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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의 한의학적 의미와 갑상선약 끊기

강남하라비한의원 2021. 4. 1. 13:18
모든 생명활동이 그렇고 또 그래야만 생명체가 존속하듯이 우리 몸에도 활동성이 많게 하는 요인이 있고 활동성을 자제시키는 요인이 있습니다. 이 둘이 조화를 잘 이루면 몸이 편하고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면 몸에 이상이 생기는 것입니다. 예부터 이것을 음양이라고 부릅니다. 즉 활동성이 강한 부분을 양(陽), 이를 억제하는 부분을 음(陰)이라고 합니다.

이 음양은 몸 전체적으로도 구분되고 또한 세포 하나하나의 경우에도 구분이 되고 또한 양에 속하는 세포 안에서도 양과 음이 있으니 음양은 상대적인 개념입니다. 그러면서 반드시 실체가 있어야 합니다.

우리 몸 전체로 보면 몸의 상체나 말단은 활동성이 강하고 몸의 하체나 몸통은 활동성이 약하니 위는 양 아래는 음이라고 구분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너무도 당연한 현상을 구태여 이렇게 구분할 이유가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길 것입니다. 그 이유는 이렇게 구분하게 되면 대상을 이해하는 과정이 쉬워지기 때문입니다. 즉 어떤 대상을 이해할 때 상세한 내용으로 들어가다 보면 자신의 인식이 어디에서 헤매는지를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음양이라는 큰 구별을 미리 인지하게 되면 도중에 길을 잃는 경우가 없기 때문입니다.

위의 음양 구분은 몸의 공간적인 구분으로 한 것이지만 역시 의미가 있습니다. 즉 상체와 말단 부위는 늘 뭔가 활동하려는 방향 위에 있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이죠. 만약 공간적으로 양의 부분이 고요하다면 어떤 의지가 작용했거나 혹은 어떤 병증이 있다는 뜻입니다.

몸을 공간적으로 구분하는 것을 제쳐두고 기능적으로 구분해 보아도 역시 공간적인 구분과 일치합니다. 예컨대 몸 안의 기의 생산과 유통을 기준으로 보면 오장 가운데 심폐는 활동성이 강하고 간비신은 활동성이 떨어집니다. 전자는 양이고 후자는 음인데 공간적인 위치 역시 양은 위에 음은 아래에 위치합니다.

어느 생명체이든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몸의 구조를 지속적으로 유지해야 하고 동시에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생명활동을 해야 합니다. 사람도 역시 그러합니다. 그래서 사람의 에너지 생산과 유통 그리고 저장에 있어서 음은 몸을 유지하고 생식하는 기관이고 양은 그렇게 하기 위한 생명활동을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오장 가운데 양에 해당하는 심장과 폐는 끊임없이 활동을 해야 합니다. 실제로 이 장은 잠을 잘 때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만일 심폐의 활동이 떨어지면 전신에 기운이 빠지고 그에 따라 활동성이 떨어지면 당장 먹고사는 일이 어려워집니다. 물론 반대로 심폐가 지나치게 항진되면 몸은 저장해두어야 할 에너지가 급하게 소모되니 얼굴에서는 열이 나고 판단은 흐려지고 나아가 서서히 몸의 구조적인 면은 약해지게 됩니다.

그래서 이 심폐 기능을 적절하게 조절하는 기관을 자연은 만들어 놓았는데 이것을 해부학적으로 갑상선이라고 합니다. 갑상선은 호르몬이라는 체액을 통해서 이 활동성을 통제하는 것이지요. 당연히 그 위치도 심장과 폐의 길목에서 감시합니다.

문제는 어떤 이유( 대부분의 경우는 그 이유라는 것이 전체적이어서 알 수가 없습니다.)에 의해서 이 호르몬의 분비가 적거나 지나치는 경우입니다. 전자는 갑상선 저하증이라고 하고 후자는 갑상선 항진증이라고 하는데 이는 갑상선이라는 몸의 한 부분인 기관을 중심으로( 양방적인 관점)  증상을 파악하는 것이고 몸 전체를 기준으로 보면 ( 한방적인 관점 ) 양기가 부족하거나 혹은 양기가 항진된다고 표현합니다.

바로 이 부분적인 관점과 전체적인 관점이 어떻게 연관되거나 혹은 반대로 구분되는지에 대한 내용을 치료 사례를 통해서 이해해 봅시다. 갑상선 항진증에 대한 치료 사례는 종종 올라왔으니 이번에는 저하증을 중심으로 위의 병리를 입증하고자 합니다.

갑상선저하증 치료사례 ( 1655 )

40대 중반의 사례입니다.

평소에 늘 힘이 없고 피로한 증상을 갖고 있는데 그렇다고 외양은 건강해 보입니다.
다만 전문가적 눈으로 보면 얼굴이 푸석하고 목소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속은 허해보입니다.

