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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와 병리를 바탕으로 산만한 아이를 차분하게 하는 방법

강남할아버지한의원 2022. 6. 15. 13:26

주제와 관련된 글은 아주 오래전에도 올린 바 있습니다만 중요한 내용인데 대체로 그냥 지나치는 분위기이기에 다시 올려봅니다. 물론 최근의 치료 사례로 필자의 기억을 되새김시켜준 것이 주요한 이유이긴 합니다.

아이들이 뛰기 시작하면서 (실제로는 그전부터 이긴 하지만 눈에 띄는 것은 활동성이 바로 보이는 것을 뛰는 것이므로 ) 엄마나 혹은 주위에 의해서 제어되지 않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좀 거시기한 분들한테는 버릇없어 보이기도 하고요.

주로 끊임없이 움직이려 하고 쉽게 짜증 내고 밤에 칭얼대고 목소리가 날카로우면서도 원망하는 어조가 주위 사람들한테 안타깝게 느껴지고 표정이 어둡거나 화나 있고 얼굴 피부가 조금 어두운 얼룩기가 있는... 대체로 이런 분위기의 아이들을 기르는 엄마들은 늘 조마조마합니다. 그러다 보면 누군가는 ADHD 증후군이니 정신과를 가보아야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런 성향은 정신적인 문제라기보다는 육체적인 문제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우리 몸에서 에너지 대사와 관련된 장기를 오장이라고 부르는데 바로 그 오장의 안정도에 따라 감성이 변하기 때문입니다.

아이이든 성인이든 이런 경향이 짙다고 해서 논리적인 생각을 할 수없지는 않습니다. 즉 이성적인 면에서는 문제가 없다는 말입니다. 다만 감성의 기복이 크거나 빠를 뿐입니다. 이는 바로 오장의 균형이 안정되지 않기에 오장에서 그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기의 외부적인 발산을 불규칙하게 보이게 할 뿐입니다.

1. 병리

상세한 병리과정은 생략하고 결론부터 말하자면 바로 간기울결 (肝気鬱結)이라고 부르는 병리 상태입니다. (줄여서 그냥 간울이라고도 부릅니다.) 간기울결이란 간의 기운이 뭉쳐있다는 말입니다.

간의 기운은 생리적 특징은 늘 밖으로 발산되어야 하는데 그것이 막히면 뭉친 상태가 되고 뭉친 상태가 되면 이를 해소시키기 위하여 강한 힘이 들어가게 됩니다. 그러면 뭉친 기운이 일시에 터지면서 발산되는데 그 외형적인 표현이 바로 위에 나열한 증상들인 것입니다.

2. 병인

간기울결의 원인은 모든 원인이 그렇듯이 너무도 다양합니다. 그러나 대체로 체질적인 요인이 큽니다.
체질이란 타고난 개성이니 유전적인 경향이 강하고 동시에 관리가 안 되면 점점 더 강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대개가 간에 혈액순환 ( = 기순환 )이 안되면 간에 노폐물이 쌓이게 되고 그러면 이것이 순환을 방해하니 기가 뭉치게 됩니다. 한편 기가 뭉치는 이유 중에는 이것을 풀기 위한 에너지 축적이라는 면도 있을 것입니다.

냇물이 조용히 흘러가듯이 기 순환이 막힘없이 흐르면 문제가 없는데 냇물이 막혔다가 터지면 물길이 급해지듯이 울결이 급히 풀어지면 일시적으로 강한 에너지가 나타나는 것이죠. 그런데 이런 상태를 밖으로 표현할 때, 아이들은 이성적으로 통제가 어려우니 얼핏 보면 버릇없이 보이는 것입니다.

3. 치료

병인이 간기울결이니 이것을 풀어주는 방법이 치료법이 될 것입니다.
간의 노폐물을 없애주거나 혹은 기혈이 부족한 경우라면 기혈을 증진시켜 주거나 혹은 다른 병리적인 이유가 있다면 그 부분을 해소시켜주면 될 것입니다.

거듭 강조합니다만 이런 증상은 육체에서 오는 것이므로 육체의 생리를 정상화시켜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즉 간울을 풀어주기 위해서는 몸 전체를 변증을 바탕으로 어느 장부를 먼저 정상 생리로 되돌려주어야 하는가? 가 처방의 관건입니다.

이러한 병리와 치료는 한약치료가 가장 효과적입니다.
왜냐하면 전신의 유기적인 관계를 이해해야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치료기간은 대체로 개인차는 있지만 한 달에서 넉 달 정도의 복약이면 눈에 딀 정도로 아이들이 차분해질 것입니다.

4. 치료가 중요한 이유

대체로 나뭇가지는 햇볕을 향해 자랍니다. 특히 한 면이 방해물이 있으면 더욱 그러합니다.
만일 그 나무가 곧게 자라기를 바란다면 햇볕이 전체를 비추도록 해주거나 혹은 적절하게 묶어주거나 해야 합니다.
묶어 주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햇볕을 다라 굽어지게 됩니다. 그러면 정원사는 다시 가지치기나 묶어주는 방법으로 정리해줍니다.

바로 햇볕을 향해 굽어지는 것은 체질적인 개성인 것입니다.
그런데 정원사가 이것을 방치하면 나무는 커가면서 아주 굽은 나무가 될 것입니다.
같은 이치로 간울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나이가 들면서 마치 성격으로 굳어지게 됩니다.
정원사가 관리해주듯이 심해진다 싶으면 한약처방을 받는다면 대체로 곧은 나무로 성장하듯이 체질적인 약점을 최소화시킬 수가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요즘 사회가 너무도 충동적으로 흘러가는 흐름이라 간울을 풀어주는 치료가 더욱 중요하게 다가옵니다.
왜냐하면 간울의 상태가 지속됨에도 불구하고 풀어주지 않으면 개인은 두 가지 형태로 표출됩니다.
첫째는 임계치가 넘어가면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공격적으로 변합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묻지 마 등등이죠.
둘째는 그 임계치도 스스로 억제하여 시간이 오래 가게 되면 먼지가 쌓이면 돌이 되듯이 종양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