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혓바닥을 칫솔질해도 백태가 안 없어져요.

강남할아버지한의원 2024. 8. 9. 15:34

혓바닥에 백태가 많은 사람들은 아침 출근 시에 혹은 낮에 외출하거나 다른 사람들과 대화하기 전에 꼭 칫솔로 백태를 긁어냅니다. 그런데 칫솔로 긁어낼 수 있는 것은 음식 잔여물이지 백태는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사람에 따라 백태의 두께도 각기 다르고 색깔이나 모양도 천차만별이기 때문입니다. 세부적인 내용은 한 권의 책으로도 모자라니 피하기로 하고 백태(이하 설태라고 합니다.)가 의미하는 것을 간단히 짚어 봅니다.

우리 몸을 단순화 시켜서 그려보면 입에서 항문까지 하나의 수도관과 같은 모습입니다. 수도관이 꾸불꾸불하고 어두우니 그 속을 들여다볼 수는 없지만 맨 처음 입구를 보면 대략적으로 그 수도관 안에 어떤 상태에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입안을 살펴봄으로써 우리 몸의 내부 상태를 알 수 있는 것입니다. 그중 설태는 매우 중요한 진단 척도가 됩니다.

설태는 혀 바닥 점막에서 생기는 세포입니다. 그래서 칫솔로 닦아내어도 어느 정도는 깨끗해지지만 그렇다고 세포가 벗겨나갈 수는 없기에 설태는 여전히 남습니다. 어느 정도 깨끗해지는 이유는 설태가 쓸려 나가서가 아니라 설태 사이에 끼인 음식물이나 체액의 찌꺼기가 칫솔질로 씻겨나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피부 점막의 세포들은 태어나서 죽어가는 순환과정이 짧습니다. 그래야 몸 안의 노폐물이 피부 세포에 들어와 피부 세포의 세포막을 통해서 나가든지 혹은 세포막을 통하여 나가지 못하면 세포 자체와 함께 빨리 나가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설태는 내장의 세포의 대사기능을 바로바로 보여주는 하나의 이정표가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설태는 바로 습(濕) - 즉 노폐물로 인식해도 좋습니다. 설태가 많은 것은 몸 안에 노폐물이 많다는 것입니다. 예컨대 만성적인 고혈압, 당뇨 환자는 습이 많을 수밖에 없으므로 설태가 두껍고 약간 누런빛을 띄면서 입 냄새가 심하게 납니다. 젊은 사람은 술을 많이 먹게 되면 속이 불편해지면서 바로 하얀 설태가 끼게 됩니다. 이럴 때는 입에서 전에 먹은 음식 냄새가 그대로 나게 됩니다. 역시 빨리 노폐물을 벗어던지고 싶어 하는 몸의 의도 때문입니다.

젊은 사람들의 설태 가운데 백태는 노폐물을 없애주면( 물론 이러한 작용은 한약만이 가능할 것입니다.) 속은 편해지고 흰설태도 비교적 빨리 없어집니다. 그러나 나이 든 분의 경우나 젊어도 만성적인 증상이 있는 경우는 설태가 쉽게 없어지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뿌리가 깊기 때문입니다. 뿌리가 깊다는 말은 오래되기도 하고 동시에 몸의 대사기능이 현저히 떨어졌다는 말도 됩니다.

땅 위에 습기가 있으면 이끼가 자랍니다. 이끼가 맨 처음 나올 때는 흰색이었다가 싱싱한 초록색으로 변했다가 늙어지면 누렇게 되었다가 마지막으로 죽을 때가 되면 시커멓게 말라갑니다. 설태는 혀에서 자라는 이끼입니다. 같은 이치로 설태가 하얗고 얇은 태는 습(濕)이 처음 나타난 것이고, 태가 꺼멓게 변하면 이미 오장이 노쇠해 죽음이 가까워졌다는 의미입니다.

치료 사례를 이야기해 봅니다.

40대 후반의 남자분께서 혀 안쪽의 한 부분에 초콜릿 색깔의 태가 끼어 있었습니다. 체질적으로 간열이 높은 분이라 비록 보약을 원하셨지만 보약은 오히려 해를 키우는 것이 되니 몸을 건강하게 하는 방향으로 잡고 간열을 식혀주는 처방을 내렸습니다. 한 달 후에 보니 태가 초콜릿색에서 누런색으로 변해 있었습니다. 물론 그분의 컨디션도 “몸이 매우 가벼워진 것 같다”라고 표현이 나왔습니다. 즉 이러한 변화는 몸의 대사기능이 현저히 떨어졌다가 한약처방 이후에 대사기능이 회복되었다는 것을 뜻하니 당연히 몸이 가벼워졌다고 느끼는 것입니다. 실제로 혀 전체적인 부분에 흑태가 나타나면 아무리 양방 검사에 이상이 없다 하더라도 대체로 기대되는 수명은 일 년 전후라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다만 젊은 사람이 양약 부작용으로 인하여 그렇게 된 경우는 생활섭생만 잘하면 곧 회복은 됩니다만 그러나 여전히 문제는 남게 됩니다.

설태뿐 아니라 혀 모양이 이쁘지 않다 하여 사람들 앞에서 편하게 웃지 못하거나 입을 벌리지 못하시는 젊은 여자분들을 종종 봅니다. 이것은 혀 모양이 이쁘지 않은 게 아니라 내 몸의 건강에 이상이 있는 표시일 뿐입니다. 그러니 제대로 치료만 해주면 구태여 입을 가리는 수고는 하니 않아도 될 것임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