로 나옵니다.
물론 그 부위는 수술이 불가하므로 치료법도 없을 겁니다.
그런데 이분 사례에서 보듯이 너무 쉽게 나았고 그리고 일 면 후에 다른 증상은 나타나도 연하곤란증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짧게 정리합니다.

1. 인후부의 연동운동을 관장하는 소뇌에 이상이 있으면 분명히 연하곤란증이 나타날 것입니다.
2. 그렇다고 연하곤란증이 있다고 소뇌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는 것은 오류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교과서적인 암기로 연하곤란은 소뇌문제-> 소뇌는 치료불가 -> 그러면 응급처치 혹은 방치 -> 증상 악화라는 과정을 순환하게 되고 결과는 불행한 결과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3. 매핵기 등인 인근 부위의 증상과 오장의 성쇠로 미루어 보아 연하곤란증은 인후부에 습이 차서 운동이 어려운 것입니다. 이 습만 없애주면 회복될 것으로 판단한 것입니다.
4. 설사 소뇌에 문제가 있다고 하더라도 소뇌에 구조적인 문제가 아니라면 소뇌역시 습때문에 기능이 정지되엇을 것이므로 거습 처방으로 충분히 연하곤란증을 치료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5. 평소에 관리를 하였으면 좀 더 건강하실 텐데 몸이 힘들어지면 그때야 래원하시니 조금 안타깝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자녀분들이 현명해서 위기를 넘기는 모습이 보기에 참으로 좋습니다.
6. 참고로,
노인이 불치증상을 이렇게 빨리 회복될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연하곤란증은 한 달 정도의 치료로 완치되었습니다.
그러면 위의 두 명제는 서로 배치됩니다.
즉 어딘가 두 명제에 허점이 있다는 뜻입니다.

(재발증상을 보면 퇴행적인 증상은 그대로 나타났으나 불치성 연하곤란증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여기서 우리들은 무엇을 알 수 있을까요?
바로 연하곤란증의 뿌리는 아주 얕았다는 것입니다.

하나 더 추가하면 병리를 보아 가벼운 중풍이나 간질은 여러 번 다녀갔을 것입니다.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