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태풍이 지나는 날들에 여름휴가를 군산으로 갔습니다. 군산은 그냥 하늘이 넓고 강도 넓고 야트막한 산들이 정겹게 느껴져 마음이 편안해지기 때문입니다. 저녁때 숙소에서 창밖을 보니 호수 물결과 풀 나뭇잎을 적시는 빗줄기는 무슨 말을 건네는 것같이 느껴졌습니다. 사실은 지인의 소개로 수년 전에도 은파호수에 왔었는데 그때의 작은 깨달음이 언제나 인연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때가 노란 창포 꽃이 한창인 늦은 봄이었죠. 잔물결 위에 흔들리는 풀들과 꽃들이 마치 세상은 모두가 살아있다고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하늘 물 산 바람 나무 등등의 눈에 보이는 모든 모습들이 바로 아름다움이고 아름다움이 바로 생명이라는 느낌이 가슴에 스며들면서 저절로 눈이 촉촉해지더군요. 그래서 은파호수는 자연과 생명과 아름다움이 하나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