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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한 수련은 마당 멍으로

강남할아버지한의원 2022. 5. 18. 16:14

누구나 살아가면서 자신은 무엇인지 세상이 무엇인지에 대한 궁금증을 가져봤을 것입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그에 대한 답이 없으니까 결국은 그러한 궁금증을 잊어버리고 그냥 살아오던 습성대로 살아갑니다. 대부분의 삶들이 이러하고 소수지만 그 궁금증을 끝가지 파헤쳐 보는 사람들은 소위 성인의 삶을 따라가려고 합니다. 그렇지만 많은 종교인들이 그렇듯 노력해서 따라간다고 해도 성인의 경지에 도달하는 경우는 아마도 거의 없을 겁니다.
그런 과정을 우리는 수련이라고 부릅니다.

여기서 또 다른 궁금증이 하나 생깁니다.
그러면 수련하지 않은 다수의 사람들은 어떻게 될까 하는 것이죠.
아무리 생각해도 그 다수의 삶은 절대 헛 사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왜냐하면 자연이 그렇게 세상을 만들어내지는 않았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수련의 목적이 성인의 삶과 - 자연과 하나 되고 자신의 영혼이 하나님과 동일화되는 것 - 합치되는 것이라면 자연이 빚어내는 모든 현상들 안에서도 수련은 들어 있다고 봅니다. 결국 우리들의 평범한 생활 자체는 훌륭한 수련법이 된다는 것이죠.

생활이 어떻게 수련이 될지에 대한 생각은 표현하기도 길고 또한 어려워서 그냥 직관에 의한 인식이라고 받아들이기를 바랍니다. 그래도 아주 간단한 예를 들어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요즘은 온실에서 많은 야채나 과일을 재배합니다. 그래서 벌레도 적고 영양도 많아 작물이 보기에도 좋고 크기도 합니다. 다만 기운과 향은 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같은 이치입니다. 자연상태에서 나서 자라는 식물은 가뭄이나 홍수, 춥거나 더움, 바람의 방향, 땅속의 영양 불균형 등 온갖 역경을 극복하면서 그리고 그 역경에 적응하는 법을 체득하면서 성장하게 됩니다. 따라서 자연상태의 열매는 크기나 모양 색깔 맛 등이 다양하고 작아 보이지만 그러나 그 향과 기운은 정말 강합니다.

이 말인즉, 세상 풍파에 살아가는 속세는 자연상태이고 종교단체나 혹은 비슷한 성격의 수련단체 등은 온실과 같다는 것이죠. 그래서 좀 더 흔들리지 않는 도를 찾고자 한다면 온실보다는 자연상태인 세속에서 살아가면서 마음을 다스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만 속세에서는 수련하는 방법을 모르니 특정한 단체나 사람을 찾아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궁금증이 당연히 생길 것입니다.

필자의 단견입니다만 원래 특별한 수련법은 없다고 봅니다.
그냥 자연 속의 삶 자체가 수련법일 뿐입니다. 다만 개인의 영력에 따라 성취의 차이는 있을 것입니다.
그래도 초심자한테는 먼가 지푸라기라도 잡는 것이 필요하다면 필자는 이렇게 말해주고 싶습니다.

그냥 조용히 자신과 자신의 주위를 둘러보라고요.
사무실 안에서도 좋고 밖도 좋아요.
책상의 나무도 그냥 그윽하게 보면 그 나무가 자라온 기억을 유추해보고 그러다 보면 왠지 이뻐 보이게 되면 그것이 영적인 성장이 될 것입니다. 사무실 밖은 더 좋죠. 길가의 가로수를 보면 땅기운을 받고 하늘 기운을 받아서 성장하는 모습이 마음속에 들어오면 마치 온 세상이 하나가 되는 느낌도 듭니다. 이러한 자극을 받기 위해 꼭 멀리 갈 필요는 없습니다.
그냥 마당에 화초를 심어놓고 마당 세상을 그려보고 거기서 계절이 바뀌고 풀들이 아우성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면 그 자체가 이미 최고의 수련인 것이죠. 물론 사무실 안보다는 이런 마당이 더 감동적인 것은 사실입니다.

사람도 자연이니 사람 사는 모습도 떨어져서 보면 그렇게 이쁩니다.
예컨대 언덕배기에서 먼 길을 보면 사람과 집과 차들이 오가는 모습이 마치 환상같이 보이기도 합니다. 거기에 햇살이나 달빛은 더욱 감성적으로 만들어 줄 것입니다.

이런 상태를 요즘 유행하는 말로 마당 멍인 것이죠.( 멍이란 뇌 활동이 비어있다는 뜻이니 개인의 편협한 감성이 없는 상태입니다.) 마당 멍이 반복될수록 마당이 이쁘게 보이게 시작합니다. 아하 우리 마당이 장가계보다 더 이쁘고 정겹구나 하는 작은 깨달음이 들어오면 마당 멍은 마당 멋이 됩니다. 마당 멋은 마당 멍에 개성이 들어간 평온 상태인데 그러다 보면 마당을 개성에 맞게 가꾸기 시작하죠. ( 색즉시공 공즉시색에 대입해보면 처음 마당은 색이고 마당 멍은 공이고 마당 멋은 다시 색이고 그다음은 다시 공이 될 것입니다.)

수련이 별게 아니고 바로 이런 것이 진정한 수련일 것입니다.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