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차분하지 못하고 정신없이 시끄럽게 놀면 요즘은 유치원이나 학교 선생님들로부터 ADHD라는 진단을 받기도 합니다. 사실 그런 진단은 선생님이 말할 것이 아니라 양의사가 진단을 내리는 것이 올바릅니다. 선생님들은 그냥이러 이러한 것들이 문제가 될 수 있는데 전문가한테 상담해 보라고 해야 되는 것이죠. 현실적으로 이런 진단이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된 배경에는 주위에서 ADHD 증상을 너무도 흔하게 보기도 하고 듣기도 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진단명이 붙으면 단어가 주는 선입관으로 아이가 성장하면서 스스로 혹은 타인으로부터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으므로 비록 정신과 전문의라고 하더라도 매우 신중하게 진단명을 붙였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렇게 나름대로의 바람을 말하는 이유는 한의학의 입장에서 보면 ADHD 증상이 별것 아닌 경우가 흔하기 때문입니다. 자 차분히 생각해 봅시다.
1. 성격은 타고난 것일까요?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성격은 감성적인데 감성적인 개성은 오장의 생리적인 개성에서 비롯되기 때문입니다. 물론 좀 더 깊이 들어가 우리 정신계의 바탕인 영혼백에 대한 개념으로 분석하면 복잡해질 수 있지만 이생에서 이미 타고난 육체는 굳어진 것이므로 육체의 생리적인 개성에서 살펴보면 그 사람의 감성적인 특징을 볼 수 있습니다. 즉 성격은 생리적인 개성의 외부 표현이 되는 것이죠.
사람마다 얼굴이 다르듯이 사람의 생리기전 역시 사람마다 다릅니다. 생리기전이 다르다는 것은 성격도 사람마다 다르다는 것이죠..
예컨대 누구나 밥을 먹으면 똥을 싸는데 한솥에서 나온 밥을 식구들이 나누어 먹어도 나오는 똥은 색깔이나 크기나 단단함 등이 사람마다 다른데 이는 사람의 생리기전이 역시 얼굴과 마찬가지로 개성적이라는 것을 입증해 줍니다.
물론 얼굴이 다르다고 해서 사람의 공통적인 구조물은 여전히 같은 것처럼 생리가 개성적이라고 해서 공통 생리가 없다는 말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해서 사람의 생리구조를 개개인마다의 차이를 세밀하게는 알 수 없기 때문에 대략적인 경향으로 생리적인 특성을 판단하는 것이고 또한 그러한 대략적인 판단이 임상에서 처방을 내릴 때 매우 유용합니다. 왜냐하면 에너지를 생산하는 기관인 오장의 개성은 반드시 밖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그에 따라 그 사람의 일반적인 생리적 경향이나 혹은 생리적 경향이 만들어내는 성격적인 경향을 알 수는 있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여기서 경향이란 용어를 쓴 것은 100프로 세밀이 알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거니와 후천적인 교육이나 환경에 따라 자신의 특성이 발현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2. 한반도에 사는 사람들의 생리적인 특징
우리나라 사람들이 다혈질이라고들 합니다. 필자가 보기에는 한반도가 아열대에 가까운 온대지방이기 때문에 백인들에 비하여 비교적 생리적인 기의 순환이 빨라 그렇게 말해도 무리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같은 민족 가운데에서도 유난히 다혈질이라고 말을 듣는 사람들은 열 명이면 세명 정도입니다. 이런 분들의 생리적인 특징은 간열이 많은 분들입니다. 간열이 많다는 것은 오장에서 생산되는 에너지를 밖으로 뿜어내려는 경향이 강하다는 뜻입니다.
이것을 기흐름으로 보면 간기(肝氣)가 강한 것인데 간기운이란 새싹이 나오는 기운과 같은 것이므로 비록 기운이 뻗치는 힘의 총량은 약해 보여도 나오는 기세는( 속도와 가속도로 보면 가속도의 개념) 막을 수가 없는 기운입니다. 이런 기운을 갖고 있는 분들은 판단이 빠른 장점도 있지만 성미가 급해 그만큼 정교하지 못한 면이 있습니다. 한편 같은 나가는 기운이 빨라서 같은 성격의 기운을 오랫동안 뿜어내지를 못합니다. 즉 쉽게 기운의 원료가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순간 집중력은 강하지만 지속력이 떨어지는 것입니다.
