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우선 고혈압이란 무엇을 잰 것일까요?
심장의 박동력과 말초혈관의 저항력을 곱한 것을 혈압이라고 하는데 서구인 기준으로 보면 120/80이 평균입니다. 일반적으로 고혈압이란 이 평균혈압보다 높은 혈압을 말합니다. 요즘에는(=2000년대) 보통 수축기 혈압이 135가 넘어가면 혈압약을 먹어야 한다고 합니다만 바로 이 부분은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혈압약 투여에 대한 지침이 나라마다 다를 수 있고 개인적인 의견도 다를 수 있고 시대에 따라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태어나면서 기본적인 체질을 갖고 태어납니다. 따라서 혈압도 자신에게 가장 적절한 수치를 유지하게 됩니다. 이에 따라 혈관의 탄력성이나 강도도 이것에 맞추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즉 특별한 병을 앓고 있지 않는 한 성장기 전의 혈압이 자신에게 최적의 혈압이 될 것입니다.
예컨대 심장이 작고 간이 작은 사람의 혈압은 120/80이라는 평균치보다 더 낮은 혈압이 그 사람한테는 적정한 혈압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 가운데 대략(경험에 근거한 막연한 추정입니다만) 약 2, 30% 정도가 저혈압(110/70 이하)이 정상인 경우에 해당된다고 봅니다. 전에는 저혈압이었는데 지금은 정상이라는 중년 부인들의 얘기를 흔하게 접하는데 이것은 그분들한테는 이미 타고난 적정 혈압보다도 약간의 혈압이 올라가 있다는 말이 됩니다.
2. 혈압이 오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심장은 우리 몸에서 가장 많은 일을 하면서도 평소에는 아무 말이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어디 다쳤을 때면 심장은 다친 곳을 치료하기 위해 보다 많이 그리고 힘차게 피를 그곳으로 보냅니다. 말하자면 혈압을 올리는 것입니다. 만일 이렇게 혈압을 올리는 장치가 되어있지 않다면 우리 몸은 항상성을 잃게 되어 곧바로 생명이 끊어지게 됩니다.
이와 같이 혈압은 바로 우리 몸에서 신선한 피를 원하기 때문에 그에 맞추어 올라가야 합니다.
3. 그러면 우리 몸은 왜 신선한 피를 원하게 될까요?
아플 때,
심장 박동력이 약해졌을 때 전신이 기운이 빠질 때,
혈관의 탄력성이 떨어져 민활성이 없어졌을 때인데 예컨대 맥박이 빨리 뛰어야 하는데 심장근육이 힘들어 빨리 뛸 수는 없을 때,
혈관 안에 때가 많이 끼어있을 때는 당연히 탄력성이 떨어지니까요,
혈관 밖에서 혈관을 눌렀을 때는 그다음 부위에 피를 공급을 더해야 하니 세게 뛰어야지요,
핏속의 내용물이 부실할 때는 질이 떨어지니 양으로 보충하기 위해서지요,
콩팥의 혈압조절 기관이 고장이 났을 때인데 이에 대한 원인은 다양하지요,
기타 혈압을 조절하는 신경(혹은 호르몬이) 자체의 고장으로 신호를 잘 못 보낼 때 등등 많은 이유가 있습니다.
치료는 양방에서는 신경이나 호르몬을 조절하는 양약으로 혈압을 낮춥니다만 이것은 치료가 아니라 뇌혈관질환을 우려한 관리입니다. 물론 혈압이 매우 높고 급할 때는 이런 양약을 쓰는 것도 좋습니다. 그러나 근본치료를 원하신다면 한방치료를 해야 합니다. 한방치료는 근원적인 치료입니다. 즉 피의 순환을 도와서 우리 몸이 혈압을 올려야 할 원인을 없애어 혈압을 지속적으로 낮추는 것입니다.
4. 한방치료의 사례
50세의 중년 남자가 평소에 혈압약을 복용하고 있었습니다.
몸이 무거워져 보약을 원하기에 힘이 솟게 하는 것보다는 몸을 가볍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득하였습니다. 힘을 솟게 하는 약은 일시적으로는 효과를 보는 듯해도 결과적으로는 몸을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도록 만듭니다. 이론적인 해설을 덧붙이면 기운을 많이 돌려 일시적으로 힘을 내게 하면 기운을 내는 우리 몸의 정기가 손상되어 결국에는 전신을 약하게 만들게 된다는 것이죠.
10여 년을 복용하던 혈압약은 갑자기 끊게 되면 안 되므로 한약을 복용 중에도 계속 복용토록 하였습니다. 이 분의 신체 상태는 핏속에 때가(혈담) 많아 순환이 떨어지게 되었고 그에 대한 보상작용으로 혈압이 오른 것으로 판단되어 주로 혈담을 없애주는 처방을 하였습니다.
