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하니까 오히려 목에 뭐가 걸려있는 듯해 마른 기침이 나옵디다."
어느 분이 담배가 몸에 안 좋다고 하여 금연을 했더니 오히려 목에 뭐가 걸려있는 듯해서 마른 기침이 자주 나온다고 말해주시면서 담배 끊은 이후에 폐가 더 나빠진 게 아니냐고 좀 황당한 의문을 나타내셨습니다. 그래서 그전에는 담배를 얼마나 많이 피우셨냐고 물어보니 하루에 한두 갑은 기본이고 술 마시고 스트레스를 받을 때는 대 여섯 갑을 피우셨다고 합니다. 담배를 끊은 지는 한 10년이 되었는데 언제부터인가 마른 기침이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제가 답하기를,
우리 몸의 모든 세포 하나하나는 그 자체로서 하나의 생명이고 또한 그 자체에 전지전능한 하나님의 속성이 그대로 들어 있기 때문에 담배를 그렇게 많이 피우셨다면 인후부의 점막 조직은 자신과 그리고 자신이 속해 있는 조직을 살려내기 위해서 점막이 두터워지게 됩니다. 그러면 비록 담배를 많이 피우더라도 인후부에서의 고통은 극복됩니다. 그러나 담배로 인하여 내 몸에 들어오는 천기가 탁해지니 간이나 폐는 더욱 나빠졌을 것입니다.
그런데 담배를 끊게 되면 이제는 인후부의 점막이 그렇게 무디어질 필요가 없으니 서서히 본래의 제 모습을 찾은 것입니다. 마치 주먹으로 벽을 치면 주먹이 벽에 닿는 부분이 서서히 단단해지지만 그러나 벽을 치는 것을 그치면 다시 일반적인 상태의 피부로 돌아오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이제는 금연으로 인하여 몸이 전보다 나아졌기 때문에 인후부의 점막이 정상 생리로 작동하여 대기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신호를 몸에다 보내는 것이 바로 마른 기침입니다.
이러한 예는 주위에서 흔하게 봅니다. 몸에 대한 이치를 알려고 하지 않으면 위와 같이 담배를 끊고 폐가 더 나빠졌다고 생각하거나 전에는 감기를 모르고 살았는데 한약을 먹고 난 후부터는 오히려 감기에 더 잘 걸리는 것 같다 등등의 얘기를 합니다. 생리에 대한 무지에서 오는 개인적인 신념일 뿐이죠.
이해를 돕기 위해서 언젠가 TV에 난 것을 이야기해 봅니다.
어느 사람이 비염으로 늘 고생을 하여 아무리 해도 낫지를 않자 자기 나름대로의 방법을 생각해 냅니다. 정신력으로 비염을 극복한 이야기인데 제가 보기에는 무지하기 짝이 없는 위험한 방법입니다만 TV에서는 마치 비기를 알려준다는 하나의 본보기로서 올려놓는 듯한 인상을 주었습니다.
그 사람의 방법은 비염을 낫게 하기 위하여 밤에 산에서 잠을 자는 방법입니다. 그것도 찬 공기에 얼굴만 내놓고 몸은 침낭 속에 넣고 잠을 자기를 계속하니(기간은 안 나왔던 것 같습니다) 어느덧 비염이 없어지고 몸도 마음도 건강해졌다는 내용입니다. 분명히 비염에 가장 큰 원인이 찬 공기인데 그 추위를 정면으로 맞서 보겠다는 정신력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는 합니다만 실로 위험하고 무지한 방법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주인공이나 TV 관계자는 비염이 없어진 사실만 보였을 뿐이지 비염에 비해 훨씬 더 치명적일 수 있는 나머지 안 보이는 부분에 대해서는 몰랐을 것입니다.
비염은 폐가 약한 사람이 자신의 폐를 보호하기 위한 하나의 방어 기전입니다. 그러므로 비염을 낫게 하려면 폐(폐기도 포함)를 튼튼히 해주어 들어오는 공기가 따듯하게 해주면 저절로 없어집니다. 예컨대 비염이 있는 상태에서 찜질방에 가든지 혹은 따뜻한 곳에 가든지 혹은 더운 나라에 가면 바로 비염은 없어지는데, 이것은 폐를 몸에서 별도로 보호하지 않아도 되는 상태가 되면 비염이 없어지는 것이 이 논리를 입증해 줍니다. 그런데 위의 사람은 이러한 자연의 이치를 - 곧 생리를 무시한 것입니다. 자연의 이치를 무시하면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되어 있습니다. 즉, 코와 인후부의 점막이 추위라는 강한 자극에 노출되면 점막을 두껍게 만들면서 동시에 얼굴 내부에서 열을 더 내든지 아니면 기관지에서 열을 더 내게 될 것입니다. 기도 부위에서 열을 더 내는 에너지는 하늘에서 떨어진 것이 아니고 내 몸에서 만들어낸 것입니다. 즉 다른 부위에 배당되어야 할 에너지를 무리하게 갖다 쓰는 것이죠. 따라서 다른 부위가 약해지거나 혹은 병리가 생기거나 혹은 뇌나 기관지에 붓고 염증이 생겼을 것입니다. 좀 더 긴 시간으로 예측하면 중풍이 아주 빨리 올 것입니다.
어떤 증상이 있으면 뭐하니 낫더라라는 말을 신봉하지 마시고 몸의 생리와 병리를 따지고 그리고 시간이 흘렀을 때의 변화를 생각하고 가장 합리적이고 안전한 방법을 선택해야 합니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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