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평소에 누누이 말하는 병리 가운데 비염은 얼굴 주위에 나타나는 모든 내과적 증상에 바탕이 된다는 것입니다. 비염 하면 단순하고 가벼운 증상같이 여겨지지만 그러나 비염으로 생기는 해부학적인 구조를 생각해 보면 결코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되는 증상입니다. 그 이유를 생각해 봅시다.
1. 뇌와 체간의 구조
생명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외부의 환경은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예컨대 불이 나면 피해야 하고 공기의 질이 이상하다 싶으면 역시 주의해야 합니다. 물론 소리가 이상하면 역시 그렇죠. 이런 상황을 시시각각 판단하기 위해서는 땅 위에서 최대한 높은 곳에 감각기관이 위치해야 합니다.
그뿐 아니라 하루에 가장 많이 일을 하는 뇌 역시 높은 곳에 위치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일을 많이 하면 에너지의 소모가 많다는 뜻인데 그 결과로 에너지대사로 인한 배출이 편해야 합니다. 에너지 배출은 피부의 여러 구멍과 털로 나가는데 이 배출물이 쌓이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통풍이 쉬워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역시 몸의 높은 위치가 유리합니다.
바로 얼굴과 머리가 그런 기관인 것입니다.
그래서 두면부의 구조를 살펴보면 겉보기에는 해골 안에 뭉쳐있는 것 같아도 속을 해부해 보면 많은 굴곡이 있어 표면적인 아주 넓습니다. 표면적이 넓어야 흡수와 배출이 쉽기 때문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우선 눈 코 입 귀는 커다란 구강이라는 동굴에 서로 연결되어 있고 그 동굴의 표면은 붉은색의 점막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 이유는 첫째는 흡수와 배출을 쉽게 하기 위한 것이고 둘째는 그것을 위해 작은 모세혈관이 아주 발달해 있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그 점막도 굴곡이 되어 내외부의 공기나 물기를 최대한 많이 접촉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뇌는 누구나 그림으로 보듯이 굴곡져 있는데 이 역시 원활한 대사를 위해 표면적을 넓히기 위한 것입니다.
머리는 이렇고 체간은 공간적으로 부피가 큽니다. 왜냐하면 체간은 우리 몸을 유지하는 데에 필요한 에너지를 생산하는 공장이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공장이 크면 적정 생산량이 많듯이 체간이 크면 대체로 에너지 생산량이 많으니 체력도 좋습니다.
2. 목
목은 머리와 체간을 연결해 주는 기관입니다. 자연상태에서 포유류는 살아남기 위한 경쟁이 심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주위의 변화를 재빨리 인식해야 합니다. 만일 목과 체간이 같은 비율로 두껍다면 주위를 살펴보는 동작이 너무 느리게 됩니다. 그러나 지금같이 목이 머리와 체간에 비해 가늘면 머리의 움직임이 빠릅니다. 예컨대 물고기나 악어 같은 동물들은 주위를 돌아보는 데에 시간도 걸리고 몸 전체를 같이 움직여 주어야 할 것입니다.
목부위에서 가장 중요한 기관은 혈관과 신경과 기도와 식도입니다.
그런데 목은 가늘므로 외부의 기온 변화에 예민합니다. 그러다 보니 기도가 쉽게 냉해질 수 있는데 이 약점을 보완하는 기전이 바로 비염(후비루 인후염 편도염 등등의 기도 주위 염증)입니다. 왜냐하면 염증이 생기면 점막과 공기의 닿는 면적이 넓어지고 또한 열을 내게 되므로 폐의 온도를 조절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3. 구강 주위 점막
기온이 내려가거나 습도가 높아지거나 체력이 떨어져 스스로 발열 기능이 약화되면 위의 열 내는 기전으로 비염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비염이라고 말하니 코에 염증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 병리적인 배경을 생각하면 비염은 구강내의 점막이 잘 붓는다는 뜻입니다. 코가 부으니 비염 인후가 부으니 인후염 편도가 부으니 편도염이라고 분류는 하지만 그러나 병리는 하나입니다. 즉 어디가 붓 든 구강내의 점막은 붓는다는 뜻입니다.
문제는 구강의 점막이 부으면 수많은 모세혈관을 압박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뇌에서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혈관내의 피는 정체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 결과로 뇌와 눈 코 입 귀 그리고 다른 작은 조직에는 영양 조달도 떨어지고 동시에 노폐물이 배출이 원활하지 않으니 그 부위에서 병리가 발생하게 됩니다.
모든 눈병 모든 귓병 모든 입병 모든 목병 그리고 모든 뇌병들은 바로 일차적으로 비염이 원인이 되고 그리고 또한 악화의 원인도 됩니다. 따라서 치료에서도 비염치료는 당연합니다. 물론 비염이 치료가 된다고 해서 중풍이 치료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비염의 치료가 전제되지 않으면 얼굴과 뇌의 병증들은 개선되지는 않습니다.
역으로 두면부에 생길 수 있는 여러 병증을 비염이 살신성인하는 역으로 방어 역할도 합니다. 비염이 선악의 역할은 처음부터 구별되는 것이 아니니 개별적인 진단이 필요하고 처방도 변증시치가 꼭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비염을 예방하기 위한 생활 섭생은 늘 두면부를 따뜻하게 하는 것입니다. 발은 따뜻하게 얼굴은 차게 하는 단편적인 말에 현혹되지 않기를 당부드립니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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