한 열흘 지나자 전화가 왔습니다. 한약을 먹으니 혈압이 자꾸 떨어져 불안하다는 것입니다. 녹용까지 넣은 약인데 힘이 안 난다는 불만의 전화였습니다만 저로서는 그렇게 즐거운 불평이 아닐 수 없습니다. 다시 한번 진찰 시의 내용을 상기시켰습니다.
몸을 가볍게 만드는 목적이었고 녹용은 그 목적을 위한 혈액순환을 위한 보조적인 약물일 뿐이지 결코 힘을 솟게 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이죠. 이미 밤중에 심장질환으로 응급실에 실려간 적이 있는 분으로서는 아직도 자신의 몸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전형적인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힘이 나는 것이 결코 건강한 게 아닌데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 특히 50대 이후 분들은 - 배고픈 시절의 몸 상태가 너무도 기억에 깊이 새겨져 힘이 세면 건강하다고 믿고 있습니다.
지금은 이분의 신체 상태는 적절한 운동과 지속적인 복약으로 몸도 가벼워지고 얼굴색도 밝아졌습니다. 물론 혈압약은 아직도 복용합니다. 이것을 끊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온몸의 조건을 바꿔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혈압은 위험한 증상으로 나타나기까지는 2,30년이 걸립니다. 따라서 이것을 되돌리는 것은 섭생과 복약으로도 적게는 1년 길게는 더 많은 시간이 걸립니다. ( 원글이 약 20년 전 글인데 2024년 현재의 경우는 물론 다른 사례들입니다만 혈압약을 완전히 끊고 여전히 혈압약을 복용하지 않고 지내시는 경우가 흔합니다. )
비록 경우에 따라서는 혈압을 되돌릴 수 없다 하드라도 수시로 혈압의 원인을 제거하여 갑작스럽게 혈압이 올라가 연약해진 혈관을 터뜨리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중풍을 예방하기 위해서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분들이 의외로 많은데 아스피린은 혈전을 없애주기는 하지만 반대로 모세혈관을 파열시켜 출혈을 야기하기도 합니다. 문제는 혈전이 막혀서 생기는 중풍은 약 2-30프로 정도에 불과하고 대부분은 혈관의 탄력성이 떨어져 혈관이 터져서 생기는 중풍이니 아스피린을 먹으면 중풍이 예방된다는 무조건적인 상식이 위험할 수 있음을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요즘은 양방에서도 이에 대한 연구가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연구의 대부분은 아스피린은 득보다는 실이 많다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5. 모든 병은, 병이 나는 것도 이상한 것이고 또한 병이 낫지 않는 것이 이상한 것입니다.
왜냐하면 생명체는 정상 생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항상성을 유지해야 하고 또한 유지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에너지를 소모해야 하는데 생명체를 둘러싼 환경과 그 환경에 적응하는 육체는 언제라도 병리에 노출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생활하는 중에 무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크든 작든 병이 나지 않는 것은 이상한 것입니다.
한편 모든 생명은 병리 상태에 빠지게 되면 평소보다 긴급하게 에너지를 소모시켜 정상 생리로 돌아오려는 속성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야 생명의 항상성을 유지하여 생명이 존속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병리에 빠지면 치료라는 과정을 통하여 정상 생리로의 회복은 서둘러야 합니다. 이 경우에는 일정한 선을 넘어가기 전이라면 병이 낫지 않는 것도 역시 이상한 것입니다. 다만 병리가 지속되면 우리 몸의 원정이 손상되기 시작하여 회복에 제한이 있거나 혹은 회복 자체가 불가능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은 대부분이 정보가 모자라므로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개인에 따라 몸에 관심이 많은 분들은 스스로 느끼기도 합니다만 문제는 구체적으로 몸의 어느 부분이 문제가 생겨서 병리에 빠지게 되었는지는 현실적으로 알 수 없으므로 비록 시간과 비용이 들더라도( 이러한 기회비용은 생활의 어느 부문에서도 똑같이 비용이 들어갑니다.) 한의사와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종종 체력이 강한 분들은 자신의 체력이 곧 건강으로 착각하여 이 부분에 게을리하기도 하는데 이는 결코 현명하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 끝 -
'공부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양말이 자꾸 돌아가요. 이는 기혈순환의 문제입니다. (3) | 2024.07.23 |
---|---|
아침에 일어나니 허리가 아파요. 이는 심부전 전조증상입니다. (3) | 2024.07.23 |
담석과 신장결석은 같이 옵니다. (0) | 2024.06.25 |
체했다는 다양한 증상과 병리와 처방의 방향과 섭생 (1) | 2024.06.14 |
항암제 투약 시의 생활 섭생 (1) | 2024.06.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