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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색 혀와 불임 그리고 어혈

강남하라비한의원 2021. 5. 21. 15:39
어혈이란 피가 탁한 것을 뜻합니다.
피가 탁하다는 것은 피의 질적인 능력이 떨어지는 것입니다.
핏 속에 한도보다 많은 영양소가 들어 있거나 혹은 불필요한 것들이 들어 있거나 혹은 정상적인 혈구의 능력이 떨어지거나 혹은 그 외 여러 요인에 의해 피의 정상적인 능력이 떨어지면 어혈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오는 어혈은 피부가 퍼렇게 변하는 것입니다.
흔히 멍들었을 때 출혈이 되면 피가 혈관 밖으로 나오면 죽게 되는데 그러면 퍼렇게 멍이 드는 거죠. 혈관 밖에 죽은 피는 엄밀하게 말하면 죽은 피이지 어혈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렇게 출혈이 되었다는 뜻은 적어도 국부적으로 근처의 피가 탁하다는 뜻입니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 죽은 피는 몸에서 분해해서 흡수하거나 혹은 염증을 일으켜 밖으로 내보내기도 합니다.

때로는 외부적인 충격이 없어도 피하에 출혈이 되는 경우도 있는데 자반증 같은 것이죠.
꼭 자반증 같은 증상이 아니더라도 그냥 모세혈관에서 피가 새어 나오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알려지기로는 모세혈관은 동맥모세혈관에서 정맥모세혈관으로 바로 이어져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서로 떨어져 있는 경우도 있고 부분적으로만 이어져 있는 경우가 있으므로 몸의 정기가 약해지면 모세혈관에서 피가 주위의 세포 사이로 새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사실 이런 경우가 모두 어혈이지만 그러나 현실에서는 이렇게 피가 혈관 밖으로 나오지 않는 경우가 훨씬 더 많을 것입니다. 즉 혈관 내부에서 피가 흘러가는 상태에서도 어혈은 많이 있다는 것입니다. 어혈의 여부는 물론 일반인들이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생리와 병리에 대해 기본적인 지식 정보가 있어야 판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일반인들도 쉽게 혈관 내의 어혈을 알아볼 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바로 혀를 살펴보면 됩니다.
혀의 색깔이 어둡거나 자주 색이나 잉크색 얼룩이 보이면 이는 어혈입니다.

어혈은 피의 기능이 떨어지니 비록 피의 총량이 모자라지는 않아도 혈허이니 일반적으로 알기 쉬운 개념으로는 실제로 빈혈과도 같은 것입니다. 문제는 어혈이 많으면 대사기능이 떨어진다는 것이니 일반적인 피로는 말할 것도 없고 여자 같은 경우에는 불임의 한 원인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사례를 들어봅니다( 9531 ) - I

수년 전에 30대 초반의 여자분이 몸이 전체적으로 힘들기도 하고 결혼한 지 수 년이 지났는데 아이가 안 생겨 불임을 치료하고자 래원했는데 진단 요소 가운데 혀를 보니 혀 전체가 자주 색이 나는 검은색이었습니다. 당연히 몸 전체에 어혈이 가득한 것이지요. 피의 질이 떨어지니 몸에서는 더 많은 피를 공급해 달라고 할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분당 맥박수가 100회 이상을 뜁니다. 이 자체로 부정맥이라고 부르는데 막상 환자 자신은 이에 대한 병리 인식은 전혀 없었습니다.

그래서 필자가 가장 먼저 해주어야 할 증상은 어혈을 없애주는 것이었습니다.
어혈을 없애주기 위해서는 간과 심장의 치료가 가장 중요했으므로 소간과 거습을 위주로 처방해주었습니다.
수개월의 치료 후에 아이를 가졌습니다. 그리고 정상적인 임신 기간을 거쳐서 다음 해에 출산했습니다.
(잊고 있었는데 얼만 전에 같은 증상과 같은 목적인 둘째 임신을 위해 래원하셨기에 진단해 보니 옛날처럼 혀가 검지는 않지만 그러나 여전히 자갈색이었고 맥박수도 100회를 넘어 전과 비슷한 방향으로 처방해주었습니다.)

사례 II (11019)

구체적인 기억이 나지는 않는데 전에 경동맥이 좁아져 큰일 났다고 해서 일단은 한약으로 치료해보자 하신 분이 있었습니다. 경동맥에 덩어리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한 달 넘어가는 복약 후에 경동맥을 검사해보니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해서 당해 병원에서도 이상하다고 했다는 사례가 있었습니다. 당시는 혈관에 지방종이 있다가 치료된 게 아닌가 생각했었습니다.

사실 얼마 전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어서 잊기 전에 기록해 둡니다.

60대 중반의 여자분인데 증상과 병력을 들어보면 언제라도 응급실로 급송해야 할 것 같이 보입니다.
그러나 목소리에 힘이 있고 눈빛에 총기가 살아 있어 치료 결과에 대한 희망이 보이기는 했습니다.

과정은 생략하고 결과만 추리면
주요한 증상은 경동맥이 석회화로 막혀있고( 그러나 수술은 안 하겠다. 한쪽은 99프로 한쪽은 60프로 막힘)
당뇨로 망막혈관이 99.9 프로 막혀있는 것인데( 그러나 시력에는 문제가 없다고 함 )
두 부분의 증상은 가족력도 갖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이 분의 어혈증거는 이미 양방적인 검사로 당뇨가 있다는 것 자체가 이미 피가 탁한 것이고
한방적인 문진으로는 흰옷이 항상 누렇게 변한다는 것입니다. 즉 혈장의 성분이 쉽게 새어 나온다는 것이지요.

검사 결과는 소위 드라마틱했습니다.

한 달 남짓 복약 후에( 정기가 살아있어서 그렇다고 생각됩니다만) 당뇨는 정상 수치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눈 망막 주위의 막힌 혈관도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합니다.
혈압도 정상수치로 돌아왔고요.
다만 경동맥 석회화는 어떤지는 알 수 없었으나 본인의 말로는 몸에서 불편한 증상이 없으니 되었다고 하십니다. 아마도 필자의 추정으로는 석회가 조금이라도 줄 었거나 적어도 악화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눈의 혈관이 뚫어지듯이 그런 치료 생리는 작용하였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말씀으로는 불편하면 나중에 병원에서 다시 검사하고 문제가 있으면 다시 오신다고 하였으니 기다려 볼 수밖에 없습니다.

위의 두 사례에서 보듯이 피가 탁해지면 피의 기능이 덜어집니다.
피의 기능이 떨어지면 온몸의 대사기능이 떨어집니다.
나이나 성별이나 환경이나 개인의 체질에 따라 대사기능이 떨어져서 생기는 병과 증상은 다양합니다.

따라서 병증을 정상 생리로 되돌리기 위해서는 피를 맑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문제는 그 방법입니다. 광고에서 흔히 접하는 무엇을 먹으면 피가 맑아진다는 말은 터무니없는 내용입니다. 왜냐하면 사람마다 생리적 특징이 다르고 병리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언제나 올바른 진단과 본질적인 치료 방법을 선택하시기를 권합니다.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