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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들의 방이 너저분한 생리적인 이유

강남할아버지한의원 2019. 10. 9. 13:16

매체에서 보여주는 노인들의 방을 보면 물건들이 이리저리 어지럽게 널려있습니다.
물론 돈이 많아 정리해주는 분이 있거나 혹은 자녀들이 매일 정리해주는 경우에도 정도는 심하지 않아도 여전히 그런 경향은 있습니다. 매체에 보이는 것뿐만이 아니라 개인적으로 사회적인 지위가 있었던 분들의 방을 방문해보면 역시 그런 분들조차도 그렇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물론 필자의 부모님 역시 그러했었습니다.

예컨대 잠자리 주변에 핸드폰 휴지통과 버린 휴지, 약봉지, 물 잔,  뚜껑이 제대로 닫히지 않은 음료수 병, TV 리모컨, 사탕 봉지, 모기채, 등등 외에도 소소한 일상용품들이 질서 없이 놓여있는 것입니다. 그걸 보면 누구라도 자연스럽게 노친네께서 물건들을 제자리에 딱딱 정리 좀 하시지 하는 생각이 들어갈 것입니다.

간혹 오래간만에 오신 친척분들이 보면 늘 깨끗이 지내던 분이 나이 들면서 변했다고 말하기도 할 겁니다.
실제로 그 판단은 맞습니다. 분명히 나이 드니 변한 것이지요.
다만 그렇게 변하게 된 배경이 단순히 자기 주변에 대한 무관심 때문이 아니고 그 바탕에 본질적인 생리가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합니다.

지금 바로 그 생리에 관해 이야기하려는 것입니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정기가 사라진다는 말입니다.
쉽게 말해서 에너지의 생산속도가 느려지고 생산량도 줄어들고
다음은 에너지 순환의 속도도 줄어들고 또한 장애를 만나기도 하고요
그리고 에너지 소모의 시간조차도 오래 걸린다는 것이죠.
따라서 노인이 되면 모든 몸동작이 느려지게 됩니다. 굼뜬다고 하죠?


그렇다면 노인이 일상생활을 할 때 에너지를 되도록이면 아끼려는 본능이 발현됩니다. 그러다 보니 정리하는 맛보다도 몸을 아끼려는( 정확히는 아끼려는 것보다는 움직임에서 오는 각종 통증이나 무거움을 피하려는) 욕구가 더 강한 것입니다. 그래서 자주 쓰이는 소소한 일상용품은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씀씀이를 해결하려다 보니 무엇이든지 자신의 주위에 널려놓게 됩니다. 결국 노인 주위는 너절한 분위기가 만들어지는 것이죠.

이런 분위기를 생리로 이해하지 못하고 노인의 품성으로 이해하려는 것은 죄짓는 일입니다.
참고로 주변 정리가 조금이라도 되는 분은 누군가 돌보아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고 안되는 분들은 홀로 지내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대체로 결코 수준의 문제는 아닐 것입니다.

그러므로 오래간만에 나이 든 친척이나 이웃을 방문할 때 방이 좀 너절하다고 해서 교양스러운 표정을 짓지 말고 또한 정리해준다고 해서 멀리 있는 서랍이나 책상 위에 옮겨 놓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냥 바닥이나 탁자의 먼지나 물자국 등을 청소해드리고 일상용품은 원래 있었던 자리에 그대로 놓아주었으면 합니다.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