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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인과 자연인의 삶은 무엇이 다를까요?

강남할아버지한의원 2022. 9. 6. 14:08

사람의 삶을 어떤 기준에 의해 판단하는 것은 어렵기도 하고 동시에 왜 그런 판단이 필요한지에 대한 근거도 역시 모호합니다. 그렇다고 개개인의 삶을 일일이 존중해주기도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그러한 기준을 만들지 않으면 소위 여러 범죄자들의 삶을 비난할 수도 없고 또한 젊은 사람들한테 나름대로의 가르침을 줄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삶의 모든 면을 포괄할 수는 없지만 하나의 삶이 살아가면서 지향하는 방향을 기준으로 잡아본다면 사회인과 자연인으로 구분해보고자 합니다. 최근에 이런 구분을 만들어내게 된 이유는 잘 아는 지인이 노인에 이르렀는데 어느 날 필자에게 말하기를 자신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하늘을 일부러 본 적이 없는데 필자는 늘 하늘을 보는 게 이상하게 생각해왔다며, 그런데 지금은 자신도 하늘을 종종 보게 되었다고 합니다.  필자로서는 깜짝 놀랄만한 사실이었습니다. 필자는 언제나 하늘을 보고 구름을 보고 산을 보고 땅을 보는 것이 그저 당연한 습관처럼 배어 왔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속으로 그런 분들이 많을 수도 있겠구나 생각하고 어떤 감성이 필자와 다를까에 대한 궁금증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기사 요즘 사회에서는 필자가 오히려 좀 특이할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요즘 사람들은 하늘을 살펴볼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보이는 시야에는 건물과 차와 시설물과 잘 가꾸어진 나무나 꽃과 사람들의 얼굴과 옷차림과 영상 매체나 책 등등의 사물들로 가득하기 때문에 특별히 관심을 갖지 않으면 하늘을 볼 필요가 없습니다. 안 보이는 시야에는 학교 성적과 친구들 사이에서의 위치와 돈과 매체에서 만들어주는 이야기 거리들과 남들의 시선들로 채워져있을 것입니다.

그러한 상태에서 자신과 직접적인 이익이나 감성의 교류가 없는 하늘땅 산 강 등의 자연물에 심력을 소모할 여유가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경향은 습관처럼 굳어지게 되면 나이가 들어도 세상은 자신이 경험했거나 관심 있는 내용으로만 만들어진 것으로 받아들이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땅 위에 있는, 어쩌면 저 하늘에 있는 모든 존재물은 하늘이라는 공간과 땅이라는 지지 물질이 없으면 존재감이 없습니다. 아무리 돈이 많고 지식이 많고 교양도 많고 인정도 많고 덕도 많고 권력도 많고 인기도 많아도 자신이 존재할 수 있는 기본 조건에 대한 인식이 없다면 이 세상에 나온 보람은 없을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사회적인 관계에 치우친 삶을 사회인, 자연에 대한 친근감이 넘치는 삶을 자연인이라고 구분하게 된 것입니다. 아무리 자연인이라도 사회라는 그물을 벗어날 수 없는 것이 삶이고 아무리 사회인이라도 자연의 바탕에서 벗어날 수 없는 삶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사람의 삶을 판단할 때 객관적인 면이 중요시되기 때문에 언제나 사회적인 면만이 강조됩니다. 그 사람이 얼마나 자연에 대한 감성이 (자연에 대한 말 표현이 아니라) 절절했는지는 알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은 오로지 자신의 감성만이 느낄 수 있는 행복입니다. 예컨대 강남의 아파트에서 태어나서 자라고 새벽에 일어나 밤까지 교실이나 학원에서 보내고 그런 결과로 나중에 소위 일류학교를 다니고 좋은 직장과 지위를 누리고 지식과 교양이 높아 사람들의 입에 훌륭하다고 이름이 올랐다면 본인은 알고 있는 세상이 그것이 대부분이라 행복하다고 생각할 수는 있지만 좀 더 영적인 차원에서 보면 그냥 작은 부속적인 삶에 지나지 않는 삶이 될 것입니다. 반대로 비록 막일하는 사람이 밥걱정은 좀 하더라도 늘 자연과 교감하는 생활을 누린다면 후자가 없어는 보여도 속은 하늘만큼 넓고 영성으로 가득한 사람이 됩니다.

전자와 후자의 가장 중요한 차이는 현실 상황에 따라 전자는 쉽게 악으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이고 후자는 상황이 변해도 여전히 선으로 살아가게 됩니다.

요즘 세상이 사람이 근본이 아닌 돈이 근본이 되는 세상인지는 몰라도 옛날에는 지식인이면 거의가 양심인으로 받아들여졌었는데 요즘은 지식인이면 교활인으로 받아들여지게 되었고 또 사실이 그렇기도 하니 앞으로 세상을 이롭게 하는 사람은 지위 고하와는 무관하게 자연인에서 찾아야 되지 않을까 합니다.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