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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 당뇨는 체질에서 오는 생명활동의 차선의 선택입니다.

강남할아버지한의원 2024. 10. 15. 17:02

병에 대한 인식은 시대와 장소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예컨대 약간의 비만은 전 시대에서는 부와 건강의 상징으로 여겼습니다. 옛 도사들이 수련하는 체형을 보면 이런 추측은 쉽게 이해할 수 있지요. 두툼한 팔과 적당히 나온 배가 건강한 도사의 모습입니다. 물론 적당히 나온 배는 복식호흡 때문이라고 하지만 그러나 잘 먹지 못하면 부드러운 턱 선이나 배 선이 안 나옵니다. 하지만 지금은 이런 것도 병이라고 진단을 내리지는 않지만 병에 준하여 치료술이 행해지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병에 대한 인식은 양의학의 영향이 대부분인 탓인지 특정한 병원균이나 특정한 물질이 얼마큼 내 몸속에 들어 있느냐에 따라 분류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검진하면 각종 수치가 중요한 판단요소로 인정됩니다. 문제는 이렇게 분석적인 방법이 주(主)가 되면 몸 전체를 보기보다는 부분적인 검사 상의 수치를 맞추기 위한 조절이 고급 기술로 인정되어 나중엔 몸 전체의 균형이 깨지는 것을 볼 수 없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즉, 지금 말하고자 하는 내용은 이러한 인식이 병의 예방과 치료에 적절하지 못한 면이 많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논의는 결국은 긴 얘기가 될 수밖에 없지만 상세한 것은 독자의 공부와 사유에 맡기고 편의를 위해 짧게 씁니다.

1. 인간의 몸

모든 우주가 그렇듯이 인간의 몸과 마음도 우주의 기가 흘러가는 하나의 표현이자 바로 우주의 본질 자체이기도 합니다. 다만 우리의 인지능력의 한계로 인해 우리는 우주라는 그림에 한 먼지보다 작게 느껴질 뿐입니다. 우주에 흘러가는 기는 너무도 다양할 것입니다. 그 가운데 눈에 보이지 않는 기에 대해서는 생략하고 눈에 보이는 기만을 말한다면 그것은 바로 우리의 몸이 눈으로 볼 수 있는 기흐름입니다.

예컨대 단순화시키면 먹고 마시는 것은 지기요 숨 쉬는 것은 천기입니다. 천지인이란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지기와 천기를 합하여 인간의 생명을 표현하고, 생명력을 발산한 후에는 다시 오줌 똥 땀 호흡 손톱 머리카락 피부 등등으로 다시 땅과 대기로 기를 내보냅니다. 이 과정에서 기흐름을 생명력을 위하여 인간의 몸에 맞게 변화시키는 것이 간심비폐신 오장이고 이 오장과 기타 부위를 상호 조절케 하는 것이 뇌입니다. 오장을 보좌하는 것으로 육부라는 각종 기관이 있고 외부적으로 공간 활동을 할 수 있는 뼈와 근육 등은 오장에 의해 생명을 표현하기 위한, 심하게 말하면 거푸집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시시각각 변하는 외부환경에 쉽게 적응하기 위해서 오장의 능력이 한두 군데는 약한 것이 역설적으로 생명을 존속시키는 면에서는 효율적입니다. 그러면 지속적인 생명력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때에 따라 자신이 쉬어야 된다는 것을 깨닫기 때문입니다. 종종 너무 건강하거나 혹은 사명감에 자신을 혹사시킨 사람들이 갑자기 병이 나면 회복하지 못하는 경우를 생각하면 이해할 수 있는 말이죠. 사실 갑자기 생겨나는 병이란 것은 없습니다. 다만 너무도 늦게 몸에 이상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을 뿐인데 그때야 비로소 사람들은 자신의 몸에 대한 무관심을 반성하거나 안타까워할 뿐입니다.

인간의 몸이란 기가 흘러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몸 안의 기흐름에 이상이 생기면 반드시 몸 밖으로 그 이상이 나타나게 되어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우리 몸에 사랑과 관심을 두고 관찰하게 되면 이러한 기흐름도 매일 조금씩은 변하고 있는 것을 인식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변화가 의외라든가 혹은 남들과 많이 다르다든가 혹은 변화의 폭이 크게 되면 한방이든 양방이든 그때는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무관심에 대표적인 증상이 성인병이고 그 가운데 또한 대표적인 것이 고혈압과 당뇨라고 보입니다. 이 두 병증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사례를 들어 이어갑니다.

