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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가루 소비가 늘어나는 이유에는 생리가 있다.

강남하라비한의원 2022. 1. 19. 16:42

요즘 우리 사회에서는 밀가루 소비량이 늘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일 것입니다.
혹자는 서구의 입맛에 길들여서 그렇다고도 합니다만 필자의 생각은 결을 조금 달리합니다.
물론 서양문물이 거세게 들어오면서 식생활도 영향을 받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우리 입맛에 맞지 않으면 오래가지는 않겠죠.
한편 이미 서구에 문물이 유행한 시기 이후에 태어난 아이들은 서구식에 입맛이 길들여져서 그럴 수는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사회문화적인 변화가 우리의 생리에 영향을 주고 역으로 우리의 생리의 변화가 사회문화의 개성에 영향을 주기도 할 것입니다. 바로 이 부분, 즉 음식에 대한 취향은 우리 몸의 생리와 깊은 관계가 있기에 바로 밀가루와 생리와의 관계를 생각해본 것입니다.

지금의 우리사회에서의 음식문화의 특징 가운데 가장 큰 것은 육류의 소비가 늘어난 것입니다.
아주 오래전부터 우리가 바라던 고기 음식이 이제는 누구나 비교적 쉽게 먹을 수 있을 만큼 보편화된 것이 현실입니다.
그런데 육류는 수 천년 동안 채식 위주로 습성이 박힌 우리 민족한테는 소화기에 부담을 줄 것입니다.
그래서 육류 소화를 위한 반찬 등 동반되는 음식이 곁들여지게 됩니다.
예컨대 소화력이 강하고 육류 위주의 식생활을 해왔던 서구인들도조차도 육류 소화를 위해 후추를 찾으려 했었고 급기야는 후추 확보를 위한 활동이 해외 활동을 확장시켜 근대의 역사를 바꾸었다는 주장하는 역사가들도 있을 정도입니다.

하물며 우리에게는 육류는 조금 더 소화에 부담이 되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불과 이 삼십 년 전만 해도 아침에 고깃국을 먹었더니 온종일 배가 든든하다는 말을 흔하게 듣곤 했습니다.
배가 든든하다는 표현은 배가 꺼지지 않는다는 표현이며 이는 생리적으로 해석하면 소화가 안된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고기를 먹을 때는 조금 매콤한 김치를 곁들이면 속이 좀 편합니다.
그런데 고기 먹는 습관을 서구에서 들여온 고급문화로 인식해서인지 고기 전문집에서조차 아직도 김치보다는 소위 사라다(= 샐러드 )가 꼭 같이 나옵니다. 사실 샐러드는 대부분이 기미가 냉하여 고기 소화에는 도움을 주지 못합니다. 다만 야채이니 고기와 균형은 조금 잡아는 줍니다. 고기 먹을 때 입맛을 돋우기 위하여(= 생리적으로는 소화를 돕기 위하여 ) 전에는 참기름에 소금과 후추를 섞은 양념이 나왔는데 최근에는 참기름값이 비싸서 그런지 이것도 점점 없어지는 추세인 듯합니다.

자, 중요한 것은 고기의 소화도 그렇지만 몸에서 흡수한 기름기도 몸을 무겁게 한다는 것입니다. (한의학적인 입장에서는 이런 과도한 기름을 습담이라고 부릅니다.)  따라서 몸에서는 이러한 습담을 없애주는 음식을 당기게 합니다. 물론 우리들은 인지하지는 못하고 그냥 입맛으로 당길 뿐이죠.

바로 이것입니다.
기름기라는 습담을 없애주는 음식 가운데 가장 효율적인 것은 밀가루이기 때문입니다.

필자가 생화학자가 아니라서 이러한 기전을 생화학으로 설명하지는 못합니다. 설사 생화학자라고 하더라도 하나의 기전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서로 연관되어 돌아가는 바닷가 모래알같이 많은 생화학 사이클 가운데 전형화된 하나의 사이클을 뽑아서 설명하는 일이므로 결코 쉽지 않은 설명이 되기도 하니 일반인들은 그냥 그러려니 하는 편이 좋을 것입니다. 따라서 필자는 그냥 생활에서 느끼는 사례로 설명해보려고 합니다.

고기를 먹고 식기를 씻을 때 화공약품으로 씻으면 빠릅니다만 만일 친환경적인 면을 고려한다면 음식재료로도 가능합니다. 예컨대 쌀뜨물이나 밀가루나 혹은 잿물로 해도 좋습니다. 그 가운데 우리가 음식으로 섭취하기가 쉽고 효율적인 것은 밀가루입니다. 자체가 음식재료이니까요. 쌀알보다도 밀가루는 표면적이 넓어서 기름기를 빨아들이는 데에는 효율적이죠. 소화관의 기름기를 빨아들이면 나머지 몸속의 기름기도 평형을 이루기 위하여 소화관으로 이동이 될 것입니다. 즉 결과적으로 고기로 인하여 생기는 습담은 밀가루가 제거해준다는 말입니다. 이 이유로 고기 소비가 늘어난 현재의 음식문화는 밀가루 소비를 부추길 수밖에 없습니다. 바로 생리적인 이유 때문입니다.

참고로 옛날에 밀가루 먹으면 속을 훑어내린다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밀가루 음식을 싫어하신 분들이 있었습니다.
그 이유도 역시 단순합니다. 일 년 내내 고기 먹기가 힘든 시절에 구호물자로 들여온 밀가루를 먹게 되면 위장관의 체액이 밀가루로 인하여 마르게 되니까 속을 훑어내린다고 느낀 것입니다.

우리의 모든 종류의 습관에는 겉보기와는 달리 언제나 우리들의 생리가 바탕을 이룹니다.

마지막으로 하나 덧붙인다면 고깃집이나 서양 음식집이나 일식집이나 중국집이나 음식의 원조를 흉내 내기에 급급하지 말고 우리 생리에 맞는 반찬이 기본이 되었으면 합니다. 최소한 샐러드 대신 다양한 형태의 김치로 준비해주었으면 합니다.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