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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했던 단어 대신 엉뚱한 단어가 발음되는 이유는 뇌습입니다.

강남하라비한의원 2019. 10. 30. 13:23

한 20대 후반이 엉뚱해 보이는 보이는 증상을 이야기합니다.
이런 얘기는 자신만 알고 있고 주위에서는 모른다고 합니다.
집에서도 그냥 늘 몸이 약했으니 그러려니 하고 지내오고 있다고 합니다.

그 내용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말하고자 했던 특정한 단어가 나오지 않고 전혀 다른 단어가 나온다는 것입니다. 추상적인 단어라면 상대방이 생각하는 도중이라 부적절한 단어가 나오는구나 혹은 단어 자체의 뜻을 잘 모르는구나 하고 받아들일 것입니다. ( 실제로 이 부분은 늘 그래왔나 봅니다. ) 문제는 보통명사에 해당되는 구체적인 단어를 뜻대로 소리 내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예컨대 사과를 생각해서 사과라고 말해야지 하는데 실제로는 사과 대신 포도가 입에서 튀어나온다는 거죠.

남들이 이런 대화를 들을 때는 이 젊은 이가 좀 이상하다고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 왠지 대화의 흐름이 조금 흩어진 듯한 것 같으니까요. 그리고 당연히 상대가 어딘가 조금 모자라는구나 하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런 분위기가 반복되면 아무리 친한 친구라고 할지라도 서로의 대화에서 존중감이 옅어지게 될 것입니다. 동시에 이 젊은 이는 스스로 무기력을 느낄 것이고요. 이렇게 증상이 반복되면서 시간이 흘러가자 이 젊은이의 주위에는 친구들이 하나둘씩 줄어가게 되고 결국은 외톨이가 되니 그 결과로 혼자 방 안에서 게임에만 몰입하게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물론 집안 식구들은 이런 상황을 이해할 수 없으니까 자꾸 스트레스만 줄 수밖에 없고 그 결과로 갈등만 깊어가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이런 병증의 공통 병리에서 비롯한 눈에 보이는 다른 증상으로 내원하게 되었고 그 다른 증상이 치료되자 마음이 놓였는지 자신의 가장 큰 고민을 필자한테 털어놓게 된 것이죠. 그런데 그 다른 증상이라는 것 역시 병리는 같은 것이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습담과 허열(=염증)이 병리의 바탕인데 다만 그 깊이에 따라 몸의 여러 부분에서 때로는 강하게 대로는 약하게 나타날 뿐이었습니다.

이런 고백을 들어보니 그 습담이 아주 뿌리가 깊었다는 것을 필자로서도 새롭게 인지할 수밖에 없었고 ( 왜냐하면 다른 증상 가운데 뇌증상은 보였으나 - 예컨대 경증의 간질증상 등 - 그 뇌증상이 먼저 치료 중인 얼굴증상의 연장으로 보였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다른 증상들이 거의 없어졌어도 치료를 지속시켜야 할 필요가 있었던 것입니다.

그 이후에 대략 2년 이상의 긴 탕약 치료를 했어야 했었습니다. 다행히 집안에 경제적인 여유가 있었고 부모님 역시 다른 증상들 때문에 보다 완벽한 치료를 원하셨기에 오랜 치료기간에 대해 선 듯 받아들였습니다.( 어느 정도 호전이 되었을 때에 부모님도 이런 심각한 증상을 알게 되었고 그것이 식구들의 갈등의 한 원인이 되었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치료는 잘 되었습니다. 요즘은 단어를 헷갈리게 발음하지 않고 본인이 의도하는 대로 단어 선택을 하고 그 단어를 제대로 발음합니다. 결과적으로 활동성도 전에 비해 나아져서 이제는 조금씩 바깥활동을 하는가 봅니다.

병리는 뇌안에 습담이 쌓이게 되면 그로 인해 뇌신경에서 흐르는 전기가 제대로 흐르지 못하고 인접한 다른 전선으로 흐르게 되니 처음 선택한 단어가 의도한 대로 그대로 나오지 못하고 같은 부류지만 그러나 엉뚱한 다른 단어가 발음되는 이치입니다.

참고로 이 과정만 보아도 생각하는 뇌와 발음하는 뇌는 다른 장소에서 작용한다는 것을 알 수 있겠네요. 이 말은 뇌에 습담이 쌓이면 그 위치에 따라 우리가 일일이 알 수 없는 부분에서  비생리적인 증상이 나온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런 진단은 양의학의 입장에서 보면 너무 넓은 범위이기 때문에 두리뭉실하게 보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만 그러나 한방진단이 없으면 알 수 없는 진단이고 또한 치료도 한약치료가 아니면 불가능한 증상들입니다.

당연한 결과로 이런 증상이 좀 더 지속되면 바로 중풍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비록 나이가 젊었어도요. 사실 이 젊은 이의 치료는 다른 증상들로부터 시작된 것이지만 그 과정에서는 이미 많은 양방의 의료기관을 거쳐서 이상 유무조차 언급되지 않은 채로 온 것입니다. 즉 필자의 말은 일반 대중이 증상의 발현이나 예방 치료 등에 대해 한방의료에 대해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나이 든 분들이 알아야 한다고 봅니다. 오히려 젊은 사람들은 정보가 풍부하고 과학에 대한 근본 개념을 배운 탓인지 한방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데 비하여 5,60대 이상의의 사회경제적 상위계층일수록 한방에 대해 거의 무지에 가까운 것이 현실입니다.  

안타깝지만 이것은 현실이고요, 언젠가 서구에서 한방치료가 유행하게 되면 가장 앞서서 이런 분들이 달려올 것이므로 필자는 백인들의 치료( 요즘은 여기에서 사는 백인들이 한방치료에 대해 조금씩 눈을 떠가는 것 같습니다.)를 유행화시키고자 노력을 많이 하는 편입니다.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