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과 대화하는 중간에 머리를 좌우로 흔드는 경우를 본 적이 있을 겁니다.
그런데 그 흔들림이 매우 빠르고 불안해서 본인 뜻에 의한 것이 아님을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처음 한 두 번은 감정에 의한 것이 아닌가 하고 넘어가지만 자주 그런 장면을 보게 되면 그리고 그 당사자가 표현이 좀 느릿하다거나 하면 중풍 아닌가 하고 겁부터 나는 게 사실입니다. 당연한 추론이지만 경쟁적인 조직 생활에서는 이런 증상이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대개의 경우는 본인이 머리를 흔드는 것을 모릅니다. 가까운 사람들이 말해주면 처음에는 아니라고 하다고 결국은 본인도 깨닫게 됩니다. 이 말은 흔들림을 뇌가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이런 증상은 뇌의 운동을 관장하는 부위에 어떤 이상이 있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뇌에 이상이 있으면 무조건 겁부터 내거나 양방적인 수술을 떠올립니다. 그러나 생명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뇌는 쉽게 병증이 생길 수가 없습니다. 바로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뇌에 병증이 생겼다 함은 이미 오랜 세월 동안 다른 병증으로 뇌가 힘들어한다는 신호를 수도 없이 보내왔을 겁니다. 다만 그런 신호를 그저 별거 아닌 것인 양 무시해왔기 때문에 어느 날 갑작스럽게 뇌에 병증이 생긴 것으로 인식하게 된 것일 뿐입니다.
마찬가지로 이렇게 자신도 모르게 머리를 흔드는 증상이 생긴 분들은 평소에 자신의 건강에 관해서는 매우 자신하던 분들입니다 (왜냐하면 만일 건강에 관심이 가는 상태라면 두선증에 대해 일찍이 인지하고 있었을 것이기에). 실제로 자신이 몸이 불편하다고 느낀 적도 없고 비록 감기에 걸렸어도 좀 쉬면 바로 낫고 하여 자신의 몸에 뭐가 잘못되었다는 것에 대해 우선은 믿지 못합니다.
뇌에 병변이 생기는 대부분의 이유는 체질적으로 간열이 많고 심장이 강합니다( 여기서 강하다는 말은 그냥 항진이 잘 되어 마치 강하게 보인다는 말입니다.) 즉 상초에 열이 많다는 말입니다. 열은 풀어야 하는데 사회적인 훈련 때문에 열을 제대로 풀어내 주지 못하면 머리에 담음이 쌓이게 됩니다. 담음이란 기혈의 흐름을 장애하는 생리적인 혹은 비생리적인 것에 대한 총칭입니다. 머리에 담음이 쌓이게 되면 뇌신경이 압박을 받게 되는데 그러면 머리를 흔드는 증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50대 초반의 직장인이 어느 날부터 머리를 흔들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본인 자신이 머리를 흔드는 것을 모릅니다
워낙 건강체였고 또한 건실한 생활인이었기 때문입니다. 스트레스도 자각하지 못할 정도로 훈련이 된 사람입니다.
주위에서 자꾸 흔든다고 하니 그러려니 믿어주는 표정입니다. 약 2달간을 치료하니 흔드는 것이 없어졌습니다.
그리고 일 년이 지나니 다시 시작하였습니다. 지금 한 달째 치료 중인데 사람들의 말에 의하면 요즘은 흔드는 줄 모르겠답니다. 적어도 흔드는 횟수가 현저하게 줄어든 것은 틀림없습니다. 이제는 평소에 섭생에도 게을리하지 않는다고 들었습니다. 역시 현명한 사람입니다.
나이가 들면 건강한 사람일수록 자신을 냉정하게 돌아보아야 합니다. 돌연사는 늘 활동이 왕성한 사람에게 일어나는 사고입니다. 즉 심장이 항진되어 강하게 느껴지게 되면 자신의 의지와 힘을 건강하기 때문인 것으로 착각하기 때문입니다.
위의 건을 간단히 형식에 맞추어 추가합니다.
1. 인적 사항 (04001)
박 0 0, 남, 당시 만 52세
직업 : 금융 전문가
주소 : 경기도 안산시
2. 주소
머리를 흔든다
(MRI에 이상이 없다고 함.)
3. 부수 증상 및 기타 진단지표
특이 사항 없음
맥 : 침, 삽 그러나 매우 실함
설 : 질 선홍 태 미박
복 : 평
4. 변증
간울
심미허
5. 병리
습열이( 그 결과물을 담음으로 표현함) 머리에 들어 이것의 불편을 표현하기 위해 그리고 해소하기 위한 동작으로 보임 (상세는 위에 글을 참고).
6. 치법
거습이수
청열소간
보기(량열)
7. 투약 및 결과
1차 투약
거습제가 주이고 선선한 보기제가 보조였음.
지나친 거습을 견제하기 위해 보음제 가미.
1차 결과
안타깝게 상세한 기록이 없었네요. 좋아졌다는 그분의 처의 말만 기억남.
2차 투약
역시 거습제가 주이고 보기제와 행혈제를 가미했음.
역시 보음제 가미.
2차 결과
얼굴이 윤기가 나면서 머릴 흔드는 것이 없어짐.
그리고 1년이 지났음.
다시 머리를 흔든다는 이야기를 듣고 처방해 줌.
3차 투약
1, 2차와 같으나 보음제를 줄이고 소산제를 조금 가미했음.
3차 결과
그분의 처 말에 따르면 하루에 7,8회 심하게 흔들었는데
지금은 한두 차례뿐이 흔들지 않는다고 함.
4차 투약
3차와 같음.
4차 결과
더 이상 머리를 흔들지 않음.
이후에 머리를 흔들지는 않았지만 다음 해에는 미리 보약으로 예방하겠다고
같은 처방으로 보약을 해줌.
처음부터 3년이 훨씬 지났지만 지금까지 머리는 흔들지 않음.
그리고 이런 상태로 세월이 흘러 2024년 현재 만 72세가 되었음.
매년 몸이 피곤하거나 두선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복약하여 지금까지 관리하고 있는 중임.
전체적으로 노쇠는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은 뇌의 병변은 나타나고 있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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