2. 고혈압과 당뇨는 생명의 연속을 위한 차선의 선택일 뿐이다.

고혈압 당뇨는 체질에서 오는 생명활동의 차선의 선택입니다. 결코 일부에서 문명병이라고 말하는데 이는 표피적이고 왠지 스스로의 책임에서 벗어나려는 듯한 표현이라 좀 거시기합니다.

혈압이 왜 오를까요??

타고날 때부터 기형적으로 태어나 혈압이 오르는 경우를 제외하면 혈압이 오르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혈액순환이 안 되면 혈압이 오르는 것이죠. 실제로 고혈압 환자들의 대부분은 젊었을 때 저혈압인 경우가 많습니다. 오장 가운데 상대적으로 심장이 작아 혈압이 약하고 그래서 그에 맞게 혈관이나 기타 조직이 설계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살아가면서 수많은 요인에 의해 - 예컨대 비만 등 - 순환에 서서히 장애가 생기면 혈압은 서서히 올라갑니다. 즉 내 몸을 살리기 위하여 혈압을 올리는 것입니다. 이렇게 혈압이 오를 때 우리는 우리 심장에 대하여 고마워해야 하고 또한 그만큼 혹사시키는 것에 대해 미안해하여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것을 병으로 인식하여 심장의 수고로움은 무시하고 약물로서 혈압을 억지로 낮추려고 합니다.

이렇게 인위적으로 혈압을 낮추는 것은 뇌혈관을 보호하기 위함인데, 문제는 혈압을 인위적으로 낮추는 것이 반드시 머리를 보호하거나 생명력을 연장시키는 최선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억지로 혈압을 낮추다 보면 순환장애로 신체의 어느 부위는 서서히 망가지게 되어 있고 때로는 그 부위가 머리부터 시작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주지해야 합니다. 예컨대 말초의 모세혈관은 혈압이 아주 약하고 특히 정맥모세혈관은 혈압이 0입니다. 문제는 동정맥의 모세혈관이 몰려있는 부위는 말초라는 말에서 발끝이 떠오르기 쉽지만 그보다는 오히려 생명 기관인 오장입니다. 즉 혈압이 떨어지면 오장이 가장 먼저 손상을 입게 되므로 이를 보호하기 위하여 혈압을 올리는 것입니다.

당뇨는 왜 생길까요??

한의학의 관점에서 보면 오장 중에 폐는 기를 주관합니다. 이 말은 핏속에 들어있는 에너지의 형태를 가스 형태로 변화시키거나 혹은 가스를 피나 기타 조직 속에 넣어주는 기능을 말하는 것입니다. 당뇨는 바로 핏속의 영양을 세포 속으로 내보내지 못하는 것으로 폐 기운이 약하면 당뇨가 생기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나의 조직에서 조직 밖으로 내보내는 데에는 에너지가 소모됩니다. 그러므로 에너지가 약하거나 ( = 병증에 노출되거나 늙거나 ) 혹은 타고난 체질적인 요인이 폐기가 약하면 ( = 이는 체질적이므로 대부분 가족력이 있음 ) 조직에 노폐물이 끼어(=습담) 폐의 기화 작용이 장애를 받게 됩니다. (그래서인지 도시보다는 운동량이 많은 지방에 거주하는 노인들이 당뇨증의 비율이 더 높다는데 이는 노동량이 많아 기운이 떨어져서 그럴 것으로 판단됩니다.) 이런 사실은 당뇨약을 상시 복약하시는 분들은 백이면 백 비염이나 혹은 인후염을 같이 갖고 있습니다.( 총칭하여 폐가 약한 사람들의 공통 증상인 비염 환자죠)

3. 고혈압과 당뇨는 조기 진단과 치료가 가능합니다.