이 분의 평소 증상들은,
- 어지럽다.
- 머리가 무겁다.
- 매식 거린다.
- 오후에는 눈이 침침하다.
- 목덜미가 종종 뻐근하다.
- 아침에는 손가락이 뻑뻑하다.
- 간수치도 높다.
- 신장염도 있었다.
- 평소에 저혈압이다.
- 자도 자도 피곤하다.
- 심하지는 않지만 아토피도 있다.
- 얼굴도 늘 붓는 느낌이다.

대체로 위와 같은 증상들은 늘 있어 온 분입니다.
쉽게 말해 만성피로증후군이자 동시에 속이 허약한 것입니다.

이 외에도 객관적인 진단 신호들은
- 혀가 크다.
- 백태도 두껍다.
- 가슴과 명치가 종종 아프다.
- 등허리 타통이 심하다.
위의 객관적 신호 역시 습담이 많아 몸이 무겁고 심장이 항상 과부하가 걸렸고 그리고 신장 허약이 눈에 보입니다.

매번 제대로 치료하려고 했었지만 직장생활이 너무 바빴고 종종 해외 체류 기간이 길어져 결과적으로 제대로 치료가 어려웠습니다. 그러다 코로나 덕택(?) 인지 오래간만에 기회가 와서 제대로 치료하기로 했습니다.

그 사이 갑상선 저하증으로 진단을 받아 양약을 복약하고 있었습니다.
위에서 설명드린 대로 갑상선저하증은 심폐기능이 약화된 상태의 여러 증상들을 뜻합니다.
이것을 알기 쉽게 자동차에 비유해서 말한다면 오장 가운데 심폐 기운이 떨어진다는 것은 양의 기운이 떨어지는 것이니 엔진에 적절한 공기흡입이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는 뜻입니다. 그러면 엔진 동력이 떨어질 것입니다. 매연도 심해지고요.

따라서 변증은 심폐 허약이고 보간을 해주면 될 것입니다.
물론 동반되는 증상들은 평소에 위에서 나열한 증상들을 다 갖고 있었습니다.

두 달 복약 후에는 눈 피로와 피부 아토피와 얼굴 부기가 없어졌습니다.
그리고 명치와 가슴 증상이 훨씬 줄었습니다.
당연히 조금씩 기력을 되찾아나가게 되어 갑상선 약을 2/3로 줄였다가 나중에는 절반으로 줄입니다.

세 달 복약 후에는 저혈압이 조금 높아져 혈액순환이 좀 되는 것 같다고 합니다.
등허리 타통이 한쪽은 없어지고 한쪽은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네 달 복약 후에는 갑상선 약을 끊었습니다. 그렇다고 몸이 힘들지 않았습니다.
어지럼증도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양방에서 갑상선 수치를 검사했는데 양약 복중보다는 수치는 조금 떨어졌지만 다시 복약할 필요는 없다고 합니다.

그리고 얼굴이 밝아지고( 원래 흰 편이었지만 어두운 그림자 같은 분위기), 몸에 흑갈색 반점들이 색이 빠지면서 흔적만 남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작은 점들은 다 없어졌습니다.

분의 외양이 말해주듯이 음기가 모자란 것이 아니라 심폐의 허약으로 양기가 부족해서 갑상선 저하증이란 진단을 받은 것이니 심폐를 올려주자 다시 기력을 찾게 된 것입니다. 물론 앞으로 이렇게 나아진 상태를 유자하려면 생활 섭생이 중요한데 바쁜 직장인의 현실이 올바른 생활 섭생을 허용할지는 모릅니다.

여기서 한 번 더 중요한 점을 짚어주자면 심폐가 허약하다고 하니 소위 심폐에 좋다는 여러 농산물이나 건강식품을 마구 섭취해서는 반드시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이유는 그런 정조가 대부분이 잘 못된 정보이기도 하고 설사 부분적으로 심폐의 기능을 올려준다는 것이 사실일지라도 그 사람의 병리와 생리에 합치하는지는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분의 안심( 심장을 편히 해준다는 뜻)과 보폐( 폐를 보해준다는 뜻)는 가장 중요한 습담을 없애주고 그리고 간을 정상 생리로 돌려서 피를 맑게 해주니( 피부가 하얘진 것이 증좌)  심장과 폐가 증진된 것입니다. 만일 이 병리 치료 과정이 없으면 혹여라고 심장을 튼실하게 해준다는 각종 건강식품은 오히려 심장의 과부하를 초래할 것입니다.

언제나 강조하는 말이지만 몸의 어디 하나가 나쁘면 그 어디 하나만 나쁜 것이 아니라 하나를 나쁘게 하는 여러 구조적인 요인이 있다는 것을 지나치지 않아야 합니다. 바로 그 구조적인 요인을 정상화시키지 않으면 결코 치료는 할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한의학에서는 말이라도 변증 시치라는 것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