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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추 쌈과 깻잎 쌈은 기미가 반대입니다.

강남하라비한의원 2022. 12. 27. 15:05

상추와 깻잎은 일상에서 자주 먹는 야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추와 깻잎의 차이를 알고 드시는 분은 아주 드뭅니다.

필자의 책 "밥상 위의 한의학"에서 이미 언급했지만 이런 이유로 다시 한번 이에 대한 설명을 하고자 합니다.

모든 음식재료(를 포함하여 우주의 모든 물질)에는 그 음식재료가 갖고 있는 개성이 있습니다.

이 개성은 그 재료의 성분으로 분석하여 몸의 어디에 좋다는 개념이 아니고 그 성분들이 주고받는 수많은 작용을 종합하여 최종적으로 표현되는 것으로 기미(氣味)라고 합니다. 음식에 관심 있는 분들은 남도에서 음식이 자신의 입에 딱 맞을 때 흔히 게미가( 혹은 개미 계미 ) 있다 혹은 좋다 라고 하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이 말은 그 아마도 기미란 단어가 유식자의 입에서 나와 다시 부엌일하는 아낙네들의 입으로 전달되면서 첫 발음이 세게 변하여 기미가 게미로 변한 것이 아닌가 추정이 됩니다.

기미란 상세는 끝이 없겠지만 (그리고 복잡해지는 상세는 의미도 없고) 아주 크게 나누면

음식재료가 찬 것인가 따뜻한 것인가?

또한 그 음식재료가 에너지를 수렴하는가 아니면 발산시키는 가로 구분됩니다.

쉽게 말해서 차거나 수렴하는 것은 음(陰)이고 따뜻하고 발산하는 것은 양(陽)인 것이죠.

이 음양이 자신의 몸과 잘 어우러지면 기미가 맞는다고 하는 것입니다.

예컨대 땀 흘리며 일한 분에게 무엇을 주면 좋아할까요?

요즘 젊은 사람들은 얼핏 냉커피라고 답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럴 수도요. 그러나 이것은 아직 자신의 몸이 음식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서 그렇게 말하는 것으로 봅니다. 필자의 판단은,

땀 흘리며 -> 수분과 소금기를 보충해야 합니다.

일한 것-> 에너지를 소모시켰으니 에너지 발생기관인 오장에 열이 생깁니다.

그런데 이 상태가 지속되면 생리가 병리로 전환될 수 있으므로 몸에서는 정상 생리로 돌아가려는 기전이 작동합니다.

그것은 오장의 열을 내리고 수분과 염분을 보충해 주는 음식을 먼저 찾게 됩니다.

바로 짭짤한 동치미 국물이 그 순간에 입에 딱 맞는 음식이 됩니다. 남도말로 게미가 맞는 것이죠.

현대에 와서 국민음식으로 되었다고 볼 수 있는 삼겹살 구이에 상추와 깻잎은 마치 바늘 가는데 실가는 것과 같습니다.

그런데 상추와 깻잎은 기미가 서로 반대입니다.

상추는 매우 차고 수렴적이지만

깻잎은 따뜻하고 발산적입니다.

따라서 몸에 미치는 영향도 반대로 작용합니다.

즉 자신의 속이 냉하면 상추는 당기지 않습니다. 습관적으로 먹으니 이런 감각은 없을 수도 있는데 만일 몸이 으슬으슬하게 춥고 찬물이 싫어진다면 상추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럴 때 상추를 먹으면 증상이 더 심해지니까요. 그러나 그런 경우에 따뜻하고 발산적인 깻잎을 먹으면 조금 낫습니다. 깻잎은 따듯하게 하고 몸 기운을 발산시키니까요.

대중매체에 나오는 식품 전문가들 가운데 음식재료를 소개할 때 전에는 여기에 무슨 성분이 들어 있어 어디에 좋고 하던 설명들은 현실적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의 인식에 와닿지 않습니다. 그런 성분을 눈으로 본 것도 아니고 그 작용을 실험해 본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그런 성분이 있다고 해서 반대되는 성분도 있기 때문에 길항작용에 의해 처음 성분대로 몸에 작용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요즘은 어떤 음식은 몸을 차게 한다든가 혹은 따뜻하게 한다든가 하는 설명이 있어 필자로서는 기미에 관해 눈을 떠가는 모습이 보기에 아주 좋습니다.

참, 위의 냉커피는 결과가 어떨까요?

차니까 당장의 인후부와 위는 시원하게 해줍니다.

물이니까 역시 물기도 충족시켜 줍니다.

그런데 문제는 첫째는 소금기가 없습니다.

둘째는 커피는 차게 들어도 몸속에 들어가면 열을 내게 합니다. 혈분에 들어가 피를 따뜻하게 하지요. 그러면 오장의 항진되는 허열을 가라앉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돋우게 됩니다. 그러면 다시 속열이 나니 또다시 냉커피를 찾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심장은 점점 피로해지게 됩니다. 심장이 피로해지면 말초는 그만큼 약해지게 되지요.

오늘은 여기서 그칩니다.

- 끝 -