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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 소화불량의 병리와 치료

강남할아버지한의원 2023. 5. 2. 15:22

주위에서 흔히 들리는 말 중에,

늘 소화기가 약해서...

자주 체하는 편인데...

속이 더부룩해서...

신트림이 올라와서...

왠지 속이 속이 답답해서...

많은 분들이 소화장애를 나름대로의 느낌으로 이야기합니다.

어떤 분들은 늘 까스명수를 때로는 콜라를 또 어떤 분들은 양방 소화제를 또 다른 분들은 인근 한의원에서 받았다는 소화제 환약을 애용하시는 분들도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소화장애의 증상은 계속 반복된다는 것입니다.

즉 치료가 안된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만성이 되면 체질이 위장이 약한가 보다 혹은 어떤 이는 위에 담적이 있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원인을 찾아 치료하면 충분히 치료되는 증상이고 상대적으로 가벼운 증상에 속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는 주위에서 너무 흔하게 듣거나 경험하고 그래서 죽을 병은 아니니 대수롭지 않은 것 같지만 그러나 건강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에 큰 허점이 있습니다.

그 허점은 바로 병리가 없다는 것입니다.

여기서는 양방의 경우는 필자가 따따부따할 영역이 아니므로 배제하고 말합니다.

소화가 안되는데 소위 소화제가 안 듣는다는 것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그 소화제가 몸에 안 맞는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사람마다 그리고 같은 사람일지라도 때에 따라 소화가 안되는 이유가 다른데 획일화된 소화제가 있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 말은 소화가 안되어도 왜 소화가 안 되는지에 따른 병리를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개별적인 병리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병리를 따져보면 대체로 다음과 같습니다.

1. 너무 급히 먹다가 위나 식도의 연동운동이 안되어 막힌 경우는

기병(氣病)에 속합니다. 소위 손끝을 따주거나 침으로 치료가 가능합니다. 만성화가 되지 않습니다.

2. 자주 체하거나 늘 속이 더부룩한 경우는

습병(濕病)에 속합니다. 연원이 되는 병인은 폐허입니다. 체질적이니 만성적입니다.

3. 명치가 아프거나 답답하고 신트림이 올라오는 경우는

기수혈병에 복합적입니다. 병인 심허열입니다. 역시 체질적이니 만성적입니다.

4. 막연히 답답하고 배변이 막힌 듯한 경우는

역시 기수혈변에 복합적이고 병인은 간기울체입니다. 만성적은 아니나 생활 섭생에 따라 만성적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5. 과식하면 체하는 경우는 위장관의 기력이 없어서 그러하니

이 역시 기수혈정병이고 병인도 다양합니다. 다만 소식으로 문제를 예방할 수 있으니 만성적은 아닌데 전신의 힘이 부치게 됩니다.

대체로 위의 범위에서 벗어나는 경우는 아주 드물 것입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이 보이실 것입니다.

말 표현은 똑같은 소화불량인데 병인이 전혀 다르다는 것입니다.

물론 비슷한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비슷한 증상이라는 것은 위의 병인이 두 가지 이상이 겹쳐서 나타나는 경우일 분입니다.

그러므로 소화불량의 치료는 위장을 치료한다는 말은 그야말로 위장에 물리적 손상이 있을 때나 해당되는 말일뿐입니다. 왜냐하면 위장은 병의 원인이 아니고 그 원인으로 나타내주는 대행 기관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치료는 위의 증상에 따라( 물론 전문가의 변증이 필요한 것은 당연하지만) 간을 치료할지 심장을 치료할지 폐를 치료할지 비장을 치료할지 신장을 치료할지가 중요한 것입니다. 즉 오장을 치료해 주어야 소화불량도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오장을 치료해 주면 만성적인 소화불량 증상으로 반복되지도 않고요.

하나 덧붙인다면 소화가 안되면 이런저런 환약이나 탕약이 좋다는 말은 결코 성립될 수 없는 이치라는 거죠.

 

참고로 또 하나 덧붙입니다.

간도 크고 위장도 큰 사람들은 소화기관 자체가 크니 몸도 크고 아무거나 잘 먹습니다. 설사 음식을 잘 못 먹어도 별 탈이 없기도 하고요. 그런 분들은 다른 사람의 소화불량이라는 개념 자체를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런 분들이 소화불량이라는 증상이 없는 것은 아닌데 비록 소화불량이 생겨도 소화기관이 튼튼하니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해결이 되기 때문입니다. 어찌 보면 참 부러운 체질이기도 합니다. 다만 그런 분들은 건강에 대한 자신감으로 몸 안에 노폐물이(=습담) 잘 쌓이게 되어 뇌나 심장 혹은 다른 기관에 염증이 잘 생기는 체질로 수술대에 오를 확률이 높은데 이는 작은 것을 무시하다 보니 나중에 큰 증상으로 갑자기 나타나는 것이니 부러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저 주어진 생활에 무리하지 않는 섭생을 지켜나가는 것이 핵심인 것이죠.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