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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했다는 다양한 증상과 병리와 처방의 방향과 섭생

강남할아버지한의원 2024. 6. 14. 16:35

속이 불편하면 스스로 체했다고 생각하여 침을 맞으러 오시는 분들이 종종 있습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면 손끝이나 발끝에 침을 맞게 되면 체한 것이 쑥 내려갈 것이라는 상상하시는 거죠. 물론 그런 경우는 있습니다만 실제로는 매우 드물죠. 그렇다고 침의 효과가 없어서 그런 것은 아닙니다. 처음부터 소화불량에 대한 증상에 대해 잘못된 인식과 잘못된 병리해석과 잘못된 치료 때문인 것입니다.

마침 오늘 어느 분이 오셔서 속이 더부룩하니 침을 맞으면 확 내려갈 것 같다고 해서 그런 증상을 침으로는 효과가 없음을 설명드리고 그냥 보험약으로 처방해 드렸는데 무언가 믿지 못하는 표정이라 이것을 기회로 체한 증상에 대한 병리를 설명하려 합니다.

1. 증상들과 병리와 처방

1) 갑자기 과식했거나 급히 먹어 연동운동이 부자연스러울 때

이런 증상은 기의 흐름이 멈칫한 것이니 침으로 즉효를 볼 수 있습니다.

전신에 영향을 주는 강자극의 침을 놓거나 혹은 위장관 부위에 부드러운 자극으로 치료합니다.

침법의 선택은 그 사람의 체력을 보아서 합니다.

그런데 이런 증상은 매우 드뭅니다. 그래서 침 치료로 즉효를 보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위에서 언급한 것입니다.

2) 속이 더부룩하거나 메슥거리거나 두통이 동반될 때

이런 증상의 병리는 습, 즉 물기가 많은 것입니다. 뿌리는 폐입니다.

가장 흔하게 보이는 증상입니다.

약 처방은 체질을 판단하고 거습지제로 구성해야 합니다.

주로 심폐가 약한 체질로 대부분이 만성적이라 양방 소화제도 많이 복용한 경험도 갖고 있습니다만 풀리지는 않습니다.

음식은 물기 없는 음식으로 섭생해야 합니다. 그러니 이런 증상을 갖고 있는 분한테 도움을 주겠다고 죽을 사다 드리는 것은 오히려 독약을 주는 것과 같습니다. 가장 좋은 음식은 바짝 구운 밀가루 개떡입니다.

3) 속이 쓰리거나 아픈 증상

주로 역류성식도염이나 위염을 갖고 있는 분들입니다.

그러므로 병의 뿌리는 심장입니다. 그래서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꼭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때로는 소화관이 튼실하면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는데 이것은 세월이 지나면 위암으로 발전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약 처방은 염증을 내려주는 것이어야 합니다.

음식섭생은 자극적인 피해야 합니다.

4) 그냥 상복부 전체가 애매하게 답답하면서 체한 느낌은 없는데 왠지 입맛이 없어지고 소화가 안되는 증상

이 증상은 주로 간이 허해졌거나 혹은 간기운이 울결되어 생기는 증상입니다.

약 처방은 간기운을 풀어주는 것이어야 합니다.

음식섭생은 소화가 쉬워야 합니다. 예컨대 보리밥 같은 거죠.

5) 그냥 힘이 없어 소화가 안되는 경우

주로 속이 냉해서 생기는 증상입니다. 냉해지면 조직의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처방은 더운 기미의 본초로 구성해야 합니다.

음식섭생도 역시 그래야 하고요.

그런데 냉해지면 습도 같이 늘어나니 속은 따듯하게 해주고 습도 줄여주어야 합니다.

소위 한약처방 중에 널리 알려진 이진탕이 효과적입니다. 그러나 위염이 있으면 맞지 않습니다.

2. 이 부분을 제대로 분별하여 치료하지 않으면 어찌 될까요?

위의 1) 번을 제외하고는 거의가 체질에서 오는 증상들이라 늘 만성적이고 만성적이다 보니 대충 버티면 지나가는데 그러다 시간과 증상이 쌓이면,

2) 번의 습이 원인 경우는 만성두통과 심장비대증 그리고 심부전과 신부전으로 발전됩니다.

3) 번의 염증성인 경우는 위축성위염 장상피화생 그리고 결국은 위암으로 갈 확률이 아주 높습니다.

4) 번의 간기울결의 경우는 소위 고지혈, 두뇌에서 생기는 병변, 전신 염증, 대장병변, 피부 증상으로 갈 확률이 높습니다.

5) 번의 허냉의 경우는 그냥 전신쇠약증이나 무기력증 뇌전증 하복부 염증성 질환 등으로 발전할 것입니다.

3. 처방의 문제는 위의 여러 증상들이 섞여 있을 경우입니다.

증상이 한 가지로 뚜렷하면 처방도 아주 쉽습니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대부분이 여러 증상들이 섞여 나타납니다. 그러므로 병의 원인과 그 원인의 선후를 잘 헤아려야 처방이 가능하게 됩니다.

같이 섞여서 나타나는 이유는 체질적인 약점도 있지만 처음부터 대충 버티면 지나가기 때문에 치료를 게을리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체질적인 약점에 생활에서 오는 섭생의 부적당 등이 더하고 쌓이면 속이 더부룩하면서도 쓰리다고 하고 속이 염증이 있으면서도 습이 있고 간기울결이 있으면서도 구역질이 나오는 등등의 병변이 혼재되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면 병변에 대한 판별이 쉽지 않고 처방은 더 어려워지면서 복약 기간이 늘어납니다. 필자기 이렇게 말해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해가 어려울 것입니다만 그러나 이미 치료한 경험이 있는 분들은 확 뚫리는 느낌일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체한 증상은 단순해 보여도 그리고 쉽게 지나가도 반복된다는 것은 체질적인 약점으로 계속 호소하고 있다는 뜻이니 대충 넘어가지 않기를 바라는 바입니다.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