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의 생리학의 원조는 황제내경입니다. 황제내경 2편은 사기조신대론이라해서 네 계절에 맞게 내 기운을 어떻게 조절해야 하는지에 대한 생활섭생을 말합니다.
원문과 전문은 생략하고 예를 들면,
봄에는 편안하게 산보나 하면서 마음의 여유를 갖고 남한테 궂은일을 하지 말라고 합니다. 이것은 사회생활에서 요구되는 선악적인 면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바로 봄에는 그렇게 섭생하는 것이 건강을 위해서 좋다는 뜻입니다. 만일 생활섭생이 어그러지면 간을 상하여 여름에 찬 기운을 몸에 받게 된답니다.
( 어쭙잖은 설명을 붙이자면 찬 기운은 몸의 대사기능을 떨어뜨리는 가장 크고 흔한 원인인데 그러한 병리적 현상이 봄에 바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여름에야 나타난다는 뜻입니다. 병인이 찬 기운이라고 해서 몸이 차가워지는 것은 아닙니다. 몸이 차가워지면 약한 사람들은 외부적으로도 냉해 지지만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냉기에 대항하기 위하여 몸 안에서 열을 더 내게 됩니다. 간으로 인한 열기는 짜증이고 얼굴로 열이 오르는 것이고 더위에 참을성이 없어지고 판단이 감정에 치우치게 됩니다. 황제내경의 이 섭생 표현이 일반인들한테나 한의 학도한테나 황당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바로 냉하면 열이 생긴다는 너무도 평범한 병리를 모르기 때문입니다.)
여름에는 화까지는 내지를 말되 기운을 적당히 밖으로 내보내라고 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심장이 상하여 가을에 학질과 비슷한 증상을 나타나게 된답니다.
... 이하 생략...
( 여름에는 당연히 날이 더워지니 몸도 같이 더워집니다. 그런데 몸 안의 열기가 점차 쌓여지는데 이것을 발산시키지 않으면 열기는 더 심해져 몸 안의 대사기능을 항진시키고 그로 인한 지침으로 무기력이 생기는 거죠. 마치 요즘 온열병같은 증상이 한나절에 오는 것이 아니라 천천히 그리고 은근하게 가을쯤에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그 열기가 좀 발산되면 이미 항진되어 기운이 빠진 상태이니 바로 추워지고 추워졌다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열기가 쌓이는 병리가 지속되고 그 과정에서 다른 증상으로 전병이 됩니다. 주로 관련되는 병증은 심장과 관련된 증상들이고요. 예컨대 심장비대증이나 혹은 부종 혹은 부정맥 등이 생길 겁니다.)
황제내경이라해서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현실과 다르다고 무시할 필요는 더욱더 없고요( 자신의 무지를 먼저 탓해야죠). 우리보다 수준을 한참이나 넘는 선인들이 중요한 내용이니 황제내경에 넣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여기서는 글을 줄이기 위해 봄과 여름만 언급했지만 가을과 겨울도 역시 지금의 상식에서 벗어나는 이야기는 없습니다. 계절에 맞게 옷을 입고 잘 먹고 잘 싸라는 이야기입니다.
사기조신대론을 아주 단순화시키면 아무것도 모르는 초등학생처럼 그냥 모범적으로 생활하면 건강해진다는 것입니다. 이 말에 토를 달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다만 누구라도 인정하지만 그러나 현실에서는 실천하기 어려운 생활이죠. 기술적으로 어렵다는 뜻이 아니라 그런 마음으로 한결같이 생활하기에는 현실에서의 욕망이 너무 앞을 가로막기 때문이라는 거죠.
원글을 수정하는 지금은 18년이 지난 2024년 10월입니다.
요즘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사회도 그렇고 날씨도 그렇습니다. 늘 있어왔던 궤도에서 뭔가 벗어난 느낌이 드는 시간이라는 것이죠. 좁게 보면 음양의 속성상 여름에 지겹게 더웠으니 겨울에는 많이 추울 것입니다. 즉 우선적으로 몸이 힘들어지고 그리고 어려운 환경하에서는 몸을 편하게 하기 위해서 여러 사람들의 도움이 서로 필요한데 어찌 된 일인지 이 부분이 믿음이 가지 않네요. 결국은 소위 각자도생이란 말처럼 스스로가 스스로를 위해야 한다는 것 같습니다.
몸이 병들면 의욕도 없어지고 판단력도 떨어지고 그저 지친 서로가 지친 서로를 따라가는 모습이 됩니다. 즉 혼란스럽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이러한 혼란에 몰입되어 강물 위에 나뭇잎처럼 흘러가지 않도록 정신 바짝 차려야 할 것입니다. 정신 차리기는 단순합니다. 아까 말했던 모범적인 초등생의 마음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미리미리 숙제하고 내일 학교 갈 준비하고 동네 사람들 힘들면 조금이나마 도와주고 ...
모범생의 조건은 사기조신대론에서 말하는 건강 상태 - 즉 병리 상태가 아닌 정상 생리 상태를 뜻합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범생으로 돌아가면 사회 전체도 기운도 안정적인 상태로 들게 될 겁니다. 그리고 그동안 자신에게 충실한 사람들이 그 결과물을 받게 됩니다.( 결과물이란 물론 돈이 아닌 경우가 많겠죠)
무더위가 끝나고 오늘부터는 진짜 가을 분위기인데 차분히 가라앉히고 몸은 건강한지 그리고 마음도 건강한지를 다시 가다듬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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