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생리적인 순환은 누구나 아는 생노병사입니다.
옛 성인들도 이 순환은 피해 가지 못했습니다. 다만 육체가 죽는다고 삶이 끝난 것이냐 아니냐는 또 다른 차원의 문제이고요. 그런데 생로병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병 혹은 증상이라고 말할 수 있는 병리는 나이와 무관하게 늘 있을 수 있습니다.
외부적인 충격에 의한 손상을 제외하면 사람의 병증은 거의가 내과적인 것들입니다. 물론 외부적인 충격이 아니더라도 전염병 같은 경우도 역시 대부분은 내과적인 병증입니다.
1. 병증의 원인
생로병사가 삶의 생리적인 표현이자 삶의 전제이듯이 사람의 병증은 본질적으로 삶 자체에서 옵니다. 그러니까 모든 사람의 생리적 조건이 누구도 피할 수 없는 병증을 만들어낸다는 말이죠. 다만 사람의 얼굴이 각각 다르듯이 그 사람의 생리적 조건이 개별적이므로 병증도 역시 개별적인 특징을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 개별적인 특징이란 생명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에너지를 생산하는 기관의 개성을 말합니다. 결국은 오장의 개성이 병증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죠. 예컨대 심장이 다른 사장에 비해 너무 강하면 사지 말단의 힘은 좋겠지만 그러나 사지 말단의 왕성한 활동성의 결과로 생기는 노폐물 처리를 해야 하는 다른 장은 피로해질 것입니다. 그뿐 아니라 깨끗한 피를 공급해야 하는 간은 늘 피로할 것이고요. 여기에 심장의 크기나 혈관의 탄력성 간의 크기나 기능의 다양함이 결합하면 단순히 심장이 강하다는 개성 하나에 수만 가지의 경우의 수가 나옵니다. 거기에 다른 장의 개성이 고려되면 셀 수 없는 가짓수가 나올 것입니다. 그러니 사람들의 타고난 생리적인 개성은 사람의 숫자보다 항상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쉽게 말해 이런 개성을 체질이라고 하는데 체질은 아무리 인구가 많아도 그보다는 몇 배나 많은 가짓수를 갖게 되는 거죠. 그런데 일일이 그 구분이 어렵기도 하고 상세한 구분 자체가 무의미하기도 하니 대략적인 비슷한 경우를 묶어서 표현할 뿐입니다. 일반인들은 그 체질에 대한 궁금증을 한의사한테 물어보는 것도 한 방법이겠지만 그보다 더 확실한 것은 자신의 가족이 갖고 있는 병증을 모아보면 그것이 바로 자신의 체질이 되니 주요한 관건은 자신의 가족들에 대한 관심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체질적인 개성은 오장이 바탕이 되고 오장은 순환하니 반드시 불균형이 나타날 수밖에 없습니다. 불균형이 나타나면 몸의 생리는 생명을 유지하는 데에 가장 우선순위를 두니까 다시 균형을 회복하려고 합니다. 바로 그 회복력에 문제가 생기면 바로 병증으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2. 생리가 병리로 전환되는 이유
1) 정상 생리로의 회복력을 기대하는 습성
어떤 이유로 몸이 힘들었을 경우에 조금 쉬거나 시간이 지나면 정상적인 상태로 되돌아옵니다. 특히 나이가 어릴수록 이런 경향은 강합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경험에서 배우는 바가 대부분인지라 이렇게 정상 생리로 돌아오는 것이 에너지를 소모시킨다는 면을 간과하고 늘 그렇게 돌아오는 것으로 인식하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시간이 흐르면 병리로 전변되는 과정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이죠. 그렇지만 몸은 이미 병리 상태가 된 것입니다. 그렇게 병리는 진행 중인데 그러다 양방병원에 가서 검사하게 되면 몸이 갑자기 병증이 생겨난 것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2) 병증을 인식하였지만 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으면 괜찮다는 생각
생활하면서 자신의 몸에 어떤 증상이 반복되어 일어나는 경우를 알면서도 이것을 신중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경우도 흔합니다. 그 이유는 비록 그런 증상이 있어도 일상생활하는 데에 큰 문제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혼동하는 것은 건강의 척도는 정상 생리에 벗어나는가 혹은 벗어나지 않는가를 구분해야 하는데 당장의 근육운동에 지장을 주지 않으면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사회 분위기입니다. 흔하게 접하는 뉴스 중에 엊그제까지 식사도 잘하고 운동도 잘하셨는데 갑자기 뭐가 어떻게 되었다는 내용이 있는데 바로 이런 뉴스 자체가 사회는 건강의 척도를 근육운동의 여부로 판단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크게 잘못된 개념인데 사람들은 알게 모르게 잘못된 개념에 젖어들게 됩니다.