3. 간기운이 강한 사람들의 특징들
따라서 순간 집중력은 강한데 지속력이 떨어지는 생리구조를 갖고 있는 아이들은 잠시도 가만있지 못하고 주변을 혼란스럽게 합니다. 요즘처럼 편하게 자라게 하는 분위기라면 더욱 그럴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것을 정신병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죠. 그저 에너지를 빨리 발산하고픈 생리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다만 아이가 자주 짜증을 내거나 뭔가 불만스러워한다면 그것은 마치 새싹이 돌멩이에 막혀 다른 방향으로 뻗어 나가려 하듯이 몸 안에서 간기운이 뭉쳐있다는 뜻이니 이것을 풀어주면 됩니다.
타고나기를 이렇게 간기운이 강한 체질로 태어난 사람이 억눌린 분위기가 지배하는 가정이나 사회에서 성장하였다면 자신의 뜻과 배치되는 상황을 만났을 때는 오랜 습관적 절제로 인하여 비록 말이나 행동으로 못마땅함을 나타내지는 못하지만 이미 눈빛이나 혹은 얼굴 표정에서 순간적인 불안이나 증오가 나타났다가 사라지기도 합니다.
또한 여기에 심장이 작거나 약하여 저혈압인 체질이 더하여 진다면 그런 상황에서 즉시 팩하고 성을 내지만 금방 조용해지기도 합니다.
또한 여기에 전체적으로 몸이 약한 체질이 더해지면 이렇게 급하게 열 내는 기운이 밖으로 잘 표시나지 않지만 가까운 사람들과 있다 보면 예기치 않게 돌출적인 성질을 부리기도 합니다.
출세 지향적인 사람이라면 밖에서는 매우 사교적이지만 집안에 들어오면 밖에서 풀지 못한 감정을 가족들에게 풀어내는 경우가 흔하여 집안 분위기를 은근히 피곤하게 만듭니다.
4. 생리구조는 마음공부로 풀어지지 않습니다.
이런 분들은 생리구조가 그렇기 때문에 나이가 들어 마음공부를 아무리 수련한다고 하여도 고쳐지지 않습니다. 다만 억누를 수는 있을 것입니다. 억누른 것은 사회적으로는 칭찬을 받을 수는 있어도 그렇다고 그 사람의 감정 자체를 가릴 수는 없기 때문에 결국은 속병을 들게 합니다. 억누르는 것보다는 오히려 생리를 이해하여 바로 간기운이 강하게 내뿜어지는 것을 완화시켜주어야 합니다. 즉 간기운을 풀어주던가 아니면 밑에서 기가 뜨는 것을 잡아주는 기운을 강화시켜주면 신기하리만큼 사람이 변합니다. 물론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체질적인 경향성으로 인하여 다시 되돌아갑니다. 왜냐하면 약으로 보완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럴 때마다 보완을 해주면 점점 되돌아가는 시간이 길어지게 됩니다. 물론 간에서 오는 병증도 예방이 되니 열심히 몸을 가꾸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과는 시간이 지나면 몸도 달라지고 또한 팔자도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5. 성적 부진을 탓하지 말고 왜 부진한 지를 알아보는 것이 현모가 되는 길입니다.
대체로 아이는 부모의 체질을 이어받기 때문에 아이가 간기운이 강하여 쉽게 싫증 내고 산만하면 아이의 부모님들도 그런 경향이 강합니다. 결국은 같은 시간과 공간에서 성격이 급한 사람이 마주하면 쉽게 부딪히게 됩니다. 특히 공부를 가지고 어머니와 아이가 만나면 아무래도 싸움으로 이어지는 확률이 매우 높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 두 사람이 열이 많은 사람들이라면 곧바로 감정싸움으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 어머니와 아이가 늘 긴장 상태의 연속이 되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어머니들이 생각하는 방법은 공부시간, 과외나 학원, 게임 등에만 관심을 갖고 닦달하지 아이가 왜 성적이 저조한 것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배경과 원인을 생각하는 어머니들은 드문 것 같습니다. 그러다 급하면 광고에 혹하여 머리가 좋아지는 약이나 총명탕 등에 의존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그런 약들은 전혀 효과가 없다고 보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그런 약들이 아이의 개성적인 생리를 판별하여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처방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진실로 현명한 어머니라면 그 아이의 타고난 체질에 따라 약 처방을 받고 또한 체질적인 특징에 따라 공부하는 방법이나 혹은 공부 방향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도 개발할 것입니다.
- 끝 -
'공부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혈압 당뇨는 체질에서 오는 생명활동의 차선의 선택입니다. (2) | 2024.10.15 |
---|---|
황제내경의 四氣調神大論과 여름기운 (0) | 2024.10.02 |
좀 더 이뻐 보이려면 입술선을 선명하게 해주어야 합니다. (2) | 2024.09.05 |
자주 체하는 이유 (2) | 2024.08.27 |
혓바닥을 칫솔질해도 백태가 안 없어져요. (0) | 2024.08.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