적잖은 분들이 고혈압 증상이 나타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정상이라고 말합니다. 그런 분들은 대부분이 젊었을 때 저혈압이었다가 혈압이 서서히 오르면 일시적으로 120/80이 되면 자신은 혈압이 정상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인간의 생리에서 정상이란 말(normal)은 없습니다 그저 사람들의 평균을 나타내는 참고치(reference) 일뿐이죠. 즉 저혈압으로 태어난 사람은 저혈압이 정상이지 남들의 평균이 자신에게는 정상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120/80이라는 수치도 30대 백인 남자의 평균치를 말하는 것입니다. 동아시아인들은 이 수치보다는 조금 낮은 것이 일반적으로 보입니다. 그러므로 저혈압이었던 사람이 장년이 되어 혈압이 정상으로 되었다면 그것은 이미 자기 자신에게는 고혈압이 살짝 되어있는 것입니다. 바꾸어 말하면 혈액순환이 살짝 장애를 받는다는 말과 같습니다.

당뇨도 폐기운이 약한 사람들 가운데 간과 심장기운이 약하면 보다 젊은 나이에 나타나고 그렇지 않으면 나이가 들어서 나타납니다. 즉 그 사람의 에너지의 기화 능력을 보면 당뇨가 나타나는 과정을 추정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양약으로 당 수치나 혈압 수치를 조절하는 것은 치료가 아니라 수치를 관리하는 것이입니다. 그런데 이미 수치를 관리해야 할 정도가 되었다면 실제로는 자신의 몸은 그전부터 끊임없이 자신한테 돌보아주기를 호소했을 것입니다.

한방의 기본 원리는 아주 간단합니다. 인체를 기가 흐르는 통로로 보고 있기 때문에 어떤 기운이 어디에서 장애를 받고 있는지 한방적인 진단으로 보면 대부분의 병리증상은 바로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앞에서도 말했듯이 오장 가운데 한두 군데는 약하게 태어나기 때문에 바로 그 오장의 성쇠로 혈압이나 당뇨가 언제쯤 올지 추정할 수도 있는 것이죠.

참고로 이에 대한 두 가지 사례를 들어보겠습니다.

살이 찐 초등생을 데리고 온 엄마한테 아이의 체질(한방에서 체질이라고 하면 사상을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게 아니고 그저 타고나 성향으로 생각해 주길 바랍니다)을 설명해 주고 장차 간질환과 고혈압이 어린 나이에 올 수 있다는 것을 말해주었습니다. 그제야 묵묵히 감시하는 듯한 눈빛을 보이던 어머니는 가족력이 그렇다고 말하면서 예방 처방을 원하여 약 40일간을 그 아이에 맞는 한약을 복용하게 하였더니 검은 입술이 분홍빛 입술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이는 피가 맑아졌다는 뜻이니 순환이 정상생리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미 나온 차의 모델을(=체질) 바꾸기는 어렵지만 그 모델에 맞는 관리는(=예방) 쉬운 것처럼 그 어머니는 일 년에 두 번씩 꼭 상담하러 옵니다.

이번에는 무관심한 다른 경우입니다.

40대 초반인데 허리가 아무 이유 없이 아프다고 침 맞으러 왔습니다. 그래서 이유가 없는 게 아니니 그 이유를 설명해 줄 터이니 꼭 기억하시라고 말하고 간질환과 당뇨가 올 수밖에 없고 아마도 당뇨는 이미 어느 정도 진행되어 있다고 말해주었습니다. 으레 그렇듯이 이 정도가 되면 환자들은 빙긋이 웃으면서 가족력을 이야기하게 됩니다. 역시 할아버지가 간암과 폐암이었고 아버지가 대장암으로 수술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것은 체질이 내림이라서 그렇고 그런 체질에서는 그런 병증이 잘 생기는데 당신은 이미 그런 증상이 밖으로 나타난 지가 오래되었다고 말해주었으나 양방 검사에 이상이 없었다고 예방책조차도 묻지 않고 가셨습니다.

뭐든지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이니 나 자신도 아는 만큼 볼 수밖에 없습니다. 적어도 내가 보는 것은 모든 만성병은 체질에서 오고 체질은 바로 우리들의 생활습관과 먹거리로 과도하게 나가지 않게 조절될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을 뿐입니다. 고혈압 당뇨 비염 그리고 아토피를 비롯한 많은 자가면역질환은 자연적인 생체흐름을 끊어주는 양약에 의존하는 것보다는 인류와 함께 생명을 이어온 본초를 이용한 한방치료나 예방을 우선해야 한다는 것이죠. 참고로 위의 사례에서 서로 반대되는 예방 자세는 어찌 보면 어머나의 마음가짐과 장년 남자의 마음가짐이 다르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