3) 돈이 드는 문제에는 스스로 회피하려는 감성
자신의 건강 상태나 가볍게 느끼지만 그래도 반복적인 것이라 늘 이상하게 생각은 되지만 그러나 그 부분에 대해 제대로 알아가는 과정에 돈이 들 수밖에 없는데 돈이 든다는 생각까지 다다르면 그때부터는 수동적인 감성으로 이 정도는 괜찮다는 자기 위안적인 감성이 병리를 크게 키우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여기저기 근거 없이 떠도는 조각 정보나 자신만의 병리 이론으로 자신의 병증을 합리화시키는데, 이것은 때로는 나중에 결정적인 병리 진행을 추진시켜주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그 과정에서 제대로 진단을 해주는 정보나 치료법에 대한 안내를 스스로 거절하기 때문에 결국은 병리가 상당히 진행되었을 때나 병증에 대해 새롭게 인식하기 때문입니다.
이 외에도 자연과학에 대한 무지나 자연과학의 부분적인 이해를 스스로 전부 이해한다고 믿는 우물 안 시각이나 종교적인 신념이나 사회경제적인 요건이 어려운 경우 등으로 정상 생리에서 병리로 진행되는 것을 방치하는 경우도 많을 것입니다.
3. 만성병증의 치료
1) 치료 기간
만성병증이란 말 자체에 병리가 진행된 상태가 오래되었고 반복적이란 뜻이 들어 있습니다.
오랜 습성을 하루아침에 바꿀 수 없듯이 병리 진행 역시 하루아침에 바꾸어질 수 없습니다.
결국 만성병증은 치료에 시간이 많이 걸리고 그리고 치료 역시 서서히 되어야 가능하다는 말입니다.
2) 치료방법
만성이 하루아침에 해결될 수 없다는 말은 바로 치료방법을 선택하는 데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해 줍니다.
즉 그것은 아직도 치료할 시간은 많이 남아있다는 것과 따라서 병증의 원인을 따져서 기초부터 치료해야 한다는 것이죠.
결국 만성병증의 원인은 오장의 불균형적인 생리에서 오는 것이니 오장의 균형을 잡아주면 잡아주는 비율로 서서히 만성병증은 없어진다는 말입니다. 이 부분에서 필요한 과정은 한약의 처방인데 그 처방의 근거는 뭐가 어디가 좋다는 것이 결코 아니고 그 사람의 체질과 개성적인 생리와 생활환경을 고려한 변증시치를 거친 한약처방입니다. 물론 여기에는 당연한 이치지만 개인에 따라 절제된 식습관과 생활 섭생이 필요합니다.
4. 만성이라는 말에 들어있는 불치의 개념
필자는 위에서 만성이라는 개념에 아직 치료할 시간은 많다고 했습니다만 그러나 사람들은 흔히 만성이라는 말에서 어쩔 수 없다는 불치라는 부정적인 감성을 먼저 느낄 것입니다. 물론 깊이 들어가 보면 내용은 같은 의미이지만 어떤 감성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삶의 즐거움이 달라지는 것은 확실합니다.
그러데 필자의 경험상 만성병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공통점이 느껴집니다. 상세를 피하고 정리하면
- 만성도 시간이 지나면 육체의 조직에서 병증을 품고 견디어 낼 수 있는 한계를 벗어나게 되는데 그러면 병증은 다음 단계로 넘어가 다른 조직으로 퍼지기도 또 다른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그리고 급성으로 변하기도 한다. 그러나 사람들은 병증이 오래되고 병증이 전변이 되면 만성이 나아지거나 혹은 자신의 몸에서 병증에 적응을 잘 한다고 믿게 된다. 물론 그러다 결국은 응급실을 전전하게 된다. 이런 현상을 팔자소관이라고 하기에는 건방진 표현이겠지만 사람들의 무지로 인한 안타까움이다.
- 그러다 보면 만성병증에 대해 관심이 점점 없어진다.
- 따라서 생활 섭생 자체의 개념도 없어진다. 텔레비전 말대로 그저 물 많이 먹고 근육운동하는 것이 생활 섭생인 줄 착각하게 된다.
- 만성병증을 갖게 되면 몸에서 힘들다는 신호를 보내게 되니 자신도 모르게 짜증이 나게 된다. 그 짜증이 반복적으로 오랜 시간 동안 나오게 되면 결국에는 성격이 특이하다는 말을 듣게 된다. 세상의 모든 정신 수렵법에서는 몸을 중요시하지 않는 것이 없듯이 몸이 힘들면 올바른 판단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고 생각된다.
이러한 과정이 은연중에 반복되면서 만성병증은 서서히 불치라는 감성이 지배하게 되고 그리고 정상 생리로 회복시키기를 포기하게 된다.
옛 기록에 의하면 편작이라는 분이 환자를 치료할 수 없는 경우를 대체로 여섯 가지로 정리했는데 그 상세 내용은 필자도 전에 언급한 바가 있습니다. 이 게시판에서도 검색해서 읽어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구체적인 내용은 다시 읽어볼 필요도 없는 이유는 필자가 위에서 말한 내용과 같기 때문입니다. 즉 한 마디로 치료 의지가 없는 사람들은 치료할 수 없다는 것을 달리 표현한 것입니다. 다만 필자는 치료 의지가 없어지는 과정을 경험에 의거해서 조금 상세한 과정으로 풀어드린 것이고요.
마지막으로 자신이 만성병증으로 고생하고 있다고 생각되는 분들은 자신의 병증이 정말 어디에서 시작되고 어디를 어떻게 해주어야 최선의 선택적 조합이 되는지를 생각해 보시기를 바랍니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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